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금융시장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지 않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가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잇단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시그널에 일단 '10월 금리인하론'은 한 풀 꺾이는 형국이지만 올해 4분기나 내년 초에 추가로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3년물 1.568%, 5년물 1.723%, 10년물 2.061%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7일 종가 기준으로는 1.614%, 1.778%, 2.087%로 다소 올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1.50%)와의 격차는 11.4bp(1bp=0.01%)차로 좁혀진 상태다.
채권값 '강세(금리 하락)'가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는 경기 부진 속 기준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와 수출 부진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박대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선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지만 미흡한 경제 성장률과 물가 회복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도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금리인하 시기가 늦춰질수록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한국과의 내외금리차 축소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신동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경제 둔화세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한은의 정책 여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제한될 수 밖에 없다"며 "한계 기업과 가계 신용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 못하게 되면 장기 금리는 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BNP파리바는 10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고, 노무라는 이번달에서 11월로 연기했으나 금리인하 전망을 제기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여전한데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도 커지면서 당분간 국고채 금리는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은의 매파적인 행보로 일시적인 반등 리스크가 존재하겠지만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강세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