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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랜드, 자금력 앞세워 국제상사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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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자금력 앞세워 국제상사 인수


국제 노조측 “도덕성 결함있다” 반발



국경제와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굴지의 국제상사가 중견 의류업체인 이랜드에 흡수된다.

80년대 재계 6~7위를 차지했던 국제상사가 같은 시기 신촌 이화여대 앞에서 ‘잉글런드’라는 2평의 옷가게로 출발한 이랜드에 인수됨에 따라
저무는 재벌기업과 급성장한 벤처기업이 대조를 이룬다.

국제상사는 특히 정치적 시류에 휘말려 권력의 힘에 의해 기업이 공중분해 되는 등 재계성장사의 쓰라린 부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경제의 초고속 성장에 일조 했고 노동집약적 산업에 집중해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한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관심을 끈다.


국제상사, 한국경제 뒤안길로 사라져

국제상사는 1949년 설립된 이후 한국 신발산업을 주도하며 한국경제 성장의 한 발판이 되면서 많은 고용창출을 일궈냈다. 지난 1981년
프로스펙스라는 브랜드를 개발하면서 종합 스포츠업체로 부상해 승승장구하던 국제상사는 5공 정권이 들어서면서 첫 시련기를 맞았다. ‘부실기업
정리’를 내걸고 재계를 손보던 정권에 걸려든 것이다.

1985년 경영부실을 이유로 모그룹인 국제그룹을 해체하라는 전두환 정권의 지시가 떨어지고 재무부장관이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에 압력을 넣어
주식을 매각, 계열사인 국제상사의 기나긴 유랑이 시작됐다.

결국 1985년 2월 국제그룹이 공중분해되면서 국제상사는 한일그룹(한일합섬)에 넘어갔다. 당시 한일그룹은 특혜인수설이 나도는 가운데 재계
5위까지 단숨에 올라섰다.

양정모 국제그룹 전회장은 한일합섬을 상대로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내 국제그룹 되찾기에 나섰으나 대법원의 패소판결을 받았다.

국제상사는 한일그룹에 인수된 이후 급속한 하락의 길을 걸었다. 신발산업은 대규모 생산시설에서 주로 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수출하는 업종이라는
특수성이 있었는데, 해외 원정업체들이 공장을 놀릴 수 없는 약점을 이용해 단가를 마음대로 조종했다.

채산성이 없어지자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 등지로 이전하면서 신발산업은 사양산업으로 취급받았고 국제상사의 1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 때문에
한일그룹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외환위기가 닥쳐오자 국제상사는 엄청난 환차손을 감당하지 못하다가 5개 은행으로부터 협조융자를 받아 한일그룹과 함께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한국경제를 흔들고 지나가자 김대중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퇴출기업에 한일그룹이 포함돼 국제상사는 1998년 9월1일
196억원의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 대상으로 전락했다.

결국 국제상사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관리해왔으며, 이랜드가 법정관리중인 국제상사의 최종낙찰자로 선정된 후 인수금을 완납해 이랜드 수중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랜드, 보세 옷가게에서 매출 8천억 기업성장

국제상사가 재계 6위에서 법정관리 대상이 된 기구한 사연과는 달리 이랜드는 정반대의 성장세를 달려왔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은 1985년 이화여대 부근에서 자본금 8000만원으로 2평짜리 보세옷가게를 차렸다. 1986년 법인으로 등록한 이후
이랜드는 창업 15년만에 8개 계열사에 연매출 8000억원이 넘는 중견그룹으로 급성장했다.

이 회사는 1987년 ㈜헌트로 공식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캐주얼의류업체다. 1997년 ㈜헌트가 ㈜이랜드, ㈜언더우드, ㈜쉐인,
(주)스코필드, (주)이랜드인터내셔날 등 6개법인을 흡수합병하면서 상호를 (주)이랜드로 변경했다. 계열사로는 ㈜리틀브렌 등 7개를 두고
있다.

이랜드, 브렌따노, 언더우드, 헌트등 10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1999년 3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주관한 브랜드파워 조사에서 소비재
의류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캐주얼의류부문에서 월등한 시장인지도와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641개에 이르는 대리점을
통해 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랜드는 대리점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판매 후 익일입금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구매처에도 현금결제를 하는 등 특이한 경영방식으로 유명하다.

또 이랜드는 자본금 200억원, 부채비율 112%에 불과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 1591억원, 당기순익 115억원을
기록했다. 이랜드는 올해에만 월드컵 관련 브랜드인 ‘푸마’와 ‘티니위니’ 등의 급격한 매출성장으로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올린
900억원보다 무려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환위기는 이랜드에도 영향을 미쳐 3600명의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부도위기까지 몰렸으나 외자유치와 구조조정에 힘입어 회생에 성공,
법정관리에 들어간 국제상사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었다.

이랜드는 지난해 전 계열사가 흑자를 낼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했으며 매출 8600억원과 영업이익 1100억원, 순이익 7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랜드, 국제상사 인수과정 우여곡절

이랜드는 국제상사 인수에 따른 자금납부 절차를 마무리하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채권단과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또 앞으로 경영권과 조직 인수
등 현안 문제들도 채권단과 협의를 통해 해결함과 동시에 경영권 인수를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인수과정 중에 우여곡절도 있었다. 국제상사가 의외로 덩치가 큰 기업인만큼 그 인수기업도 자금능력이 충분해야 하는데 이랜드의 자금능력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았던 것.

이랜드는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법정관리업체인 국제상사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이후 인수금을 모두 납부한 상태다. 이번에 국제상사를 인수하는
자금도 사내유보금으로 조달할 정도로 자금력은 탄탄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난 19일 국제상사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이후 외부에서 나쁜소문이 퍼져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날 조기에 450억원
잔금을 입금했다”며“국제상사 정상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인수 기업인 국제상사 노조원들의 반대 의견도 많았다. 국제상사의 노조측은 “이랜드 내부의 계열사가 2000년 5월부터 7월까지 7차례에
걸쳐 여직원만을 대상으로 군부대를 방문 서비스교육을 실시하면서 집단적 성희롱을 해 여성부가 성희롱으로 판정을 했으며, 회사측은 신청인들에게
사과문 발송 등의 시정권고를 받은 적이 있다”며 “비도덕적인 기업에 국제상사를 맡길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이랜드가 기독교 기업임을 앞세워 일요일 공휴일을 지킬 경우 매출의 영향이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국제상사의 이랜드의 완전한 인수는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지만 안팎의 갈등은 차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랜드는 국제상사가 보유중인 프로스펙스, 아티스, 우씨 등 3개 브랜드 가운데 우씨 브랜드는 정리하고 인지도와 경쟁력이 높은 프로스펙스와
아티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기자 earlybirds@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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