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남자 프로농구 주관단체 KBL을 향한 팬들의 성난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일부 팬들이 대형 플래카드를 펼쳐 KBL을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3쿼터 시작과 함께 귀빈석 맞은편 관중석에서 'KBL 총재만을 위한 경기인가? 묻고 싶다. 자질과 열정이 없다면 자리만 지키지 말고 사퇴하라'는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가 올라왔다.
김영기 총재는 앞서 1~3차전에서 체육관을 찾지 않았다가 이날 처음으로 직접 관전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KBL과 김영기 총재를 비판하는 플래카드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1차전이 열린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울산 팬들은 '더 이상은 못 참겠다. KBL의 무능 행정', '먹고 살기 바쁜 평일 5시가 웬말이냐', '소통없는 독재정치 김영기는 물러나라'는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꺼냈다.
2차전 경기 시간 때문이다.
KBL이 평일에 열리는 경기의 시간을 오후 7시에서 5시로 급하게 변경하면서 현장을 찾는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지상파 중계를 이유로 양해를 구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어 2일 3차전이 열린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원주 팬들은 김영기 총재를 겨냥하는 문구로 성난 팬심을 피력했다.
지난해 7월 새롭게 총재 자리에 앉은 김영기 총재는 현장과의 소통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외국인선수 2명 동시 출전 제도를 도입했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안들도 일방적이어서 반발을 샀다.
속공과 고득점을 장려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U1 반칙'이 대표적이다. 현장에 혼란을 안겼다. 일관성이 없어 시즌 내내 감독과 선수는 헷갈려했다.
또 국제농구연맹(FIBA) 룰을 도입해 몸싸움을 장려하려고 했지만 기준이 자주 바뀌어 심판들마저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KBL은 최근 내부 인사 출신의 '심판들이 윗선과 감독들의 눈치를 본다. 재계약 때문에 소신 있는 판정을 하기 어렵다'는 주장에 "주관적 생각"이라고 일축했지만 의혹을 잠재우지 못했다.
2일 3차전에서는 기록원이 경기 도중에 퇴장하는 보기 힘든 장면도 나왔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거친 항의가 표면적인 이유지만 근본적으로 KBL이 감독관의 판단 기준을 정해주지 않아 발생한 문제였다.
김영기 총재 이하 이재민 사무총장, 이성훈 경기이사 등이 현 집행부의 핵심 인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