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12일 터키 정부는 터키 주재 바티칸 대사를 초치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로마 가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요 특별 미사에서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아르메니아 집단 학살을 '제노사이드(민족 대학살)'라고 말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오스만 튀르크 제국 군대는 1차 세계대전 때인 1915년 4월24일부터 식민 통치하에 있던 이웃 나라 아르메니아의 독립운동을 분쇄하는 군사 작전을 개시해 최대 150만 명을 조직적으로 살해했다고 역사가들은 말하고 있다.
오스만 제국은 1922년 해체됐으나 그 뒤를 이은 공화정 터키는 당시 군사 작전이 제노사이드가 아니라고 부인해 왔다. 희생자 수가 부풀려졌으며 아르메니아인 사이의 내전에 의한 피해가 더 컸다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아르메니아 가톨릭 의식으로 열린 아르메니아 대학살 추모 미사에서 "인류는 지난 세기에 세 번의 미증유의 비극을 겪었다"면서 "그 중 '20세기 첫 제노사이드'라고 널리 인식되고 있는 첫 번째 비극이 아르메니아 국민들을 덮쳤다"고 말했다. '20세기 첫 제노사이드'는 2001년 교황 요한 바오로 1세가 사용한 말이다.
나치 홀로코스트와 스탈린 대숙청을 함께 언급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캄보디아, 르완다, 부룬디 및 보스니아에서도 제노사이드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교황은 "악을 숨기거나 부인하는 것은 상처를 지혈하지 않고 계속 피 흘리게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날 미사에는 아르메니아 대통령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