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1분기 실적이 현대제철이 포스코보다 수익성에서 앞섰다.
1분기 실적 발표 결과 철강업계 2위인 현대제철은 1위인 포스코보다 높은 영업이익율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등 범(汎)현대가 철강 수요에 힘입어 거침없는 약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현대제철은 올 1분기(1~3월)중 매출액 3조4611억원, 영업이익 3405억원, 당기순이익 2515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6%, 303.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9.8%로 3.9%p나 뛰어올랐다.
현대제철은 "철강 시황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고부가강 판매가 늘어난데 힘입어 수익성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의 1분기 철강 판매량은 ▲판재 297만3000t ▲봉형강류 152만8000t 등 총 451만1000t이다. 이 가운데 고부가가강 제품은 194만t으로 5.4%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질주는 범(汎) 현대가를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철강산업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현대·기아자동차), 건설(현대건설 등), 조선(현대중공업) 분야에서 범 현대가는 현대제철의 안정적인 수요처다. 수요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 철강업게에서는 지난해 현대제철 판매량의 40% 가량이 범 현대가내에서 소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인수 등을 통해 주력제품군을 계절성이 높고 이익률이 낮은 봉형강에서 고부가치인 판재류로 바꾼 상태다. 현대하이스코 완전 합병으로 해외 판매망과 차량 경량화 사업 부문을 확보한데다 동부특수강, SPP율촌에너지 인수로 조선·플랜트 기자재 부문도 강화해 사업구조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업계 1위' 포스코는 실적이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본업인 철강 부문은 그나마 선방했지만 건설 부문 실적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1009억1200만원원, 영업이익 7312억4100만원, 당기순이익은 3697억6300만원, 영업이익율 4.8%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대규모 세금추징(1904억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564.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4.8%로 0.1%p 높아졌다.
철강부문은 글로벌 철강경기 부진에 따른 단가 하락 등 시황 악화에도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코 단독 기준 매출은 6조7876억원으로 7.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217억원, 당기순이익은 4997억원으로 각각 20.1%, 348.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9.2%로 2.2%p 상승했다.
하지만 건설 부문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도 부진했다. 철강경기 부진으로 단가 하락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건설 부문이 회복되지 않으면 2분기도 실적 개선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부문(포스코건설 등)은 매출 2조4350억원, 영업이익 290억원, 당기순손실 47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각각 2470억원, 1150억원, 890억원 감소했다.
검찰의 포스코 비자금 의혹 수사도 포스코의 발목을 잡고 있다. 권오준 회장이 계열사를 재편하는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그룹 전·현직 경영진으로 확대될 경우 구조조정의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