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 7월 타결된 이란 핵협상에 관련해 "미국과의 더이상의 협상은 없다"면서 반미 강경 노선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7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반미 보수층의 핵심세력인 이란혁명수비대 장교들과 만난 지리에서 이런 의사를 표명했다고 ABC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하메네이는 "핵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이란의 국익을 해칠 기회를 찾았고 이란은 미국에 일부 기회를 내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적(미국 등 서방국과 이스라엘)들은 우리 관리와 국민의 정신을 와해시켜 혁명과 국익을 해치려 한다"면서 "우리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핵협상을 실질적으로 이끈 하메네이의 이런 발언을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메네이는 종교적 지도자이자 핵 프로그램을 비롯한 외교·국방 등 주요 국가 현안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을 행사해 온 최고 책임자로, 이번 핵 협상에서도 막후 지휘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그는 이란 핵합의안에 대해 수차례 승인 및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만 하메네이는 친미 정책을 펼쳐 온 온건주의 성향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그 지지 세력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강경 보수파를 달래기 위해 일부 강경 반미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달 핵합의안 의회 통과에 지지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로하니 대통령과는 미묘한 견해차를 보였다.
하메네이는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투표에 찬성하고, 핵협상 문제에서 소외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로하니 대통령은 "의회가 표결해 버리면 반드시 이를 따라야 하는 법적인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의 입지가 좁아진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