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베테랑 주부라도 늘 고민되는 것이 명절 상차림이다. 어떤 음식을 상에 올릴지 선택하기도 쉽지 않지만, 같은 품목이라도 판매 채널마다 가격 편차가 큰 만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가계지출을 줄일 수 있는지 머리를 싸매게 된다.
간단히 요약하면 올 가을에는 사과나 배 등 과실류의 작황이 좋고 소고기나 굴비는 비싼 편이다. 대부분의 품목은 전통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저렴한데 깨나 다식, 두부, 어전용 동태살 등은 전통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다만 배추나 무 등 일부 품목은 대형마트가 더 싸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9~16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상품 이상 평균 가격을 2013년과 비교해 본 결과 2013년 3만원을 호가하던 사과(10㎏)는 2만1600원 수준, 3만2000원이던 배(7.5㎏)도 1만820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기상여건이 좋아 공급이 원활한데다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1주일 가량 늦어 적정 숙기를 지난 사과, 배, 밤, 대추 등 과실류 출하가 활발한 덕이다.
반면 쇠고기는 한우 사육두수 감소로 가격이 올랐고(갈비 기준 평년보다 4% 상승), 어획량 감소로 참조기(29%) 가격도 크게 인상됐다.
◇차례상차림비, 전통시장이 30% 저렴…품목별로 따져봐야
대형마트보다는 전통시장이 저렴하다는 일반 상식처럼 추석 성수품 역시 전통시장을 이용하는것이 지갑을 덜 열 수 있는 방법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추석을 10일 앞두고 최근 추석 차례상차림 비용과 선물세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는 것이 대형마트보다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족 기준 25개 성수품의 구입비용을 조사했는데 전통시장은 19만4000원, 대형유통업체는 28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렇지만 품목별로 전통시장이 싼 품목과 대형마트가 싼 품목이 나뉜다. 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a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가격 차이가 가장 큰 품목은 송편에 많이 쓰이는 '깨'였다. 전통시장에서 사면 200g 당 3360원에 불과하지만 유통업체에서 구입하면 9600원으로 무려 65% 이상 차이가 났다.
다식의 경우는 150g 기준으로 각각 2688원, 6710원으로 60%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였고 두부는 1.5㎏ 기준 각각 5027원, 1만2308원으로 두 배 넘게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형마트에서 더 좋은 가격에 내놓는 품목도 있었다. 배추, 무, 사과, 밀가루 등의 품목이다. 가장 가격차가 큰 품목은 배추다. 유통업체는 1포기당 2390원에 팔지만 전통시장에선 3131원으로 31%정도 비쌌다. 다음으로는 무 24%, 사과 13%, 밀가루 10% 등의 순이었다.
◇유통마진 줄인 직판장에서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도 방법
올 추석에는 각종 세일 행사 정보만 잘 챙겨도 지출 비용을 한결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14~25일을 '한가위 스페셜위크'로 정하고 대형유통업체와 전통시장, 나들가게 등에서 최대 50~60%의 할인폭을 내세워 합동 프로모션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자 온 가족이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만큼 자연스럽게 지갑이 열리는 시기를 틈타 소비심리 회복을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각 지역별로 추석맞이 직거래장터 및 특판장도 열릴 계획이다.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전국 농협에서는 신토불이 창구와 연계해 농축산물과 제수용품을 시중보다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한다.
산림조합중앙회 임산물 직매장(12개소)에서는 제수용품을 최대 35%까지, 농협중앙회 판매장 및 농축협하나로마트에서는 제수용품과 과일, 한우선물세트를 최대 30%까지 할인한다.
aT에서 운영하는 싱싱장터(www.esingsing.com)에서 '우리농산물 직거래장터 특판전' 배너를 클릭하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직거래장터 장소와 일정을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