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두산 베어스의 민병헌(28)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1차전 부진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민병헌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의 키 플레이어로 꼽혔지만 기회마다 병살과 땅볼, 삼진으로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정규 시즌 후반부에 빠졌던 부진이 그대로 이어졌다.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가 없어서 더욱 답답했다. 독기를 품은 민병헌은 경기를 마치고 손에 물집이 잡힐 때까지 타격기계 앞에서 방망이를 돌렸다.
특히 아쉬웠던 부분은 9회 1사 만루에서 삼진으로 돌아섰던 장면이었다. 다행히 후속타자 김현수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고 민병헌의 마음의 부담도 줄었다.
그는 "마지막에 현수가 볼넷을 얻지 못했으면 충격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어차피 현수가 있으니 병살만 당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시원하게 돌렸는데 결국 삼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쉬어도 봤는데 쉰다고 될 일이 아니다"면서 "팀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하겠다"고 밝혔다.
민병헌에 대한 팀의 믿음은 굳건하다.
김태형 감독도 선발 명단에 민병헌을 그대로 기용하며 믿음을 드러냈다. "경기 전 타격 연습 중인 민병헌에게 다가가 '확신을 가지고 해라'고 조언을 했다. 본인이 확신이 없으면 부진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밀어내기 볼넷을 얻은 김현수는 민병헌 덕분에(?) 특별한 경험을 했다. 김현수는 "민병헌의 타석 때 '병헌아! 부탁해!' 라고 속으로 외쳐 봤지만 결국 2사 만루 상황이 나한테 왔다"며 "경동맥이 너무 떨려 심장이 목까지 올라온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동갑내기 친구의 부진에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부진한 선수한테 '괜찮다'라고 말해봤자 도움이 될 것이 하나도 없다. 전부 나 같이 말하면 스무명에게 그런 소리를 듣는데 도움이 되겠나. 욕 안먹는 게 다행이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민병헌은 2차전에 우익수 겸 6번타자로 선발 출장한다. 그가 부진을 씻어내고 팀의 믿음에 보답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