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0.0℃
  • 구름많음강릉 6.6℃
  • 구름조금서울 0.3℃
  • 흐림대전 1.9℃
  • 흐림대구 2.8℃
  • 흐림울산 3.8℃
  • 구름많음광주 3.4℃
  • 흐림부산 5.2℃
  • 흐림고창 2.5℃
  • 흐림제주 7.3℃
  • 맑음강화 -0.7℃
  • 흐림보은 0.8℃
  • 흐림금산 1.6℃
  • 구름많음강진군 3.6℃
  • 흐림경주시 3.3℃
  • 흐림거제 4.8℃
기상청 제공

사회

개념없는 서울시 신청사 건립

URL복사
서울시청 본관은 ‘本’자 형이 아닌 ‘弓’자 형
서울시는 노후된 서울시청사를 허물고 새로운 청사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 29일 서울시는 새 청사를 지은 뒤 2010년께 문화재청과 협의해 지금의 시청 건물 가운데 뒤쪽에 있는 ‘태평홀’ 부분을 헐겠다고 밝혔다. 태평홀 철거의 근거로 1926년 지어진 지금의 시청 건물이 일본의 ‘本’자를 본뜬 것으로 일제 잔재라고 서울시는 지적했다. 이것은 북악의 ‘大’자 모양과 헐린 조선총독부 건물의 ‘日’자 모양과 함께 ‘大日本’단어를 구성하고 있고 또 새 청사를 현재 설계대로 지을 경우, 시청사 마당 한가운데 태평홀이 위치해 효율적 공간 이용에 방해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이런 주장이 근거가 없으며, 근대 문화재를 멋대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경성부청(지금의 서울시청) 건물 설계에 참여했던 총독부 건축과 기수 사사 게이이치가 1926년 <조선과 건축>에 쓴 글을 보면 “평면도는 부지의 경계에 붙여서 궁형(弓形)으로 하고 (…) 의장(지금의 태평홀)은 중앙 뒤쪽에 따로 설치하였다”고 되어 있다.
다시말해서 설계자는 건물 모양을 ‘本’자가 아닌 ‘弓’으로 인식한 것이다. 또 <조선과 건축>에서 사사는, 소공동, 남대문로 등으로 터 위치가 바뀔 때마다 배치도를 고쳐 그렸다고도 밝히고 있다.
처음부터 건물 모양에 어떤 글자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님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청 건물은 2003년 서울시의 신청에 따라 등록문화재(52호)가 됐으며, 커다란 돔 형태로 생긴 태평홀은 1926년 경성부청 건물이 완공된 뒤 경성부회(지금의 서울시의회)의 회의장으로, 광복 뒤 대회의실과 접견실 등으로 쓰였다. 현재는 간부 회의나 시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신청사 건립이 문화재위원회로부터 신청사가 도시역사경관에 맞지 않는다고 세 차례나 신축허가 불허됐지만 지난 7월 13일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 현상변경 신청을 하였고, 서울시청 본관의 전면(파사드)과 중앙돔 만을 남겨놓고 전면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신청사 계획을 문화재 발굴조사 없이 터파기공사 및 신축을 강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4대축 개발은 아무 의미없는 개발
서울시는 지난 6월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6000억원을 들여 서울 도심을 청계천과 연계해 남북방향으로 4대 축으로 구분, 각각 역사·관광·녹지·복합 문화 축으로 조성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계획에 대해 서울시는 역사·문화자원과 자연환경의 획기적인 복원·정비를 통해 서울이 <명품도시>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주장하는 4대축 개발은 도시개발이나 문화적 가치, 역사적 가치로 보면 아무 의미가 없다. 현재 서울시는 도심재개발이나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아래 서울의 역사문화와 환경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청 뿐만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사업인 동대문운동장의 공원화와 월드디자인복합센터 건립을 목표로 11월부터 철거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또한 서울 각계각층의 철거반대에도 불구하고 철거방침이다. 동대문운동장은 7~80년대 많은 스타를 배출했던 고교야구가 있었고,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되었고, 한일축구전을 비롯한 크고 작은 축구대회가 열리는 등 근대체육1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현 베이징올림픽대표 박성화 감독은 1979년 6월 16일 동대문운동장(당시 서울운동장)에서 벌어진 한일정기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고, 전국규모 고교대회를 대상으로 해마다 가장 타격을 잘한 선수에게 주는 이영민타격상의 주인공 이영민 선생은 1928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동대문운동장(당시 경성운동장)에서 홈런을 때렸다.
이러한 동대문운동장이 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한국에서 첫 증권거래가 이뤄진 서울 명동의 대한증권거래소는 2005년 10월 철거됐고, 서울의 스카라극장(옛 약초극장)도 2005년 12월 사라졌다.
특히 스카라극장 경우 서울시가 문화재로 등록만 해 놓았지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인소유의 스카라극장은 건물주로써는 애물단지나 다름없게 되어 결국 철거하게 됐다. 또 1993년에 정치적 이유로 정부는 식민지 총독부 청사를 없앴고, 1998년에 경제적 이유로 삼성은 화신백화점을 없앴다.
'불도저 시장'으로 불린 김현옥 전 서울시장 때와의 차이점 없는 현 서울시정
2001년 시작된 등록문화재 제도는 50년 이상 된 근대문화유산 중 보존 및 활용 가치가 큰 유산을 문화재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사유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문화재 수리비 지원, 건폐율과 용적률 최대 150% 보상, 재산세 50% 감면, 상속세 징수유예, 양도소득세 감면 등 문서상으로 서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근대 건축물들은 대부분 일본제국주의의 산 증거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뼈아픈 일제 36년의 역사도 우리의 귀중한 역사이다. 다시 되풀이 되지 않은 역사를 간직하려면 역사를 잊어버려선 안 된다. 이제 일제 36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물로 남은 것은 서울시 현 청사밖에 없다.
환경운동연합의 운영위원이었던 오 시장은 '한양주택' 철거를 필두로 서울시청사와 동대문운동장을 없애려 한다.
'불도저 시장'으로 악명을 높였던 김현옥 전 서울시장 때의 서울시정과 차이점이 없는 것 같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부터 서울문화정책을 펴 왔지만 과거의 문화유산가치들이 버리는 속빈강정이 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보다 역사적 가치를 살펴보고 보존이 이루어져야한다. 역사·문화적 정체성에 관한 명확한 기준 설정도 없이 개발에만 치중한다면 서울의 문화유산은 모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문화유산의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은 중단해야
지난 4일 서울시청 앞에서는 문화연대와 프로야구선수협회 등 14개 사회·체육단체들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신청사 건립 및 동대문운동장 철거 등을 규탄하는 한 목소리를 내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서 “무분별한 개발은 시각적 효과만을 노리는 또 하나의 신개발주의 이벤트이자 파괴만을 불러오는 재개발 정책일 뿐”이라면서 “이러한 재개발 정책으로 인해 서울의 근현대역사유적은 오히려 파괴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렇게 시민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지만 오 시장은 서울시민은 배제한 채, 오로지 개발업자와 특정단체와 협의를 통해 무리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의 역사, 문화, 환경의 가치의 진정성을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민들과 함께 모색해야한다.
외국인들은 서울을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서울은 글로벌(global)이라는 이름아래 한국문화는 점점 사라지면서 그 자리에 서구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의 건축물이 과거의 건축물에 밑거름이 된다는 상식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서울시 공무원은 그 기초상식도 모르는 것 같다.
서울시는 역사와 문화, 환경을 파괴하며 진행하는 일련의 모든 개발 사업들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