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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획]심쿵·낄끼빠빠…쏟아지는 신어 얼마나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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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알기 어려운 신어 적잖아…신어 중 합성어가 절반 이상
“빨라진 소통 속도·다양한 매체가 원인…한글파괴 우려”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낄끼빠빠, 복세편살...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언어는 역사성을 가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발전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최근들어 언어의 생성 소멸이 너무도 급박하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하고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매년 수 백개의 신어(新語)가 생성되고 있다. 처음 듣는 사람은 도무지 알아듣기 힘든 단어들도 적지 않다. 한글날 569돌을 맞아 이 같은 신어들의 생성과 소멸, 원인과 문제점 등을 차례로 짚어보는 동시에 재미난 한글의 참 묘미도 함께 돌아보기로 했다.

◆한 번에 알기 어려운 신어 적잖아

신어는 매년 몇 백 개씩 등장하고 있다. 국립국어원과 경북대 연구팀이 2013년 7월1일부터 지난해 6월30일까지 일간지, 방송 뉴스 등 대중매체를 바탕으로 조사한 신어는 335개였다.

2012년에도 500개의 신어가 등장했으며 2013년 등장한 신어도 476개에 달했다. 이 중에는 유행에 따라 등장했다가 금방 사라지는 단어가 있는가하면 꾸준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사전 등재를 고려할 정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기상천외한 단어가 많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운 언어도 적지않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낄끼빠빠'라는 말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 번 들어서는 알기 힘든 말이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는 말을 줄여 쓴 것이다.

사자성어 같은 느낌을 주는 '복세편살'이라는 말도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의 줄임말이다.

'장미단추'는 장미가 그려진 단추가 아니라, '장거리 미녀 단거리 추녀'를 줄인 말로 쓰인다. 청소년을 넘어 많은 사람이 쓰는 '심쿵'이라는 단어는 '심장에 쿵소리가 날 정도로 많이 놀랐다'는 뜻을 줄인 것이다.

'버카충(버스카드충전)'이나 '고터(고속터미널)' 같은 말들은 이미 한 차례 유행이 지난 신어라고 볼 수 있다. 주관이 뚜렷하고 언변이 뛰어날 뿐 아니라 지적인 매력까지 갖춘 남자를 '뇌가 섹시한 남자'라고 하면서 이를 줄여쓰는 '뇌섹남'이라는 말도 나왔다.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답정너(답은 정해져있으니 너는 대답만 해)',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진다)' 등도 흔히 사용된다.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으로 쓰는 '낫닝겐'처럼 영어(NOT)와 일본어(인간의 일본어 발음)이 합쳐진 말도 있다.

'핵노잼'도 '아니다'라는 뜻을 가진 'NO'와 재미를 줄인 '잼'이 합쳐진 말이다. 일본어 '오타쿠'에서 온 '덕'과 공개적으로 무언가를 알린다는 뜻의 영어 '커밍아웃'이 합쳐진 '덕밍아웃'이라는 말도 있다.

여름에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높아 지나치게 더운 대구를 가리켜 '대구'와 더운 대륙인 '아프리카'를 합해 '대프리카'라고 하기도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가운데 '인스타그램'이 유행하면서 생긴 신어도 있다. 음식 사진을 게재하면 '먹스타그램', 자기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 '셀스타그램', 고양이 사진을 올리면 '냥스타그램'이다.

◆신어 중 합성어가 절반 이상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말 공개한 2014년 신어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7월1일부터 지난해 6월30일 일간지, 방송 뉴스 등 대중매체를 바탕으로 조사한 신어 중 단어는 246개였고, 이 중 97%인 239개가 명사 또는 명사구였다.

신어 단어만을 대상으로 해 조어법에 따라 살펴봤을 때 복합어 중에서도 합성어가 66.67%로 가장 많았다. 이 중에서 두 단어에서 일부 형태만을 가져와 만들어진 혼성어가 26%로 가장 많았다. '대프리카', '덕밍아웃' 등이 그런 단어들이라고 할 수 있다.

'곰손(손끝이 야무지지 못하고 어설픈 사람)', '무전감방(돈없는 사람이 지은 죄에 비해 무거운 벌을 받는 것)'처럼 '어근+어근' 형태의 합성어가 22.8%였다.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 '너곧나(너의 의견이 곧 나의 의견이다)', '자동봉진(자율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진로활동을 줄인 말)' 등 축약어도 18%였다. '개소름', '극호감', '어그로꾼' 등 접두어나 접미어를 붙인 파생어도 25.2%로 나타났다.

서로 다른 원어가 합쳐져 만들어지는 신어는 늘어나는 추세다. 예전에는 순우리말은 순우리말끼리, 한자어는 한자어끼리, 외래어는 외래어끼리 조합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순우리말+한자어', '순우리말+외래어'가 조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순우리말+순우리말', '한자어+한자어', '외래어+외래어' 조합이 신어 355개의 48%였다. '순우리말+외국어', '순우리말+한자어', '한자어+외래어', '순우리말+외래어+한자어' 51.9%였다.

'어그로꾼', '심멎', '인생짤', '심쿵 주의보', '셀기꾼', '뇌섹남' 등이 다른 원어들이 조합된 신어다.

김한샘 연세대 언어정보연구원 교수는 "예전에는 한글만 가지고 말을 만들었다면 최근에는 외래어와 한자어 등이 조합된 신조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빨라진 소통 속도·다양한 매체가 원인…한글파괴 우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카카오톡 등으로 인해 실시간 의사소통이 증가하는 것이 매년 수 백개의 신어가 나오는 원인 중에 하나로 꼽힌다.

전반적인 사회환경이 빠르게 흘러갈 뿐 아니라 스마트폰, 인터넷 등 온라인 상으로 소통을 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짧은 시간 안에 하고싶은 말을 최대한 많이 전달하려다보니 언어의 경제성을 추구, 축약어나 합성어가 대거 등장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매체가 다양화되면서 언어생활의 민주화가 이뤄져 다양한 세대가 말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 신어가 대거 등장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 교수는 "실시간으로 온라인 상에서 소통하게 되면서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빨라졌다. 하고싶은 말을 최대한 빨리, 많이 전달하기 위해 말의 끝을 자르기도 하고 중간중간 얽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개화기에도 많은 신어가 등장했지만 대부분 개화기 지식인이 만들거나 들여온 말들이었다. 인터넷 발달 이후에는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젊은세대와 그렇지 못한 기성세대로 나눠지고 주로 젊은세대가 신어를 만들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말을 만들어 유통시킬 수 있는 시대다. 매체 사용 여부와 연령대의 경계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쏟아지는 신어가 기존의 문법체계에서 벗어난 것이 많아 '한글 파괴'를 가속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신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능을 하는 면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김 교수는 "기본 문법질서에서 너무 벗어나는 경우 한글파괴 부작용이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특정 집단이 만들어내 집단 내에서만 폐쇄적으로 소통하면 그 집단 외 사람들과 소통이 저해가 되는 부정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전에는 신어에 대한 부정적인 면만 부각됐다면 최근에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능을 하는 측면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대중이 말을 만드는 주체가 되면서 언어생활에 대한 권위의식이 없어지게 됐다.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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