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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열사들의 죽음을 역사에서 제대로 자리매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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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버려 전체를 살리고 전체 속에 역사를 이끌었던 열사들의 삶은 우리 사회를 이끄는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열사들의 죽음의 의미를 올바르게 정리하고 역사에서 제대로 자리매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실천하는 가에 따라 그 죽음을 헛되이 할 수도 있고 이 사회의 정의를 세우는 소중한 밑거름으로 만들 수도 있다.”
민주열사추모연대 주최로 지난 12일 오후 1시 민주노총 9층 교육원에서 열린 ‘87 항쟁 20년에 즈음한 민주열사 정신계승 방향과 과제’ 포럼에서 김명운 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의 주장이다.
김 집행위원장은 “열사에 대한 사전적 의미와 그동안의 인식을 통해 정의를 찾는다면 의로운 뜻을 가지고 이를 지키기 위해 굳게 싸우다 가신 분들을 의미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열사의 죽음은 정치적 죽음이라 할 수 있다”며 “한국 민주화운동 과정처럼, 대다수의 국민들의 침묵과 방관 속에서 자신의 몸을 바쳐 부당한 체제나 국가, 정부에 대항했다. 하지만 장례식조차 제대로 치루지 못하게 하고, 시신탈취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사용하는 정권의 부도덕함 또한 드문 사례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추모제만 치르고, 소수의 사람들로 유지되거나 친목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추모회 사이의 연대활동이라 해봐야 추모제 때 참가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형식적 연대만 이루어질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열사정신의 바탕에는 소수 집권세력을 위해 개인을 개별화하고 착취하고 지배하는 정권과 사회에 대항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연대를 통해 쟁취하고 건설해 나가야 한다는 인간정신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바로 여기에 지배집단이 만든 국가이데올로기에 따른 소위 순국열사와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이 사회적 지위도 없지만, 민중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과 동일시하며, 자신에 대한 존엄과 민중 모두가 존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일상적 민주적 활동과정에서 온몸으로 보여주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집행위원장은 “현재 열사의 저항은 87년 이전에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집중되었던 것을 넘어서서 신자유주의를 비롯한 사유재산과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반대하고, 외세에 의한 억압을 반대하고, 사회 각 영역에서 국민들의 기본권과 생존권이 보장된 국민이 주인 되는 사회를 지향했다”면서 “90년대 들어서 열사들은 각 사회 영역에서 실질적 사회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투쟁과정에서 죽어갔다. 교육민주화와 교육제도개혁, 장애운동, 통일운동, 빈민운동, 농민운동을 비롯하여 노동운동도 구체적 사안들에 따라 열사들의 요구는 같으면서도 다르다”고 말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열사들의 정신을 오늘날의 우리가 얼마만큼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는 지 되돌아 볼 때”고 설명하면서 “제도·정책적으로 교과서 수록 내용 확대, 의문사 진상규명과 열사 명예회복을 통한 역사재정립 및 인권신장 기여, 민주유공자법 제정과 민주공원 조성” 등을 제시했다.
민주노총 열사특별위원회 박정곤 위원장은 “전반적으로 열사정신계승 사업이 추모회를 포괄하는 추모연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민주노총 열사 사업은 노동 열사들에 대한 분명한 자기 영역과 사업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전체 열사사업에도 적극적으로 결합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어떤 조직이든 참여의 폭을 넓히고 주체성을 갖게 하려면, 필요에 의한 공감대를 제대로 형성할 때 조직 자체의 힘이 강화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각 부문별·단위별 전체적인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어떻게 묶어세울 것인가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박 위원장은 “현재 추모회의 각 부문별 단위와 활동 방식의 정형을 볼 때 어떠한 추모회든 초기 사업이 당위성에서 출발했다고 본다면, 지금은 회피할 수 없는 책임성에 그냥 묶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대중들의 추모회에 대한 인식도 활동에 일정부분 제약을 가져오는 원인이기도 하면서 대중적인 시각과 지금 운동을 바라보는 대중의 정서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대중을 떠난 운동이 존재할 수 없듯이, 추모회 또한 대중의 정서에 맞는 활동의 배치를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틀에 박힌 고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무한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부분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정태수추모사업회 김병태 회장은 “수많은 장애인들이 신병을 비관해 자살하고 사회적 불의에 항거해 죽어갔지만 주요한 사건중의 하나는 김순석 열사의 죽음”이라면서 “1984년 9월 19일 김순석 열사(당시 34세, 지체장애 1급)가 ‘도로의 턱을 없애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했다. 결국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로서의 삶을 꿈꾸었던 그는 이 사회의 차별과 기만을 자신의 죽음으로써 알려내며 세상을 등지게 되고, 이 사건은 중앙 일간지에 크게 보도되며 사회적 인 충격을 주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 장애인대학생모임인 대학정립단 소속 학생들이 제8회 전국지체부자유학생체전 개회식에서 미리 준비한 김순석 씨의 모의관을 메고 정립회관으로 들어와 장례식을 치렀다.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도로의 턱을 낮추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부산경남울산열사회 박성호 전 회장은 “추모회 사업의 목표는 열사들의 정신이 대중들에게 중심적 사상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다. 또한 활동가들에게도 열사가 과연 어떤 존재로 남아 있는지, 열사정신계승과 조직의 현안투쟁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등에 대한 올바른 정립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전 회장은 “대중들은 아직도 열사를 평범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활동가들조차도 열사를 생각하는 마음은 있지만 과연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확히 정립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동안 열사정신계승이 대중들에게 평범하게 다가 갈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대중이 열사정신계승을 제대로 받아 안을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추모회들이 모여서 수행해 와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은 “큰 추모회 모임이 보다 적극적으로 열사사업에 나서야 하며, 몇몇 추모회로 한정되어 진행되었던 열사사업들이 보다 대중성을 가지고 대중들 삶속에서 녹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열사추모연대는 이번 토론회에서 87년 체제를 넘어 새로운 사회체제를 모색하는 가운데 민주화 운동세력이 분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민주열사계승 사업의 방향을 모색했다.
그러나 일제치하에서 숨진 순국열사들과 현재 민주화운동과정에서 분신 등 자살한 열사들과의 정립은 마련하지 못했다. 또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분명한 선을 긋지 못했다.
2000년을 넘어오면서 분신자살한 노동자들이 많다. 생계유지 부담과 노동현장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서 그들은 분신을 택했다. 이런 분신자살한 사람들의 기준도 바로 세워야 한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보수와 진보가 골이 너무 깊다보니 민주화운동의 기준점도 많이 틀리다. 또한 ‘열사’라는 개념도 많이 틀리다. 이번에 추진되는 민주열사 추모식에는 보수와 진보의 생각을 좁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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