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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보듬고 사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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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보듬고 사람을 생각한다


생명복제의 세계적 권위자 서울대 황우석 교수



“어떤 연구든 ‘우연히’ ‘가볍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똑같은
실험을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하고, 매일매일 쉼없이 수년간 지속해야 성과를 볼 수 있습니다.”

1999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제소 ‘영롱이’를 탄생시킨 황우석(49)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최근 형질전환 돼지를 복제해내 세상을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비록 복제돼지가 하루만에 폐사했지만, 형질전환 돼지복제는 국내에서 성공사례를 찾아 볼 수 없고, 전세계적으로도 총
3차례밖에 보고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다. 오전 6시면 실험실에 나오는 황 교수가 고된 실험과 연구를 다년간 묵묵히 수행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형질전환 돼지복제 연구가 완전한 단계에 올라서게 되면, 돼지로부터 인간에게 필요한 세포조직이나 장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1997년 복제양 돌리가 태어났을 때만해도 복제 자체가 대단한 것이었지만, 지금은 특정 유전자를 넣거나 빼서 인간에게 유용한 동물을 복제해야만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을 위한 연구

연구자가 한두가지 주제를 정해 연구성과를 거두기까지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이 걸린다. 더욱이 그 분야에 일가를 이루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런데 황우석 교수는 단순 동물복제부터 형질전환 복제, 이종간 핵이식, 줄기세포 연구 등 생명복제연구를 총망라하고 있다. 더구나
각각의 연구가 모두 일정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어 생명복제에 대한 그의 열의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했다.

“매일 반복되는 실험이지만 그때마다 긴장되고, 연구의 성패에 대한 부담도 상당하지만, 연구에 몰입하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황우석 교수는 젖소 ‘영롱이’, 한우 ‘진이’를 시작으로 지난 3년 동안 70여마리의 복제소를 창조해냈다. 이제는 한 발 더 나아가 광우병이나
구제역에 걸리지 않는 질병저항성 동물과 인간의 장기나 약리물질을 얻을 수 있는 형질전환 동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백두산호랑이
같이 멸종위기에 있거나 멸종된 동물복제도 황 교수가 땀흘리고 있는 연구다. 그는 소나 돼지를 대상으로 연구하고 실험하지만 연구중심엔 항상
사람이 있다.

“제약회사가 인간에게 필요한 약품 모두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실제로 불가능합니다. 일부 약품은 사람의 핏속에 있는 약리물질에서 얻거나
합성해내지만 소량이고 완전하지도 못합니다. 지금의 연구가 결실을 맺는다면, 소의 우유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약리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가 수의학을 전공하고 생명복제 연구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지극히 단순했다. 어린 시절 소와 함께 생활하며 소가 좋아졌다는 게 이유의
전부다. 그래서 그는 이른 나이라고 할 수 있는 중학교때 이미 수의학을 전공하기로 맘을 먹었다.

황 교수의 소사랑은 그의 연구실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연구실 한쪽 벽이나 책상 위엔 으레 가족사진이나 기념사진들이 있기 마련인데 송아지와
소사진들이 이들을 대신하고 있다.

“어릴적 소는 성실한 일꾼이었고, 농촌 경제의 주춧돌이었습니다. 중학교시절 ‘소를 연구해서 건강하고 잘 자라게 하면 농민들이 잘 살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때 수의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젠 소가 농기계에 밀려 낳지만, 인간에게 유용한 약리물질을 생산해낸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입니다. 소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괴물이죠.”



사람의 얼굴을 한 과학기술

암수가 교배해서 하나의 생명을 낳는 것도 신비롭고 어려운 일인데 복제생명을 탄생시킨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분명 복잡하고 힘겨운
작업이지만 생명공학은 미래 사회를 주도할 선진산업임이 분명하다. 그간의 연구로 황우석 교수도 생명공학에 관한 많은 노하우와 특허기술을 갖고
있었다.

지난 2000년 불어닥친 벤처열풍에 주위의 교수나 연구자들은 너나할 것없이 벤처로 나아갔다. 유혹도 컸으리라 생각되지만 황 교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구에 집중했다. ‘과학기술의 보편화’라는 그의 연구자세 때문이었다.

“과학기술이 특정부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인 모두를 위한 기술이어야 합니다. 상업 즉 영리를 목적으로 과학기술을 이용해서는 안됩니다.
지금도 비싼 특허료 때문에 약이 있어도 약을 살 수 없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황 교수는 또 과학기술이 공익성을 갖추는 것외에 도덕적 정당성도 요구된다고 했다. 때문에 그 자신이 생명복제의 권위자이지만 인간복제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한편 황 교수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조차도 인간복제와 배아복제를 구별하지 못하고 같은 범주로 보는 것에 대해 상당히
안타까워했다. 매우 진지한 자세로 인간복제와 배아복제를 설명하던 황 교수는 “인간복제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못박았다.

“동물복제 경험이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복제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복제기술은 아직 초보단계입니다. 복제 성공률이
아직도 낮은 수준이고, 태어난 복제 생명체도 심장, 간, 폐, 뇌 등에 치명적 결함을 보이거나 과체중, 면역 결핍 등으로 온전한 개체로
성장하는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이와 같은 기술적 상황에서 인간 복제를 시도하는 것은 소영웅주의적 작태며,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반면 배아복제연구는 백혈병이나 당료병과
같은 불치병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시험관에서 치료용 세포를 만드는 고귀한 노력입니다.”

요즘 황우석 교수는 생명복제에 가장 큰 화두인 줄기세포 연구를 하고 있다. 돼지에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동물줄기세포연구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인간줄기세포 연구가 진행 중이다. 또 기존의 연구과제들도 계속 진행시키고 있어 황 교수는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진행중인
연구들이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황 교수는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다.

“과학기술은 누가 먼저 성공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단지 개인의 명성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 더 큰 도움이 되기 위해서 말입니다. 국내 생명공학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 앞으로 1~2년 안에 선진국을 따라잡을 것입니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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