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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불안한 현대인, 영적 세계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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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나 UFO를 믿는 미국인들의 비율이 부시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은 34%나 된다는 조사가 최근 나왔다. 합리적 마인드를 대표하던 미국도 초현실적 현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것인데, 우주로 주파수를 쏘아 올려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다는 내용의 자기개발서 ‘시크릿’ 신드롬은 이 같은 집단 심리를 더 극적으로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중년 여성에게 한류 스타가 영적 치유의 기능을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주장대로라면 그야말로 ‘욘사마’는 ‘교주’인 셈이다.
믿음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다
국내에서도 9주째 정상을 달리고 있는 ‘시크릿’의 인기는 단지 한권의 베스트셀러 그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생각하게 만든다. 개개인은 모두 영적 존재며 믿음으로 원하는 것을 끌어낸다는 ‘시크릿’의 묘한 성공법이 실생활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
추상적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세계적으로 추종자를 양산하며 개개인에게 삶을 지탱하는 철학으로 자리매김하는 특이한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의 몇몇 ‘시크릿’ 카페에서 체험담을 살펴보면 월급을 10만원 올린다던지,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는다던지 하는 작은 소망을 ‘시크릿’에서 제시한 영적 방식으로 이루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흡사 원하는 것을 기도로 이끌어내고 마음의 평온을 찾는 종교의 기능과 같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라는 이 책의 평범한 메시지가 다수 독자에게 비범한 안식을 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시크릿’이 ‘해리포터’ 질주의 발목을 잡았다지만 사실 ‘해치포터’의 신비주의와 ‘시크릿’은 통하는 대목이 있다. 동양적 참선, 윤회설, 점성술 등과 마찬가지로 뉴에이지 트렌드적 경향이 강한 것이다.
영적세계에서 안식을 찾는 트렌드는 인테리어까지 확장됐다. 조상과 후손이 영적 교류한다는 믿음이 깔려있는 풍수인테리어의 유행이 가장 대표적 사례. 뿐만 아니라 그리스풍과 현대적 모던함이 가미된 네오 클레식이나 동양적 디자인의 인기 또한 영적, 신적 세계에 대한 갈망과 연관이 깊다.
대체의학 인기 날로 치솟아
최근 뉴에이지의 방향은 영적 세계와 과학적 세계의 접목이 두드러진다. ‘시크릿’ 또한 우주와 개인의 영적 소통을 과학적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체의학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종교적 행위로 시작돼 철학과 의학으로까지 발전한 명상, 요가, 아유르베다 등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이들 대체의학은 두통, 불면증, 신경증 등 심리적 불안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의 치유를 위해 널리 활용된다. 명상, 요가, 아유르베다 등의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한 생명과학은 영적 수련으로 마음과 몸을 치유한다. 난해한 우주론적 원리나 에너지론에 현대인들은 깊은 이끌림을 느끼는 듯 하다.
문명 발전의 초기단계에 의학으로 성행했을 듯한 최면요법이나 심령치료법도 뉴욕이나 도쿄, 서울의 대도시 현대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손을 사용하여 인체의 에너지를 정상적으로 회복시킨다는 심령 치료법, 기를 이용해 병을 낫게 한다는 기공법 등도 의학의 변두리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최면요법은 심령치료법에 비해 과학적이며 정신과에서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치료법이다. 잠재의식이나 암시를 이용해 심리치료를 효과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다. 금연이나 다이어트 등에 적용되면서 대중적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과학에 대한 회의와 불신
대체의학을 ‘돌팔이’로 폄하하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던 국내 의료계도 최근엔 이를 적극 도입하는 추세다. ‘영적 암치료’로 유명해진 대암클리닉 이병욱 원장은 기쁨(Joy), 기도(Pray), 감사(Thank)로 암 치유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JPT 건강법’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포천중문의대 또한 꽃치료, 미술치료, 기공치료 등 다양한 대체의학으로 주목받았다. 포천중문의대 전세일 원장은 “대체의학은 단순한 신체적 건강만이 아니라 정신적, 감정적 그리고 영적인 건강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대체의학의 유행은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지나친 상업화로 사이비가 난무하게 됐고, 맹신으로 병을 키우는 사례도 많아진 것이다. ‘보조요법에 불과하다’, ‘상술이 만든 사기극이다’며 전문가들이 거듭 경고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의학을 찾는 환자들의 믿음은 못 말리게 강렬하다.
왜 그런 것일까? 환경오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새로운 질병들이 등장하고 현대의학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20세기가 과학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과학에 대한 회의와 불신의 시대인 셈이다.
테러의 공포, 스트레스 등 치유
현대인들이 영적 세계에 심취하는 이유는 한 마디로 불안이 도시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개인으로 흩어진 대중은 자신을 빠르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며, 현대인의 불안심리가 마음을 다스리고 치유하는 서적을 팔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 테러 등의 공포와 성장을 확신할 수 없는 경제상황, 스트레스의 증가 등 문명과 자본주의의 성과와 한계가 명백해지고, 그 피해가 극에 달하면서 현대인들은 20세기 내달렸던 방향에서 완전히 몸을 비틀어 반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영적 세계로 빠져 들어가는 이 같은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은 근원으로 치유의 열망에서 나왔다.
일본 중년 여성에게 한류가 영적 치유 행위라고 주장한 이원범 동서대 교수는 “일본의 중년 여성은 종교 행위와 기공, 요가, 전생여행 등 정신세계 류 서적 구독의 중심층이었으면서도 기성 교단종교나 신앙체계에 소속되는 것을 싫어한다”며, “그간 절이나 교회라는 비일상적 공간에서 얻어온 정신적 위안이나 영적 구원을 한류 스타에 투영시켜 기성 문화시스템으로는 채워지지 못한 정서적, 영적 결핍을 충족시킨 것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도소비사회에서 종교적 욕구와 소비 행위는 비일상적 영역에서 일상적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는 이 교수의 주장은 비단 한류가 아닌, 현대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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