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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무기력한 청춘, 지구촌을 뒤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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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빈털터리 세대’ 일본의 ‘비참세대’ 유럽의 ‘1천유로 세대’.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2030세대의 경제 침몰을 지칭하는 용어다. 젊은 세대를 빈곤과 무한경쟁에 몰아넣는 구조적 문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단순히 자립을 미루며 부모에게 의존해 삶을 꾸려간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묘사됐다. 영국의 ‘키퍼스(Kippers)’ 프랑스의 ‘탕기(Tanguy)’ 독일의 ‘네스트호커(Nesthocker)’ 이탈리아의 ‘맘모네(Mammone)’ 일본의 ‘니트(Neet)’ 캐나다의 ‘부메랑 키즈(Boomerang kids)’ 등의 조어에는 꿈도 미래도 없는 한심한 젊은이에 대한 어른들의 한숨과 비난이 실렸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의 학자들은 2030세대가 이 같은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비극에 눈을 돌렸고, 비로소 경제적 용어가 등장했다.
세대갈등으로 명명된 프랑스 시위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순리로 받아들여지는 서양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장성한 자녀의 존재는 기성세대에게 기형적 상황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것은 젊은이들이 게으르고 무기력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형적 구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작년 국제 뉴스를 뜨겁게 달구었던 프랑스의 최초고용계약 반대 시위도 세대간의 갈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26세 이하의 청년노동자를 수습기간 2년 동안 특별한 사유 없이 해고할 수 있도록 허용한 CPE는 프랑스의 고질적인 청년실업의 모순과 한계를 드러낸 법안이었다.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에서 등장한 소설 ‘천유로 세대’가 유럽 전역에 화제로 떠올랐다. 한국 돈으로 100만원 조금 넘는 소득으로 살아가는 청춘들의 삶을 다룬 이 소설은 작가 자신과 주변의 실존 인물을 모델로 작성된 것이다.
25~35세에 해당하는 소설 속 인물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혼자서는 집세를 부담할 수 없어 룸메이트와 함께 살며 빠듯한 돈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이 책의 저자인 74년생인 안토니오와 75년생인 알레산드로 역시 비슷한 처지로 둘 다 대학에서 건축학과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한 채 각자 웹 에디터와 프리랜서 작가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작가는 2030세대를 한 마디로 ‘자본주의가 낳은 무기력한 자식들’이라고 표현한다.
미국도 경쟁 치열, 한국하고 똑 같네
미국도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의 입시경쟁은 지옥이고 미국은 인성교육이 중심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지만 현실은 미국의 입시 경쟁도 만만치 않다. 최근 대학에 떨어진 청년이 낙담한 부모를 속이기 위해 가짜 대학을 만든다는 내용의 미국영화 ‘억셉티드’가 평론가들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는데, 낙오한 젊은 청춘들의 공감을 그만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전문가 타마라 드라우트의 저서 ‘빈털터리 세대’에 의하면 미국인들에게도 대학졸업장은 중산층 진입 허가증이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이제 고등학교만 졸업해서는 중산층으로 살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해 졌지만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서는 5천만원이 들기에 어쩔 수 없이 학자금 융자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학을 나왔다고 만사형통도 아니다. 학벌인플레이션 때문에 대학졸업장으로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 명문대 졸업장이 필요하고, 석사 졸업장도 필요하다. 미국 부모들도 한국 부모들처럼 고액과외, 입시전문컨설턴트를 고용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문제는 이 경쟁은 가진 자가 승리하는 게임의 법칙이 지배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부자가 아닌 다수의 미국 젊은이들은 학사는 2천만원, 석사는 5천만원의 빚을 지고 대학을 졸업한다. 도시에 나와 취업을 할 경우 집세까지 감당해야 한다. 미국의 젊은 세대는 매달 소득의 25%를 빚 갚는데 사용하고 있다.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월세는 급등한다. 기성세대가 그동안 집값 상승으로 이득을 본데 비해 점은 세대는 턱없이 오른 집값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현실이 아닌 것이다. 육아비의 상승도 세계적인 문제다. 한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자녀 1인당 육아비가 연간 1천만원이다. 소득에 비해 감당하기 힘든 액수다. 더구나 아이가 생기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중적 경제 위기에 봉착한다.
프리터로 근근이 살아가는 일본
중산층 천국이던 일본도 ‘하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계층의 이동을 설문과 통계로 꼼꼼히 풀어낸 ‘하류사회’에 의하면 일본은 현재 ‘중류’가 ‘하류’로 상당수 빠져나가며 하류사회가 급속 진행되고 있다. 하류사회의 중심에 2030세대가 존재한다. 그동안 수없이 문제로 지적됐던 일본 젊은이들의 무기력의 바탕에는 이 같은 모순적 구조가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거품경제의 붕괴에 이은 1990년대의 ‘잃어버린 10년’은 일본 젊은이들의 의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어도 일자리가 없는 그들은, 경제 위기에서도 중산층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부모 밑에 있다면 기생수로 살아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로 근근이 살아가야 했다. 극단적으로는 니트족이 되기도 하여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일본의 경제학자이자 ‘하류사회’의 저자 미우라 아츠시는 일본 사회는 소수의 호리에몬과 다수의 프리터, 실업자, 무직자가 있다고 말한다. 사회전체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을 때엔 개인적으로 상승의욕이 없어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전체가 상승하기를 멈추면 특별한 상승의욕과 능력을 가진 자만이 상승하고, 그것이 없는 자는 하강한다. 일본 젊은이들의 무기력은 기회 불평등의 시대에 당연한 현상인 셈이다.
2030세대가 처한 이 같은 전 세계적 비극은 신경제, 세계화, 정글 자본주의 도입 등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난 장애물이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비정규직이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환경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사회 진입을 막 시작한 젊은 세대일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학자 타마라 드라우트는 “1990년대 접어들 무렵 노동시장의 게임의 규칙이 완전히 바뀌었다. 글로벌 경쟁은 기업들에게 비용 삭감의 압박을 가해다”며, “X세대는 이처럼 살벌한 신경제 속에서 삶을 꾸려야 하는 과제를 안은 최초의 집안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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