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4 (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회

조용하고 한적한 공원이 하필 ‘전두환 공원’인가

URL복사
군민의 세금으로 만든 군민의 숲이 독재자의 이름으로 바뀌어
경남 합천군이 새천년생명의숲(아래 생명의 숲) 공원의 명칭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꾸면서 새천년생명의숲지키기합천군민운동본부, 전두환(일해)공원반대 경남대책위 등 생명의 숲 공원개명을 반대하는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아래 경남시민단체)들과 공원개명을 찬성하는 ‘전두환을 사랑하는 모임’(전사모)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다 결국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을 통해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조용하고 한적한 공원이 시끄러워진 이유는 합천군이 지난 1월 29일, 밀레니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생명의 숲 공원의 명칭을 전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최종 확정하면서부터였다.
합천군은 당시 부군수, 실과장 등 19명으로 구성된 군정조정위원회를 열고 ‘일해 공원 변경’ 관련 내용을 통과시키고,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에서 ‘일해공원’이란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합천군은 지난 7월 5일 안내간판을 교체했으나 그러나 27일 밤 누구가에 의해 ‘일해’라는 글자가 떼어졌다. 이에 합천군은 일해 글자를 다시 제작해 31일 붙였다. 하지만 경남 시민단체들은 공원개명을 반대하는 안내간판 철거를 시도하는 등 행동으로 옮겼다.
또한 공원입구에서 안내판이 있는 3·1독립운동 기념탑까지 250m에 이르는 구간을 공원개명 반대와 5·18영령을 기리며 삼보일배 행진도 벌였다.
공원개명운동은 경남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전국 시민사회단체들도 나섰고,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당들도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전사모는 ‘일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안내간판 앞에서 텐트를 치고 ‘일해’가 붙어있는 안내간판을 지키기도 했다.
합천군이 생명의숲 공원을 전 전 대통령의 아호인 일해를 쓴 이유는 전 전 대통령이 경남 합천출신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숲 공원은 경남 합천군 합천읍 합천리에 있는 면적 5324㎡의 인공숲이다. 경남이 새천년 밀레니엄 사업으로 68억원을 들여 2000년 착공, 2004년 6월 준공했다. 이렇듯 생명의 숲은 군민들의 세금으로 만든 군민의 숲이다.
군민의 세금으로 만든 공원을 한 군수의 욕심에 의해 이름이 바뀌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5공화국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는 합천군수
생명의 숲 군민운동본부 측은 “심의조 합천군수의 5공 향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합천군측은 “기존이름이 너무 길고, 새롭게 공원이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들어와서 개명을 추진했다”고 밝히고 있어 공원개명의 의도가 궁금하다.
또한 합천군은 이름을 바꾸기 전 1,364명의 군민들에게 여론조사를 했다고 발표했지만 여론조사 대상자들이 군·읍·면 단위 유관기관단체장, 면장, 이장, 새마을 지도자 등이어서 여론조사 공정성 또한 의문이 간다.
국민운동본부 측은 “일해공원 뿐만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 기념탑’, ‘전두환 기념관’ 등을 추진하고 있어 공원전체를 전 전 대통령의 성역화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하고 있다.
심 군수는 5공시절 세계금융발전위원회 한국대표, 농협중앙회 운영위원, 새마을지회 합천군 지회장, 합천농지개량조합장, 학교운영위원회 합천군 협의회장 및 경남 협의회 감사 등을 역임했다.
이렇듯 심 군수는 5공 시절에 화려한 시절을 보낸 것이다. 심 군수는 지역출신의 대통령을 떠나 5공 시절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공원개명을 추진 한 것으로 보인다. 심 군수는 1998년 군수선거에 출마해 ‘전두환 기념관 건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낙선을 했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이 공약을 내세우지 않고 당선됐다.
심 군수는 전 전 대통령을 언제나 존경한다면서 생명의 숲이 2004년 인터넷 공모에서 ‘황강공원’이 60%이상 나오자 조사자체를 폐기했고, 전 전 대통령 선산과 연결을 위해 수십억이 넘는 다리를 건설, 대통령 기념관을 짓기 위한 부지를 물색 중이라는 소문들이 떠돌고 있다.
새천년 생명의 숲과 전사모
2003년에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전사모 카페의 회원수는 2004년까지만 해도 2000여명에 불과했는데, MBC 정치드라마 ‘제5공화국’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편을 방영한 뒤 방영 이후 급증해 현재 1만 8000명에 이르고 있다.
전사모는 카페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의 업적을 노사문제와 물가안정, 평화의 댐, 88올림픽 유치, 통행금지 해제, 교복과 두발 자유화 등을 말하고 있다.
팬클럽 형식으로 구성된 전사모는 현재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생명의 숲에서는 같은 색의 윗옷을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경남시민단체가 지난 달 22일 전국시민단체와 언론사에 보낸 공문을 통해서 8월23일 저녁 8시 합천 생명의 숲 공원에서 영화 <화려한 휴가>를 상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영화상영에 앞서 저녁 7시에 광주 5·18 유족회와 어머니회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영화 상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일해공원 안내간판 철거와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 축하 문화마당을 간략하게 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당시 합천군 관계자는 “도경에 시설물 보호와 관련된 경찰력 동원을 요청했다. 간판훼손과 영화상영 모두 사전에 미리 막을 것”이라면서 영화 상영과 간판 철거 등 원천봉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전사모도 일해공원 안내간판을 사수에 나섰고, 같은 장소에서 영화 상영에 반대하는 집회신고를 하는 등 생명의 숲은 긴장감이 돌았다.
그러나 경남시민단체는 영화상영을 강행하면서 전사모와 물리적 충돌을 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는 없었지만 경남시민단체와 전사모는 서로 한치의 물러섬이 없어 대형 충돌도 예측된다. 영화상영에는 5천여장의 영화표가 팔렸고, 경남지역 진보단체 등 시민사회 단체 회원과 가족 등 최소 2천명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제 진실을 말할 때
영화 <화려한 휴가>는 80년 당시 광주의 모습을 그렸다. 폭도로 몰린 사람은 평범한 시민들이었지만 가족을 위해 총을 들고 장열히 숨져갔다. MBC ‘PD수첩’도 영화 <화려한 휴가>를 소재로 ‘화려한 휴가, 그 못다한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1980년 당시 국민들은 18년동안 이어져온 박정희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는 것을 보면서 군사정권의 재등장을 반대했다. 그러나 당시 전두환 계엄사령관은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더욱이 자국 군인들을 동원해 자국 국민들을 희생시켰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발포명령자를 아직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사과한마디도 없다. 전 전 대통령은 역사의 죄인이다. 그런데 심 군수는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 당시 광주를 알게 됐다는 젊은 세대와는 정반대로 잘못된 과거를 꿈꾸며 향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하고 있다.
현존하는 인물의 아호를 딴 공원의 이름으로 정할 정도의 전 전 대통령이 위대한 인물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지자체에서 지자체 회의를 통해 결정한 것이어서 법적문제는 없다. 하지만 광주의 진실이 정확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 지역출신의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로 공원이름으로 결정한 것은 어느 누구나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