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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비판적 지지가 맹목적 사랑에 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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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지지가 맹목적 사랑에 앞서야 한다



나라 정치는 역사적으로 아주 묘한 현상을 띠고 있다. 인구가 가장 많은 영남사람은 영남 사람이 이끄는 정당을 무조건 지지한다. 영남권에
밀리는 호남사람은 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충청도 사람은 영·호남 사이에서 줄타기하듯 살아가고 있다.

참 아이러니라고 생각하지만 바로 현실이다. 대학생들은 막연히 기성세대를 비판한다. 운동권 학생들은 정치체제를 무조건 비판하고 성토한다.
사회가 보수와 진보로 나뉘듯 좌우로 분명히 분열되어 있는 듯하다. 자신의 흐름에 따라 줄을 서는 사례가 많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우리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혈연이나 학연, 지연에 따라 무조건 지지한 경험이 없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얼굴이 미남이거나 유명한 스타이기 때문에 지지하거나, 연설이 근사하기 때문에 투표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우리 동네나 집안에서
대통령을 내기 때문에 몰표를 얻은 사례는 선거에서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으로 3 김씨 모두가 그랬다. 이회창 후보나 이인제 후보도 그런 기록이
있다. 이른바 고질적인 지역감정의 전형이다. 지역감정은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선다.

감성적이거나 맹목적인 지지의 폐해는 매우 크다. 국익을 위해서 일하기보다 개인의 이해에 앞장서게 된다. ‘공선사후’의 상식적인 진리를 저버리게
된다. 조폭이 하듯 자신의 보스에게 무조건 충성을 하게 한다. 몸과 돈을 불살라가며 보스의 눈에 들면 된다.

웃지 못할 사건은 아직도 잔재가 남아 있는 3김 시대에 이야기다. 동교동이나 상도동에서 빨래를 하거나 신발을 들어 나르던 사람이 결국 출세를
했다고 한다. 그 사람의 능력과는 관계가 없다. 충성도에서 출세의 성패가 결정되었다는 소문이다.

맹목적인 사랑은 꼭 친인척이 연루하게 되어 있다. 대통령이나 권력의 핵심인사에 접근을 못하는 사람들이 친인척에 접근한다. 또 능력에 관계없이
친인척의 입김이 먹혀드는 것도 사실이다. 대통령의 아들에게 수십 억 원씩의 로비자금이 유입되는 것이다.

맹목적인 애정은 현명한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귀를 막고 올바른 판단을 흐리게 한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김대중 대통령이 3남 김홍걸
씨의 사건에 대해 몇 차례 경고를 했다고 한다. 다양한 첩보를 접수하는 대통령이 사안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러나 애틋한 정에 지도자도 사람인
것을 어떻게 하는가. 영부인 이희호 여사도 마찬가지다. 혈육의 정이 결국 나라를 뒤흔들고 자식을 망치고 말았다. 명석한 두뇌와 판단력에
족쇄를 걸고 만 것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또 한번 공회전 시키고 말았다.

야당의 이회창 대통령 후보도 측근과 자녀들에 대한 시비가 줄을 잇고 있어 아쉽다. 자녀의 병역 시비가 그렇고 몇 인방 하는 측근 시비가
그렇다. 최근에도 빌라게이트로 큰 홍역을 치렀다. 벌써 눈 도장 찍기에 급급한 인사가 많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회창 후보는 이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청와대를 영빈관으로만 사용하고 친인척 사정기관을 별도로 둔다고 선언했다. 능력을 기준하지 않고는 인사를 등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어느 누구도 측근을 두지 않겠다고 했다. 공정한 일 처리를 앞세웠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당 후보인 노무현 후보도 그래 주길 바란다. 어떤 사람에게 지역적 선입견을 갖지 않고 오직 나라와 민족, 국민이 잘
사는 길로 앞장서 주길 바라고 싶다. 말이 수시로 바뀌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사례가 제발 없기를 바라고 싶다.

올해는 월드컵을 개최하고 아시안게임을 연다. 한국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한국방문의 해다. IMF체제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우리는 민족중흥을 위한 소중한 선택을 해야한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해야하는 시기다.

결코 감정에 치우치지 말며 즉흥적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신중하고 세심한 판단을 해야한다. 하나하나 짚어보고 따져 봐야한다. 부족하면
채워줄 줄도 알아야한다. 지지하더라도 냉정하게 비판해야한다. 때로는 협력하고 감싸더라도 매서운 회초리를 들어야한다. 진정한 선진 국민의
조건은 뜨거운 애국심과 매서운 비판력을 고루 겸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대경영학과/ 대학원경영학과 졸업/ 연세대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경제부차장)/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시사뉴스주필(현)/ 저서: 시사칼럼집 “21세기, 우리민족의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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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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