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다음 월드컵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지금 축구를 그만두지 않았다. 그만두지 않은 이상 앞을 보고 계속 가야 한다"
슈틸리케호에서 주장 완장을 부여받은 곽태휘(34·알 힐랄)의 아직 멈출 생각이 없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8일 UAE(11일·말레이시아), 미얀마(16일·태국)와의 2연전을 앞두고 "정신적 지주 역할은 나이로 보나 나와 함께한 시간으로 보나 곽태휘가 해줘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차두리가 했던 것처럼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한다"며 곽태휘에게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겼다.
10일 오후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대표팀 숙소인 그랜드 블루 웨이브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난 곽태휘는 "(기)성용이가 합류하지 못하면서 감독님이 나에게 임무를 맡겼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똑같이 하면 된다 생각한다"고 주장직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아울러 "내가 할 일은 경기에 나서기 전이나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의 긴장감을 녹이고 다독여주는 일"이라며 "경험이 없으면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긴장할 수 있다. 그때 풀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11일 UAE와의 평가전에 이어 16일에는 미얀마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르는 대표팀에게 곽태휘라는 '베테랑'의 무게감은 크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가 23명 중 7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그가 할 무게추 역할은 중요하다.
곽태휘는 "지난번 대표팀부터 연령대가 많이 낮아졌다. (손)흥민이와도 11살 차이다"면서도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잘 어울리는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농담은 잘 안 하지만 같이 어울릴 때는 재미있고 편안하게 해주려 한다. 나이가 많다고 '노땅'처럼 굴 수는 없다"면서 "나도 같이 젊어져야 같이 낄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곽태휘의 나이는 올해로 서른넷.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해온 손흥민(23·레버쿠젠), 기성용(26·스완지시티) 등에 비하면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의 말을 빌려 "이제 시작"인 나이기도 하다.
월드컵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2010남아공월드컵에는 부상으로 낙마했고 2014브라질월드컵에서는 대표팀과 함께했지만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곽태휘는 "2010남아공월드컵이나 2014브라질월드컵에 대해 불만은 없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거기서 내가 느끼고 얻을 것은 얻었다"며 "다음 월드컵(러시아월드컵)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축구를 그만두지 않았다. 그만두지 않은 이상 계속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멈추는 순간 멈추는 것인데 나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나는 앞을 보고 간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시선은 다가오는 UAE전을 향해있다. UAE에는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2008년 UAE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서 헤딩 골을 터뜨리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곽태휘는 "골을 넣었던 생각이 난다. 이번에도 좋은 찬스가 와서 그런 장면이 만들어지면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