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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경화 “은퇴는 없다. 지금 연주는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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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서 2년 만의 리사이틀 하는 ‘바이올린 여제’… “은퇴 선언은 만우절 농담”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지난 1일 클래식계는 뒤집어졌다. '바이올린계의 대모' 정경화(67)가 깜짝 은퇴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KBS 클래식 FM '장일범의 가정음악'에서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이라면서 진지하게 은퇴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경화는 그런데 이날 프로그램이 끝나기 전 말했다. "오늘이 만우절."

2년 만에 한국에서 여는 단독 콘서트 '불멸의 바이올린'을 앞두고 6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정경화는 "만우절 농담은 미안하다"며 웃었다.

'동양에서 온 마녀'로 통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로 유럽 무대를 누빈 그녀의 얼굴은 여유와 넉넉함이 묻어났다. 지난 1973년과 1978년에 프랑스에서 녹음된 라이브 음원이 최근 음반으로 발매됐는데 정경화의 젊은 시절을 담은 재킷 사진 속 그녀 눈빛은 도도했다.

이날 눈빛은 세상을 통달한 그 누군가와 닮았다. "저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든 개인적인 것이든 뭐든 질문하라"고 했다. "어렸을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웃기는 걸 좋아해서"라면서 또 웃었다.

은퇴는 이미 한차례 저절로 했다고 했다. 앞서 2005년 왼손 검지를 다쳐 연주 활동을 못했던 것을 가리킨다. "지금 연주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은퇴할 생각은 없다. 그날 저녁(공연)만 생각하면서 연주한다"고 말했다.

정경화는 2011년 재기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벌였다. 2013년 15개 도시 아시아 순회연주를 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리버풀, 퍼스(스코틀랜드)에 이어 약 3000석 로열페스티벌 홀을 가득 메운 런던 공연으로 영국 컴백 무대를 선보였다.

런던 로열페스티벌홀은 현지 언론으로부터 일제히 호평 받았으나 '기침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연 도중 아이가 기침을 하자 정경화가 그 아이의 부모에게 '아이가 더 큰 뒤에 데려오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녀는 "예술은 옆에서 항상 교육을 시켜야 한다. 듣는 매너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석좌교수 직을 통해 학생들을 1대 1로 카운셀링을 해주고 실내악 코칭을 진행하는 등 젊은 음악가 교육에도 한창이다. "한국 연주자들을 해외와 연결하는 등 도와주는 것이 꿈"이라면서 "학생들이 조언을 잘 받아줘 고맙게 생각한다. 꾸준히 어드바이스를 주고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힘이 되도록 밀어주는 것이 의무다. 가끔 가다 결혼 관련 조언도 해준다.(웃음)"

5월에는 보스톤에 위치한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제시 노먼, 러셀 셔먼 등과 함께 명예박사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뉴잉글랜드 음악원과는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데, 4년 전에 편지가 왔더라. 네모난 모자(학사모)는 고등학교 때 쓰고 이후로 처음 쓴다. 대학교 졸업 때는 연주 때문에 못 갔다. 그게 제일 기대된다.(웃음)"

28·30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콘서트는 도쿄 2회 공연을 포함하는 일본 6회 공연 후 이어지는 피날레다. 총 8회의 무대는 2개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의 최고봉 '크로이처'(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를 중심 레퍼토리로 꾸린다.

28일에는 다른 2개의 베토벤 소나타(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제7번), 30일에는 포레와 그리그 소나타를 배치했다. 이틀간 총 5개의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정경화가 연주 무대에서 베토벤 소나타만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 약 4년 간 정경화와 호흡을 쌓아온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힘을 보탠다.

"이번에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 7, 9번을 들려주지만 여름에는 제일 좋아하는 베토벤 10번을 연주한다. 1, 3, 4, 6, 8번 다섯개는 베토벤 소나타 사이클로 들려줄 거다. 이 나이에 프로그램을 계속 새롭게 준비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보란듯이 컴백한 정경화가 연주 외에 가장 주력하는 일은 다양한 사회 기여 활동. 특히 아프리카 생명 살리기 자선음악회, 르완다를 방문해 후원아동을 만나 음악회를 열고 있다. 얼굴에 넉넉함이 묻어났던 이유다.

"연주는 연주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원하는 것은 봉사다. 르완다에 처음 갔을 때 축복을 봤다. 아이들과 시민들이 얼마나 순수한지. 10년 전 뉴욕에서 (영화) '호텔 르완다'를 보고 아들과 너무 충격을 받았다. 우리도 한국 전쟁을 겪었으니. 이게 내 소명(Calling)이라 생각한다. 2005년 손이 아파서 연주를 못하게 됐을 때 내 소명이 뭔가 생각했다. 기적적으로 나아서 연주를 하고 공연 포스터를 봐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정경화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수차례 위로했다.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친 언니인 첼리스트 정명화(71), 케너와 함께 러시아 작곡가 안톤 아렌스키(1861~1906)의 피아노 삼중주 D 단조 '비애'(Elegia)를 희생자들에게 헌정했고, 그에 앞서 헌정곡 '내 영혼 바람되어'를 디지털 싱글로 발매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는 16일 1주기를 앞두고 있다. "계속 위로를 하고 싶다. 세월호뿐 아니라 아픔이 있는 어디든지 말이다. 위로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있으면 계속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한도 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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