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정부가 내수시장 회복을 위해 도입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막을 내렸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한 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증가했다.
백화점은 롯데, 현대, 신세계 전점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4.7%가 늘었다. 같은 기간 홈쇼핑과 인터넷면세점 등 11개 온라인쇼핑은 26.7% 증가했다.
또 지난달 22일 정부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참여 의사를 밝힌 전자랜드와 하이마트 등 전자제품 유통전문점도 매출이 18.7% 증가했다.
아울러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는 전년동기 대비 4.3%의 매출 신장을 보였다. 산업부는 추석 이후 대형마트 매출이 둔화되는 특성을 감안, 상당 수준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추석 이후 11일간(9월 11 ~ 21일)과 비교 시 매출이 15.3%늘었다. 편의점인 CU, GS25, 세븐일레븐은 전년동기 32.3%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다만 일각에선 절반의 성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조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함께 행사에 참여하는 구조와 달리 유통업체만 참여해 상품 할인 폭이나 가짓수가 적어 실망한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것.
우리의 유통업체는 매장을 빌려주는 임대형식으로, 수수료 이득 위주의 구조라는 점에서 상품의 할인폭이 늘면 늘수록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제조업체다 떠안게 돼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직매입을 통해 상품을 사들이는 구조다.
또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 제조업체의 경우 재고 문제도 고민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아울러 기존 세일과 차별성을 만들어 기대한 효과도 거둬야 한다고 일각에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통업체가 제조사로부터 낮은 단가로 물건을 넘겨받지 않는 한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대형 할인행사를 할 때 판매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제품들은 가격대가 높은 전자제품"이라며 "삼성, LG 등의 대형 제조업체들이 참여하지 않는 이상 반쪽 행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할 때 TV, 에어컨, 가구 등 가격대가 높은 제품들의 할인율이 중요하다"며 "제조업체에서 인하된 가격의 제품을 내놓지 않는데 유통업체가 무슨 수로 더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