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북한이 20일 우리측의 대북확성기방송시설을 향해 전격 포격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당분간 남북관계는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한군이 육상에서 포격을 교환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10월10일 당시 북한군이 우리측에서 살포되는 대북전단을 겨냥해 고사총을 쐈고 이에 우리군은 대응사격을 가한 바 있다.
지난해 남북간 충돌은 대북전단 때문이었다면 이번 충돌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둘러싼 남북간 기싸움이다.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매설 도발에 우리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대응했고 이를 빌미삼아 북한이 포사격 도발을 한 것이다.
북한이 이날 오후 5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위협한 상황이라 시한이 다가올수록 긴장은 고조될 전망이다.
최근 북한의 지뢰도발은 물론 우리측의 대화제의를 거부하면서 심각한 경색상황에 처해온 남북관계는 당분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가 여전히 해결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거듭 감행해온 북한의 호전적 행태가 남북관계의 개선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김양건 조선노동당 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보내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점은 사태 해결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 사태와 관련, "말이 통하지 않고 주먹질이 오갔으니 이제 말로 해결할 단계가 지난 것"이라며 "확전되느냐 정리되느냐 하는 분기점"이라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다만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 중이라 한·미 연합전력이 총동원돼서 지금 더 대응하다가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있으니 북한도 그런 부분에서 바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측의 대응사격에 대한)보복을 하더라도 시간을 갖고 허점을 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뢰 도발 이후 상황이 악화되고 위협을 주고받았는데 오늘 포격사건이 났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남한을 비방할 것이므로 관계가 극적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북간 경색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만약 북한의 도발이 포탄 발사로 끝나면 다행이겠지만 현재의 강대강 남북대결구도를 보면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오는 10월10일 당창건기념일을 앞두고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하면 한반도 상황이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