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엔 평화유지 정상회의에서 폭력적 극단주의에 맞서기 위해서는 무력사용도 필요하지만 올바른 이념과 바른 통치 그리고 일자리가 마련돼야 이런 세력이 득세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유엔 평화유지 정상회의에서 군사적 압박은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를 격퇴하는 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의 이데올로기를 깨트려야 한다"며 "이데올로기는 무기로 파괴할 수 없다. 더 좋은 사상으로 그것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유엔 평화유지 정상회의와 유엔 총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오히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비롯해 독재자들을 옹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한 연설이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28일 유엔 총회에서의 연설에서 중동에 민주적 변화를 일으키려는 미국의 전략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 민주화의 승리나 발전보다는 폭력과 빈곤, 사회적인 재앙이 목격되고 있다"며 "중동에서 삶의 권리 등 인권은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부터 100여 개 이상 국가에서 3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넘어왔으며 이는 1년 전에 예상한 것보다 거의 2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미국 등 연합군은 반테러법을 강화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국경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IS 등 이슬람 무장단체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나 이라크로 넘어오는 외국인은 줄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IS의 온라인 선전 공세를 봉쇄하려는 노력이 큰 성과가 없음을 시인했다. IS는 매일 온라인에서 수천 개의 메시지를 전파하며 가장 부유하고 기술적으로 앞선 국가들을 농락하고 있다.
유엔 총회에 참석한 일부 국가 지도자들도 이런 흐름을 인정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우리는 극단주의 세력의 이 같은 선전전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증오의 메시지가 학교나 교도소에서 퍼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머런 총리는 "나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며 "타인을 증오할 권리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미국 재무부는 IS에서 활동자금 모금이나 가담자 모집에 관여한 15명에 대해 금융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IS는 탈세가 가능한 영토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이런 전략이 알카에다 때처럼 효과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테러 전문가들은 미 재무부가 동결이 가능한 IS의 자산이나 계좌를 찾기는 쉽지 않지만, 일부 금융 채널은 폐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집권 시절 반테러 고위급 관리로 활동한 후안 C 자라테는 "미 재무부는 IS가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고 IS를 후원하려는 단체를 적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