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1일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포기 과정에서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을 강구하고 있다”며 북한의 경제특구 구상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회의에서 대회사를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린다면 '경제와 평화', '체제안정과 경제발전' 모두를 얻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민생 인프라부터 경제발전을 위한 기반시설 구축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경험을 살려서 북한의 경제특구 구상을 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개혁개방으로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한 미얀마의 사례에서 보듯 국제금융기구의 지원을 통한 경제발전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며,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핵이 체제를 지킬 것이라는 미망을 하루 속히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하는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최근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제 사회의 제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고 결국 북한 체제의 불안정만 증대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남북한의 모든 현안을 대화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지만 북한은 전제 조건만 제시하며 호응해오지 않고 있다”며“북한도 이제 용기 있게 대화의 장으로 나와서 남·북한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을 함께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강한 힘과 용기 있는 결단으로 지켜진다”면서“기존의 남북간 합의서들은 하나같이 평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 70년 동안 한반도에서 전쟁의 두려움이 사라졌던 시기는 한 순간도 없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던 때에도 서해 앞바다에서는 우리의 꽃다운 젊은이들이 조국을 지키다가 목숨을 잃었다”며“평화는 말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선택과 의지로 평화통일을 이뤄낸 독일은 눈부신 발전과 번영의 길을 가고 있다. 분단 70년을 맞아 이질화가 심화되어가고 있는 우리도 더 늦기 전에 민족의 동질성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경원선 복원사업을 계기로 한 남북 교류 및 역사 발굴사업, 스포츠 교류 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통일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루어낼 수 없다. 국민 모두가 통일 비전을 공유하고 통일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기본이 바로 서면 길이 열린다'고 한다. 우리가 분명한 비전과 원칙을 가지고 끈기 있게 통일을 준비해나간다면 평화통일의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평통 의장을 겸하고 있는 박 대통령은 이날 17기 민주평통 활동방향을 보고 받은 뒤 새로 위촉된 자문위원 1만9947명을 대표해 나선 7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민주평통 출범회의는 2년 주기로 열리며 이번 회의에는 총 1만9947명의 자문위원 가운데 1만2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민주평통 송파구협의회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주최한 북한이탈주민 합동결혼식 신랑·신부 80쌍도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