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로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화장품, 면세점, 호텔시장에도 여파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메르스 확산 사태가 업종별로 미칠 수 있는 업종은 중국 인바운드 관련 업종으로 꼽히는 화장품, 면세점, 호텔레저 등이다.
우선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업계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매장 오픈 행사를 연기하는가 하면 전속모델의 팬사인회 등의 이벤트 역시 잠정 연기하는 등 마케팅에도 적잖은 차질이 생기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메카이자 유커와 일본관광객의 몰리는 명동은 물론 신촌, 이대 등은 내국인 뿐 아니라 넘쳐나던 중국인과 일본인의 발길이 끊겼다.
유커와 일본인 관광객의 주 쇼핑 아이템이 화장품인 것을 감안하면 화장품 로드숍과 면세점 매출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관계자는 "현재 쇼핑하는 외국인 대부분이 메르스가 확산되기 전에 들어온 사람들이어서 앞으로가 더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명동의 로드숍을 중심으로 메르스 공포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화장품업계뿐만 아니라 메르스 여파는 면세점까지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메르스 관련 해외 현지동향'에 따르면 지난 4일 하루 8800여 명이 방한 예약을 취소했다. 중화권 국적자가 약 7500여 명으로 중국인 4400명, 대만인 2900명, 홍콩인은 200명이다. 기타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에서 1000명,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300여 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취소에 따라 숙박업 관련 업종인 호텔의 피해 예상도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중국·대만·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메르스가 확산되면 관광산업이 타격을 받고, 소비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한류 열풍으로 수계를 입기 시작한 면세점·호텔 레져업게도 좌불안석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주말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향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사태를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텔 관계자 역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며 "2003년 중국에서 사스가 확산됐을 당시 관광객이 줄어 매출이 역신장할 정도로 고전했었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의 경우 영업이익 기준 아모레퍼시픽 45%, LG생활건강 24% 등 면세점 채널 실적 의존도 높다"며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여행 수요 감소는 실적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면세점은 지난해 방문한 외국인은 약 1400만명으로 이 중 중국인 43%, 일본인 16% 차지했는데 메르스로 중국인의 방한이 주춤해지면 공항과 시내 면세점은 매출 둔화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메르스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입국자 및 내국인 출국자 감소로 여행및 숙박업 관련 업종에 피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