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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개념없는 서울시 신청사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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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본관은 ‘本’자 형이 아닌 ‘弓’자 형
서울시는 노후된 서울시청사를 허물고 새로운 청사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9월 29일 서울시는 새 청사를 지은 뒤 2010년께 문화재청과 협의해 지금의 시청 건물 가운데 뒤쪽에 있는 ‘태평홀’ 부분을 헐겠다고 밝혔다. 태평홀 철거의 근거로 1926년 지어진 지금의 시청 건물이 일본의 ‘本’자를 본뜬 것으로 일제 잔재라고 서울시는 지적했다. 이것은 북악의 ‘大’자 모양과 헐린 조선총독부 건물의 ‘日’자 모양과 함께 ‘大日本’단어를 구성하고 있고 또 새 청사를 현재 설계대로 지을 경우, 시청사 마당 한가운데 태평홀이 위치해 효율적 공간 이용에 방해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재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이런 주장이 근거가 없으며, 근대 문화재를 멋대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경성부청(지금의 서울시청) 건물 설계에 참여했던 총독부 건축과 기수 사사 게이이치가 1926년 <조선과 건축>에 쓴 글을 보면 “평면도는 부지의 경계에 붙여서 궁형(弓形)으로 하고 (…) 의장(지금의 태평홀)은 중앙 뒤쪽에 따로 설치하였다”고 되어 있다.
다시말해서 설계자는 건물 모양을 ‘本’자가 아닌 ‘弓’으로 인식한 것이다. 또 <조선과 건축>에서 사사는, 소공동, 남대문로 등으로 터 위치가 바뀔 때마다 배치도를 고쳐 그렸다고도 밝히고 있다.
처음부터 건물 모양에 어떤 글자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님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청 건물은 2003년 서울시의 신청에 따라 등록문화재(52호)가 됐으며, 커다란 돔 형태로 생긴 태평홀은 1926년 경성부청 건물이 완공된 뒤 경성부회(지금의 서울시의회)의 회의장으로, 광복 뒤 대회의실과 접견실 등으로 쓰였다. 현재는 간부 회의나 시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공간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신청사 건립이 문화재위원회로부터 신청사가 도시역사경관에 맞지 않는다고 세 차례나 신축허가 불허됐지만 지난 7월 13일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 현상변경 신청을 하였고, 서울시청 본관의 전면(파사드)과 중앙돔 만을 남겨놓고 전면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신청사 계획을 문화재 발굴조사 없이 터파기공사 및 신축을 강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4대축 개발은 아무 의미없는 개발
서울시는 지난 6월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6000억원을 들여 서울 도심을 청계천과 연계해 남북방향으로 4대 축으로 구분, 각각 역사·관광·녹지·복합 문화 축으로 조성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계획에 대해 서울시는 역사·문화자원과 자연환경의 획기적인 복원·정비를 통해 서울이 <명품도시>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주장하는 4대축 개발은 도시개발이나 문화적 가치, 역사적 가치로 보면 아무 의미가 없다. 현재 서울시는 도심재개발이나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아래 서울의 역사문화와 환경을 파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시청 뿐만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사업인 동대문운동장의 공원화와 월드디자인복합센터 건립을 목표로 11월부터 철거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또한 서울 각계각층의 철거반대에도 불구하고 철거방침이다. 동대문운동장은 7~80년대 많은 스타를 배출했던 고교야구가 있었고, 19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되었고, 한일축구전을 비롯한 크고 작은 축구대회가 열리는 등 근대체육1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현 베이징올림픽대표 박성화 감독은 1979년 6월 16일 동대문운동장(당시 서울운동장)에서 벌어진 한일정기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고, 전국규모 고교대회를 대상으로 해마다 가장 타격을 잘한 선수에게 주는 이영민타격상의 주인공 이영민 선생은 1928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동대문운동장(당시 경성운동장)에서 홈런을 때렸다.
이러한 동대문운동장이 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한국에서 첫 증권거래가 이뤄진 서울 명동의 대한증권거래소는 2005년 10월 철거됐고, 서울의 스카라극장(옛 약초극장)도 2005년 12월 사라졌다.
특히 스카라극장 경우 서울시가 문화재로 등록만 해 놓았지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인소유의 스카라극장은 건물주로써는 애물단지나 다름없게 되어 결국 철거하게 됐다. 또 1993년에 정치적 이유로 정부는 식민지 총독부 청사를 없앴고, 1998년에 경제적 이유로 삼성은 화신백화점을 없앴다.
'불도저 시장'으로 불린 김현옥 전 서울시장 때와의 차이점 없는 현 서울시정
2001년 시작된 등록문화재 제도는 50년 이상 된 근대문화유산 중 보존 및 활용 가치가 큰 유산을 문화재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사유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문화재 수리비 지원, 건폐율과 용적률 최대 150% 보상, 재산세 50% 감면, 상속세 징수유예, 양도소득세 감면 등 문서상으로 서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근대 건축물들은 대부분 일본제국주의의 산 증거물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뼈아픈 일제 36년의 역사도 우리의 귀중한 역사이다. 다시 되풀이 되지 않은 역사를 간직하려면 역사를 잊어버려선 안 된다. 이제 일제 36년의 역사를 상징하는 건물로 남은 것은 서울시 현 청사밖에 없다.
환경운동연합의 운영위원이었던 오 시장은 '한양주택' 철거를 필두로 서울시청사와 동대문운동장을 없애려 한다.
'불도저 시장'으로 악명을 높였던 김현옥 전 서울시장 때의 서울시정과 차이점이 없는 것 같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부터 서울문화정책을 펴 왔지만 과거의 문화유산가치들이 버리는 속빈강정이 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보다 역사적 가치를 살펴보고 보존이 이루어져야한다. 역사·문화적 정체성에 관한 명확한 기준 설정도 없이 개발에만 치중한다면 서울의 문화유산은 모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문화유산의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은 중단해야
지난 4일 서울시청 앞에서는 문화연대와 프로야구선수협회 등 14개 사회·체육단체들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신청사 건립 및 동대문운동장 철거 등을 규탄하는 한 목소리를 내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서 “무분별한 개발은 시각적 효과만을 노리는 또 하나의 신개발주의 이벤트이자 파괴만을 불러오는 재개발 정책일 뿐”이라면서 “이러한 재개발 정책으로 인해 서울의 근현대역사유적은 오히려 파괴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렇게 시민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지만 오 시장은 서울시민은 배제한 채, 오로지 개발업자와 특정단체와 협의를 통해 무리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의 역사, 문화, 환경의 가치의 진정성을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민들과 함께 모색해야한다.
외국인들은 서울을 과거와 현재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서울은 글로벌(global)이라는 이름아래 한국문화는 점점 사라지면서 그 자리에 서구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의 건축물이 과거의 건축물에 밑거름이 된다는 상식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서울시 공무원은 그 기초상식도 모르는 것 같다.
서울시는 역사와 문화, 환경을 파괴하며 진행하는 일련의 모든 개발 사업들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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