[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깊은 우려를 공유하면서 만일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더불어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 행위도 유엔 안보리 결의의 상시적인 위반이라는 사실을 확고히 했다.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 조성을 위한 고위급 전략 협의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가 북한 문제에 특화된 정상 차원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사전 브리핑에서 "이는 그만큼 한·미가 북핵과 북한 문제에 높은 정책적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히 최근 한반도 안보 정세에 비춰볼 때 매우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한미동맹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뿐 아니라 여타 도발에 의한 평화 및 안전에 대한 위협에 대응한다는 공약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확고한 억지 태세를 유지할 것이며 북한의 모든 형태의 도발에 보다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우리의 동맹을 현대화하고 긴밀한 공조를 증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미는 유엔에 의해 금지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의 지속적인 고도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한다"며 "북핵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한·미 정상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비핵화의 평화적 달성'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상시적인 위반이며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상 북한의 공약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하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고 못박으면서 "특히 만약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 또는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인 실질 조치를 포함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에는 "우리는 제재 조치를 포함해 북한과 관련된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들의 효과적이고 투명한 이행 확보를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이라며 "모든 국가들이 북한의 금지된 활동들을 엄격히 감시할 것을 권장한다"고 요청했다.
두 정상은 또 "한·미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6자회담에 대해서는 "참가국들의 공통의 이해를 인식하면서 모든 비핵화 대화 제의를 거부해 온 북한을 신뢰할 수 있고 의미있는 대화로 가능한 조속히 복귀시키기 위해 중국 및 여타 당사국들과의 공조를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북한의 이른바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해서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가 자신의 경제 개발 목표와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면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온다면 경제개발 등을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미국 측은 우리의 대화 재개 노력을 평가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에 입각한 정책에 따라 지난 8월 발생한 긴장 상황이 평화적으로 해결된 것을 환영한다"고도 밝혔다.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연설에서 제시한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에 대한 지지도 재확인했다.
아울러 한·미는 "한반도의 평화 통일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위급 전략 협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공동성명에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언급도 담겼다. 한·미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적시된 바와 같은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에 동참한다"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