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은행권이 최근 저금리 기조 상황에 대응해 만기가 지난 정기 예·적금의 금리마저 하향 조정하며 '금리 다이어트'에 나서고 있다.
예·적금은 그동안 만기가 지나면 해당 기간에 약속한 이율에 비해 절반 이상 낮은 이자를 지급해왔으나, 이마저도 줄이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예·적금 만기 후 이율을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고 1일 밝혔다.
기존에는 만기 후 이율을 만기시점 약정이율의 50%를 적용(최저이율 1.00%)했으나, 앞으로 기간에 따라 이율을 3단계에 걸쳐 차등 적용한다.
▲1개월 이내는 만기시점 약정이율의 50% ▲1개월 초과에서 6개월 이내는 30% ▲6개월 초과 시 20%를 각각 적용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도 이날부터 장기주택마련저축 관련 3개 상품의 금리를 연 0.85%포인트씩 인하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조흥은행), 비과세주택마련저축, 비과세목돈마련저축(스타트플랜) 등으로 만기 후 1년 이내 적용 이율이 2.55%에서 1.70%로 조정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판매되지 않는 상품"이라며 "최근 시장금리 인하 상황을 반영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만기 후 이율을 낮추면 그만큼 고객에게 돌아가 몫도 축소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은행의 이기심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은행권은 그동안 정기 예·적금에 적용하던 금리 수준이 낮았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고객에게 '잠자던 돈'을 돌려주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만기 후에도 고객이 은행에서 찾아가지 않고 묵혀둔 돈은 연간 10조원(2013년 기준)에 달한다.
일부 고객들이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도 돈을 찾아가지 않고 은행권에 묵혀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적금은 만기 이후 약정이자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인출하지 않으면 고객의 손해"라며 "하루라도 빨리 다른 곳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는 것을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