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5 (일)

  • 구름많음동두천 11.6℃
  • 구름많음강릉 9.4℃
  • 연무서울 10.2℃
  • 흐림대전 9.0℃
  • 흐림대구 10.5℃
  • 구름많음울산 12.0℃
  • 연무광주 12.5℃
  • 맑음부산 15.4℃
  • 구름많음고창 9.9℃
  • 흐림제주 11.2℃
  • 맑음강화 10.3℃
  • 흐림보은 7.3℃
  • 흐림금산 8.3℃
  • 구름많음강진군 12.8℃
  • 흐림경주시 12.0℃
  • 맑음거제 12.7℃
기상청 제공

문화

정경화 “은퇴는 없다. 지금 연주는 축복”

URL복사

고국서 2년 만의 리사이틀 하는 ‘바이올린 여제’… “은퇴 선언은 만우절 농담”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지난 1일 클래식계는 뒤집어졌다. '바이올린계의 대모' 정경화(67)가 깜짝 은퇴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KBS 클래식 FM '장일범의 가정음악'에서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이라면서 진지하게 은퇴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경화는 그런데 이날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 말했다. "오늘이 만우절."

2년 만에 한국에서 여는 단독 콘서트 '불멸의 바이올린'을 앞두고 6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정경화는 "만우절 농담은 미안하다"며 웃었다.

'동양에서 온 마녀'로 통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로 유럽 무대를 누빈 그녀의 얼굴은 여유와 넉넉함이 묻어났다. 지난 1973년과 1978년에 프랑스에서 녹음된 라이브 음원이 최근 음반으로 발매됐는데 정경화의 젊은 시절을 담은 재킷 사진 속 그녀 눈빛은 도도했다.

이날 눈빛은 세상을 통달한 그 누군가와 닮았다. "저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든 개인적인 것이든 뭐든 질문하라"고 했다. "어렸을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웃기는 걸 좋아해서"라면서 또 웃었다.

은퇴는 이미 한차례 저절로 했다고 했다. 앞서 2005년 왼손 검지를 다쳐 연주 활동을 못했던 것을 가리킨다. "지금 연주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은퇴할 생각은 없다. 그날 저녁(공연)만 생각하면서 연주한다"고 말했다.

정경화는 2011년 재기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벌였다. 2013년 15개 도시 아시아 순회연주를 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리버풀, 퍼스(스코틀랜드)에 이어 약 3000석 로열페스티벌 홀을 가득 메운 런던 공연으로 영국 컴백 무대를 선보였다.

런던 로열페스티벌홀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일제히 호평 받았으나 '기침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연 도중 아이가 기침을 하자 정경화가 그 아이의 부모에게 '아이가 더 큰 뒤에 데려오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녀는 "예술은 옆에서 항상 교육을 시켜야 한다. 듣는 매너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석좌교수 직을 통해 학생들을 1대 1로 카운셀링을 해주고 실내악 코칭을 진행하는 등 젊은 음악가 교육에도 한창이다. "한국 연주자들을 해외와 연결하는 등 도와주는 것이 꿈"이라면서 "학생들이 조언을 잘 받아줘 고맙게 생각한다. 꾸준히 어드바이스를 주고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힘이 되도록 밀어주는 것이 의무다. 가끔 가다 결혼 관련 조언도 해준다.(웃음)"

5월에는 보스톤에 위치한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제시 노먼, 러셀 셔먼 등과 함께 명예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뉴잉글랜드 음악원과는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데, 4년 전에 편지가 왔더라. 네모난 모자(학사모)는 고등학교 때 쓰고 이후로 처음 쓴다. 대학교 졸업 때는 연주 때문에 못 갔다. 그게 제일 기대된다.(웃음)"

28·30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콘서트는 도쿄 2회 공연을 포함하는 일본 6회 공연 후 이어지는 피날레다. 총 8회의 무대는 2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의 최고봉 '크로이처'(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를 중심 레퍼토리로 꾸린다.

28일에는 다른 2개의 베토벤 소나타(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제7번), 30일에는 포레와 그리그 소나타를 배치했다. 이틀간 총 5개의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정경화가 연주 무대에서 베토벤 소나타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약 4년 간 정경화와 호흡을 쌓아온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힘을 보탠다.

"이번에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 7, 9번을 들려주지만 여름에는 제일 좋아하는 베토벤 10번을 연주한다. 1, 3, 4, 6, 8번 다섯개는 베토벤 소나타 사이클로 들려줄 거다. 이 나이에 프로그램을 계속 새롭게 준비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보란듯이 컴백한 정경화가 연주 외에 가장 주력하는 일은 다양한 사회 기여 활동. 특히 아프리카 생명 살리기 자선음악회, 르완다를 방문해 후원아동을 만나 음악회를 열고 있다. 얼굴에 넉넉함이 묻어났던 이유다.

"연주는 연주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원하는 것은 봉사다. 르완다에 처음 갔을 때 축복을 봤다. 아이들과 시민들이 얼마나 순수한지. 10년 전 뉴욕에서 (영화) '호텔 르완다'를 보고 아들과 너무 충격을 받았다. 우리도 한국 전쟁을 겪었으니. 이게 내 소명(Calling)이라 생각한다. 2005년 손이 아파서 연주를 못하게 됐을 때 내 소명이 뭔가 생각했다. 기적적으로 나아서 연주를 하고 공연 포스터를 봐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정경화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수차례 위로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친 언니인 첼리스트 정명화(71), 케너와 함께 러시아 작곡가 안톤 아렌스키(1861~1906)의 피아노 삼중주 D 단조 '비애'(Elegia)를 희생자들에게 헌정했고, 그에 앞서 헌정곡 '내 영혼 바람되어'를 디지털 싱글로 발매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는 16일 1주기를 앞두고 있다. "계속 위로를 하고 싶다. 세월호뿐 아니라 아픔이 있는 어디든지 말이다. 위로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있으면 계속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한도 끝도 없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북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0여발 발사...트럼프 유화적 메시지에도 한미연합연습에 무력시위?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다. 도널드 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화적인 메시지에도 한미연합연습에 무력시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14일 “우리 군은 오늘 오후 1시 20분께 북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미상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약 350km를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에 있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 동향에 대해 추적했고 미국 및 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지난 1월 27일에도 발사한 600mm 초대형 방사포(KN-25)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600mm 초대형 방사포는 남측의 주요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다. 일본 방위성도 14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북한은 오늘 13시 24분경 복수발의 탄도미사일을 북동 방향을 향해 발사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현재 한·미·일에서 긴밀하게 연계해 분석 중이지만 발사된

경제

더보기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 불가피한 사유 있으면 상업적 합리성 확보 안 된 투자 허용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개최해 대미투자특별법인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안)을 통과시켰다. 대미투자특별법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전략적 산업 분야’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산업 분야를 말한다. 가. 조선. 나. 반도체. 다. 의약품. 라. 핵심광물. 마. 에너지. 2. ‘전략적투자’란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이하 ‘양해각서’라 한다)에서 대한민국이 전략적 산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약정한 2,000억 미합중국 달러의 투자(이하 ‘대미투자’라 한다)와 조선 분야에 대한 민간투자,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하여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한다)이 승인한 1,500억 미국 달러의 투자(이하 ‘조선협력투자’라 한다)를 말한다. 3. ‘한미 협의위원회’란 양해각서에서 규정한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이면서 대한민국과 미국이 각각 지명한 사람들로 구성된 협의위원회를 말한다. 4. ‘미국 투자위원회’란 양해각서에서 규정한 미국 상무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투자위원회


문화

더보기
사유와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삶의 여백’을 펴냈다. 이 책은 백두대간 대미산 자락의 산촌에서 살아가는 저자가 인생 후반부에 마주한 사유와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다. 도시에서의 치열한 시간을 내려놓은 뒤 자연 속 느린 생활을 이어 가며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과정이 담겨 있다. 저자 박태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영전략본부장과 인천·경기지역본부장을 역임했으며, 대학에서 보건학을 연구하고 강의해 왔다. 현재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느림의 모놀로그’, ‘새벽의 고요’, ‘저물녘 오솔길’ 등 에세이와 여행 에세이 ‘旅路 - 나그네 길’ 등을 통해 꾸준히 글을 발표해 왔다. ‘삶의 여백’은 은퇴 이후의 시간을 새로운 성찰의 시기로 바라본다. 책에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 아내와 함께 걷는 산길,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 자연 속 일상의 풍경 등 다양한 장면이 등장하며 인생 후반부의 의미를 탐색한다. 특히 이 책은 개인적 경험과 문학적 사유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멜빌의 ‘모비 딕’, 카뮈의 ‘시지프 신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카프카의 ‘변신’, 프롬의 ‘사랑의 기술’ 등 세계문학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집착과 부조리, 사랑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