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병역기피 논란을 일으켰던 배상문(29)과 뉴질랜드 동포 대니 리(25 한국명 이진명)가 프레지던츠컵 국내 흥행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 선수들이 맞붙는 제 11회 2015프레지던츠컵이 오는 8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잭 니클라우스 골프 클럽 코리아에서 막을 올린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대회에서 배상문은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인터내셔널팀 일원으로 참가하는 영광을 누렸다. 닉 프라이스 단장이 개최국 흥행을 위해 배상문을 추천 선수로 지목한 것이다.
인터내셔널팀 순위 19위였던 배상문은 12위 안병훈(24) 대신 기회를 잡았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멤버로서 동료 선수들과 친분이 두텁고, 대회 코스에서의 두 차례 우승(2013~2014년·신한동해오픈) 경력이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배상문은 누구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대회에 임한다. '병역 기피 논란'의 불명예를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그는 군에 입대한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그 동안의 제 불찰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니 리도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지난 7월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우승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고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의 성적을 냈다. 인터내셔널팀 10위로 당당히 자력 진출에 성공했다.
대니 리는 대회가 열리는 인천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가족이 인천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면 행복할 것 같다. 한국에 계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친척들에게 훌륭한 골퍼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이들의 활약 여부와 인터내셔널팀의 선전이 국내 흥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역대전적 1승1무8패로 미국팀에 절대 열세였던 인터내셔널팀은 17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지난 8월 4개 대회 중 3승을 쓸어담으며 세계랭킹을 2위까지 끌어 올린 제이슨 데이(28·호주)가 팀의 대들보 역할을 맡는다.
US오픈과 디 오픈에서 아쉽게 2위에 만족해야 했던 루이스 우스투이젠(33·남아공)과 2회 연속 프레지던츠컵에 참가하는 마쓰야마 히데키(23·일본)도 힘을 보탠다.
이에 맞서는 미국팀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전력을 자랑한다. 선수 12명이 올 시즌 PGA 투어 16승을 휩쓸었다.
메이저대회 2연패(마스터스·US오픈)에 빛나는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22)가 선봉에 선다.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리키 파울러(27)와 패트릭 리드(20) 등 '영건'들도 가세했다.
PGA를 대표하는 장타자인 부바 왓슨(37),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잭 존슨(40), '살아있는 전설' 필 미켈슨(45) 등 베테랑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그 동안 국내에서 남자골프는 여자골프에 비해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배상문, 대니 리 등이 참가한 인터내셔널팀과 '스타군단' 미국팀의 대결이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