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해양수산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적 크루즈선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 허용 문제를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은 최근 "크루즈선 선상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국내 17개 카지노 가운데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곳은 강원랜드뿐이다. 강원도는 선상 카지노가 허용될 경우 강원도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선상 카지노의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면 대규모 복합리조트 사업과의 형평성에도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지적된다. 외국인투자 복합리조트가 대규모 투자를 내세워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 허용을 요구할 가능성도이 높기 때문이다.
내국인 선상 카지노 출입을 허용할 경우 정부가 사행산업을 장려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고조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내국인 선상 카지노 출입 허용 방침은 주무 부처인 자신들과 협의도 거치지 않은 '일방적 발표'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종덕 장관은 봄 관광주간을 맞아 인천시 덕적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적 크루즈에 내국인에 대한 카지노를 허용하는 방안은 정부 내에서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며 "카지노 정책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해수부는 장관은 물론 차관까지 나서 내국인 카지노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크루즈선 내국인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일"이라며 "이를 허용하지 않게 되면 국적 크루즈를 이용하지 않고 홍콩이나 마카오로 옮겨 갈 수 있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차관은 "내국인 카지노 허용 문제는 이미 초기에 논의된 사안"이라며 "이 문제는 국민들이나 언론에서 판단할 문제지 부처간 이해 관계로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상 카지노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더라도 강원랜드나 복합리조트 사업에 불똥이 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크루즈는 보통 가족들과 큰 마음 먹고 타기 때문에 사행성 문제로 이어질 만한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