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30 (수)

  • 맑음동두천 32.0℃
  • 맑음강릉 33.9℃
  • 맑음서울 32.7℃
  • 맑음대전 32.8℃
  • 맑음대구 31.6℃
  • 맑음울산 31.0℃
  • 맑음광주 32.3℃
  • 구름조금부산 31.5℃
  • 맑음고창 33.1℃
  • 구름조금제주 29.9℃
  • 맑음강화 30.8℃
  • 맑음보은 30.5℃
  • 맑음금산 30.8℃
  • 맑음강진군 33.3℃
  • 맑음경주시 31.9℃
  • 구름조금거제 29.1℃
기상청 제공

특집

무기력한 청춘, 지구촌을 뒤덮다

URL복사
미국의 ‘빈털터리 세대’ 일본의 ‘비참세대’ 유럽의 ‘1천유로 세대’.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2030세대의 경제 침몰을 지칭하는 용어다. 젊은 세대를 빈곤과 무한경쟁에 몰아넣는 구조적 문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05년 이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단순히 자립을 미루며 부모에게 의존해 삶을 꾸려간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묘사됐다. 영국의 ‘키퍼스(Kippers)’ 프랑스의 ‘탕기(Tanguy)’ 독일의 ‘네스트호커(Nesthocker)’ 이탈리아의 ‘맘모네(Mammone)’ 일본의 ‘니트(Neet)’ 캐나다의 ‘부메랑 키즈(Boomerang kids)’ 등의 조어에는 꿈도 미래도 없는 한심한 젊은이에 대한 어른들의 한숨과 비난이 실렸다. 하지만 최근 선진국의 학자들은 2030세대가 이 같은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비극에 눈을 돌렸고, 비로소 경제적 용어가 등장했다.
세대갈등으로 명명된 프랑스 시위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순리로 받아들여지는 서양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장성한 자녀의 존재는 기성세대에게 기형적 상황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것은 젊은이들이 게으르고 무기력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형적 구조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작년 국제 뉴스를 뜨겁게 달구었던 프랑스의 최초고용계약 반대 시위도 세대간의 갈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26세 이하의 청년노동자를 수습기간 2년 동안 특별한 사유 없이 해고할 수 있도록 허용한 CPE는 프랑스의 고질적인 청년실업의 모순과 한계를 드러낸 법안이었다.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에서 등장한 소설 ‘천유로 세대’가 유럽 전역에 화제로 떠올랐다. 한국 돈으로 100만원 조금 넘는 소득으로 살아가는 청춘들의 삶을 다룬 이 소설은 작가 자신과 주변의 실존 인물을 모델로 작성된 것이다.
25~35세에 해당하는 소설 속 인물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혼자서는 집세를 부담할 수 없어 룸메이트와 함께 살며 빠듯한 돈으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이 책의 저자인 74년생인 안토니오와 75년생인 알레산드로 역시 비슷한 처지로 둘 다 대학에서 건축학과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한 채 각자 웹 에디터와 프리랜서 작가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작가는 2030세대를 한 마디로 ‘자본주의가 낳은 무기력한 자식들’이라고 표현한다.
미국도 경쟁 치열, 한국하고 똑 같네
미국도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의 입시경쟁은 지옥이고 미국은 인성교육이 중심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지만 현실은 미국의 입시 경쟁도 만만치 않다. 최근 대학에 떨어진 청년이 낙담한 부모를 속이기 위해 가짜 대학을 만든다는 내용의 미국영화 ‘억셉티드’가 평론가들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는데, 낙오한 젊은 청춘들의 공감을 그만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전문가 타마라 드라우트의 저서 ‘빈털터리 세대’에 의하면 미국인들에게도 대학졸업장은 중산층 진입 허가증이다. 기성세대와는 달리 이제 고등학교만 졸업해서는 중산층으로 살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해 졌지만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서는 5천만원이 들기에 어쩔 수 없이 학자금 융자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학을 나왔다고 만사형통도 아니다. 학벌인플레이션 때문에 대학졸업장으로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다. 명문대 졸업장이 필요하고, 석사 졸업장도 필요하다. 미국 부모들도 한국 부모들처럼 고액과외, 입시전문컨설턴트를 고용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문제는 이 경쟁은 가진 자가 승리하는 게임의 법칙이 지배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부자가 아닌 다수의 미국 젊은이들은 학사는 2천만원, 석사는 5천만원의 빚을 지고 대학을 졸업한다. 도시에 나와 취업을 할 경우 집세까지 감당해야 한다. 미국의 젊은 세대는 매달 소득의 25%를 빚 갚는데 사용하고 있다.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월세는 급등한다. 기성세대가 그동안 집값 상승으로 이득을 본데 비해 점은 세대는 턱없이 오른 집값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현실이 아닌 것이다. 육아비의 상승도 세계적인 문제다. 한 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자녀 1인당 육아비가 연간 1천만원이다. 소득에 비해 감당하기 힘든 액수다. 더구나 아이가 생기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중적 경제 위기에 봉착한다.
프리터로 근근이 살아가는 일본
중산층 천국이던 일본도 ‘하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계층의 이동을 설문과 통계로 꼼꼼히 풀어낸 ‘하류사회’에 의하면 일본은 현재 ‘중류’가 ‘하류’로 상당수 빠져나가며 하류사회가 급속 진행되고 있다. 하류사회의 중심에 2030세대가 존재한다. 그동안 수없이 문제로 지적됐던 일본 젊은이들의 무기력의 바탕에는 이 같은 모순적 구조가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거품경제의 붕괴에 이은 1990년대의 ‘잃어버린 10년’은 일본 젊은이들의 의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어도 일자리가 없는 그들은, 경제 위기에서도 중산층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부모 밑에 있다면 기생수로 살아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프리터로 근근이 살아가야 했다. 극단적으로는 니트족이 되기도 하여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일본의 경제학자이자 ‘하류사회’의 저자 미우라 아츠시는 일본 사회는 소수의 호리에몬과 다수의 프리터, 실업자, 무직자가 있다고 말한다. 사회전체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을 때엔 개인적으로 상승의욕이 없어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전체가 상승하기를 멈추면 특별한 상승의욕과 능력을 가진 자만이 상승하고, 그것이 없는 자는 하강한다. 일본 젊은이들의 무기력은 기회 불평등의 시대에 당연한 현상인 셈이다.
2030세대가 처한 이 같은 전 세계적 비극은 신경제, 세계화, 정글 자본주의 도입 등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난 장애물이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비정규직이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환경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사회 진입을 막 시작한 젊은 세대일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학자 타마라 드라우트는 “1990년대 접어들 무렵 노동시장의 게임의 규칙이 완전히 바뀌었다. 글로벌 경쟁은 기업들에게 비용 삭감의 압박을 가해다”며, “X세대는 이처럼 살벌한 신경제 속에서 삶을 꾸려야 하는 과제를 안은 최초의 집안이 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계 "상법·노조법 개정안 국회 처리 급물살, 깊은 우려 넘어 참담" 반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경제8단체는 29일 '내우외환 한국경제, 국회의 현명한 판단한 바란다'는 제목의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경제8단체는 경제계는 국회에서 더 강한 상법 및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 처리가 급물살을 타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넘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번 입장문에는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8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공포된 지 채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추가 상법 개정안이 법안소위에서 처리됐고, 노조법 개정안 역시 하루 만에 법안소위와 전체 회의를 연달아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 기업이 위기 극복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국회가 기업활동을 옥죄는 규제 입법을 연이어 쏟아내는 것은 기업들에게 극도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관세 협상의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승자박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고 전했다. 경제8단체는 상법 추가 개정에 대해 "사업재편 반대, 주요 자산 매각 등

경제

더보기
넷마블,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 신규 오리지널 직업 ‘미호검사’ 업데이트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넷마블은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개발사 넷마블에프앤씨)에 올해 첫 오리지널 직업 ‘미호검사’를 추가했다고 29일 밝혔다. ‘미호검사’는 린족 전용 근거리 직업으로, 구미호의 요력이 깃든 ‘운검’을 무기로 사용한다. 전투 중에는 독특한 외형 변화와 효과가 발현되며, 특히 필살 자세 시 귀와 꼬리가 드러나는 비주얼 연출이 특징이다. ‘미호검사’는 여우춤 무공을 통해 적에게 ‘매혹’ 상태 이상을 부여해 행동을 제한하고, ‘여우매듭’ 상태로 약화를 유도한다. 또한, ‘정기 강화’ 효과가 중첩되면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며, 필살 자세에서 사용하는 ‘혼령선격’은 중첩 수에 따라 위력이 달라진다. 넷마블은 신규 직업 업데이트를 기념해 모든 이용자에게 ‘무료 직업 변경권’을 오는 8월 11일까지 제공한다. 이와 함께 신규 서버 ‘변화무쌍’도 오픈됐다. 해당 서버에서는 신규 캐릭터를 생성하는 이용자에게 사냥형 ‘빛나는 고대 장비 풀세트’를 지급한다. 해당 아이템을 모두 장착하고 사냥하면 경험치가 추가 획득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더해, ‘신화 등급 수호령’, ‘고대급 수호신령’, ‘무공패’, ‘보패’

사회

더보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베트남 하노이시 재향군인회 초청, 친선교류의 장 마련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특별시의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숙자)는 7월 28일 서울특별시의회에 베트남 하노이시 재향군인회 및 서울시 재향군인회를 초청해 환담 행사를 가졌다. 이번 방문은 양 도시 재향군인회와 서울시의회 간의 교류 협력 강화를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박성연 부위원장과 하노이시 재향군인회 임직원 및 서울시 재향군인회 회장단 등 총 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여한 운영위원회 박성연 부위원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서울시의회를 방문해주신 베트남 하노이시 재향군인회 임직원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특히, “안보의식에 깊은 유대를 가진 두 도시 재향군인회 분들을 한자리에 초청해 만나 뵐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향후 양 도시의 재향군인회는 물론 양 도시 간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서울시의회에서도 관심과 가능한 지원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초청행사에 참석한 레 느 득(Lê Như Đức) 하노이 재향군인회 회장은 “서울특별시의회 운영위원회의 따뜻한 환대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방문을 통해 서울시와 하노이 재향군인회 간의 우의와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문화

더보기
‘독립의 기억’을 되새기다... 전시·공연·영화·강연·체험·북큐레이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노원문화재단(이사장 강원재)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한 문화예술 프로젝트 ‘노원이 기억하다’를 추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시, 공연, 영화, 강연, 북큐레이션·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광복의 역사적 순간을 오늘의 삶 속에서 체험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 ‘저마다의 길 위에서’는 역사의 분기점에 선 개인과 사회의 선택을 조명하는 작품들로 구성된 미술 전시로, 8월 2일부터 경춘선숲길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평화의 소녀상 작가 김서경·김운성, 그리고 사회적 풍자를 담은 판화 작업으로 알려진 이동환 작가가 참여해 광복의 역사와 의미를 예술로 되새긴다. 기찻길이라는 시간의 상징을 따라 펼쳐지는 이 여정은 해방 이전과 이후의 수많은 갈림길과 선택을 시각화하며, 관람객이 자신만의 길 위를 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뮤지컬 ‘우키시마마루’는 광복 직후 일본에서 고국으로 귀환하던 조선인들이 탑승한 귀국선 ‘우키시마호’의 폭침 사건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8월 15~16일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망각 속에 묻혀 있던 강제징용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