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일 당 공식회의는 물론 개인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주재하기로 예정됐던 최고위원회의에 별다른 설명 없이 전격 불참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오늘 당 대표께서 개인적인 사정이 계셔서 제가 대신 회의를 진행한다”며 김 대표의 불참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원 원내대표 역시 자세한 불참 사유는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또 이날 오전 중에 계획됐던 충남 계룡대 ‘국군의 날’ 행사와, 오후 일정인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참석도 모두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이같은 일정 전면 취소 사태에 당 핵심 관계자들조차 정확한 사유를 모르는 분위기다. 핵심당직자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도 정확한 사정은 전해듣지 못했다”며 “상황 파악중”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불참이 안심번호 합의를 둘러싼 친박계와 청와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는 등 ‘공천 갈등 후폭풍’이 본격화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의총에서 친박계를 향해 “인신공격 하지 말자.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고, 청와대에 대해서는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나. 오늘까지만 참겠다”라고 강력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친박계 맏형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오픈프라이머리 포기 선언에 따라 김무성 대표의 유감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에) 정치생명을 건다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왜 정치생명을 걸어, 그게 뭔데”라고 김 대표를 비판했다.
서 최고위원은“(오픈프라이머리는) 우리가 당론으로 결정해서 그걸 추진하려고 했지만 야당에서 반대해서 안된 것”이라며 “그러니 미안하다고, 그렇지만 우리는 방법을 찾겠다고 하면 되는 일인데 정치적 책임을 왜 물어야 하나, 자기가 제발에 발등을 찍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김 대표의 유감표명이 필요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만 당연한거 아니냐”며“정치인이라는 게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김 대표를 압박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 김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안심번호 합의'에 대해 “사전에 (의제를) 조율했던 사람도 책임을 져야한다”며 “야당과 누가 사전에 의제를 조율했는지 책임져야 돼요. 엉터리(협상이었다)”고 김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정치가 뭔지도 모르고 의제가 뭔지도 모르고, 당 대표한테 (의제를) 갖다줘서 협의하도록 하는, 나는 당내 참모들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참모 문제를 들어 사실상 김 대표를 질책했다.
그는 더 나아가 “(안심번호 합의로) 언론만 부추기고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놔가지고 당이 이 꼴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모든 문제는 당에서 의논하고 협의하라”고 김 대표에게 요구했다.
서 최고위원은 또 “국민공천제란 것은 누구든지 후보를 투표장에 가서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당원도 포함되고 국민도 포함되는 것이다. 그게 국민공천제”라며 “그런데 안심번호는 이거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전문가들도 안심번호라는 것은 여론조사의 잘못된 부분을 보완해내는 개념으로 여론조사일 뿐, 국민공천제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왜 우리 당에서는 이 문제를 계속해서 물고 늘어지고 국민공천제라고 용어를 계속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그리고 왜 이 문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김 대표가 이야기하냐”며 “나는 그것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왜 대표직을 거기다 걸어야 되냐”고 반문했다.
그는 전략공천 문제에 대해서도 “'단 1명의 전략공천도 없다', 이거 누가 이야기했나. 청와대가 이야기했나. 누가 얘기했나. (김 대표) 개인이 한 말 가지고 그런 말 해서 혼란스럽다”며 “그렇게 해선 안 된다는 것을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