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은 21일 의원총회를 열어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 판결을 받고 권은희 의원이 위증혐의로 기소된 것을 '신(新)공안탄압'으로 규정, "전면전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아울러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추진키로 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한 전 총리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은 정의에 대한 유죄판결, 진실에 대한 유죄판결"이라며 "국민의 편에 서야 할 사법부가 권력의 편, 불의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문 대표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유죄판결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을 말살하려는 신호탄"이라며 "정치 검찰을 반드시 심판하고 청산해야 한다. 사법의 민주화와 정치적 중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법관 임명절차의 민주화와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이룰 수 있는 입법 노력을 하겠다"며 "그 어느 때보다 당의 단압과 실천이 절실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의 인물들은 검찰에서 면죄부를 받고, 국정원 대선개입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내어 진실을 폭로했던 우리당의 권은희 의원은 정치 검찰에 의해 거꾸로 죄인취급을 받고 있"며 "정의와 원칙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 여당무죄, 야당유죄라는 억지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더이상 이 정권의 정치 검찰, 정치 사법부가 합심이 된 반민주적 기획 보복 사정 폭거를 좌시할 수 없다"며 "이 시간 이후 우리 당과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원회는 앞장서서 박근혜 정권의 기획 사정 보복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부터 시작된 새누리당 정권의 간교한 사정 보복에 한명숙 전 총리마저 희생됐다"며 "야당의원들을 10명 정도 수사선상에 놓고 조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투쟁한 한명숙 전 총리를 정치 검찰과 정치 사법부의 영달을 위한 희생양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며 "비록 정치 보복 법정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강기훈 사건처럼 진실은 영원히 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신계륜 의원이 주도해 강기훈씨 유서대필조작사건 청문회 요구서에 118명의 의원들이 서명했다"며 "대표적인 공안 탄압으로 유죄를 만들었던 저들의 행위가 밝혀져 무죄로 바뀐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는 그날의 분명한 사건을 낱낱이 기억하고 있다"며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용납할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는 대법원의 무죄판결을 보며, 긴급조치 시대로 돌아간 새로운 공안탄압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은 경찰의 증거조작으로 징역을 선고받고 만기복역한 피해자가 23년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이다.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소속 김기설씨는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숨진 강경대씨 사건을 항의하며 1991년 유서를 남기고 투신했다. 경찰은 김씨의 동료인 전민련 소속 강기훈씨가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했다며 구속기소했고 검찰과 법원은 강씨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후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2007년 필적이 김씨 본인의 것이라는 감정 결과를 토대로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의 유죄확정판결이 내려진 지 23년만인 2015년 5월14일에야 김씨에 대한 무죄를 확정했다. 이미 징역 3년형을 만기 복역한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