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뉴욕에서 포도당 링거주사를 잘못 맞고 두 발과 두 손이 괴사하는 후유증으로 절단한 60대 한인 여성이 한국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21일 A섹션 16면에 포도당 링거주사 후유증으로 사지절단의 충격적인 피해를 입은 장 모(62)씨의 사연을 상세히 소개했다.
장씨는 지난 2013년 뉴욕 플러싱의 한 중국계 병원에서포도당 링거 주사를 맞은 뒤 실신, 구급차로 퀸즈뉴욕병원(NYHQ)으로 옮겼지만 팔과 다리가 썩어 들어가 두 다리의 무릎 아래와 양 손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장씨는 그해 12월 아시안 커뮤니티에 만연한 포도당 링거 주사의 대표적인 피해자로 뉴욕 타임스 등 주류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된 바 있다.
뉴욕 타임스는 포도당 링거액의 무분별한 사용이 오남용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흔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장씨는 이듬해 1월 한국 가족에게 돌아갔다. 타임스는 장씨가 한국의 재활센터에서 수 개월 간 치료를 마치고 마침내 지난 2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자녀 3명이 시련을 극복한 그녀의 첫 걸음을 축하하는 비디오를 촬영하는 풍경을 소개했다.
퀸즈 플러싱에서 홀로 생활하며 한 스파에서 마사지사로 일했던 그녀는 한국과 중국의 많은 이민자들이 그러하듯 근처 병원에서 이따금 포도당 링거를 맞았다. 2013년 2월16일 감기 증세를 느낀 그녀는 중국계 개인병원에 가서 70달러를 내고 링거를 맞았다. 곧 정신을 잃은 그녀는 앰블런스에 실려 응급실에 왔다. 패혈성 쇼크였다.
장씨는 "내가 살거라고 아무도 생각못했다. 그래서 남편과 아이들이 한국에서 와서 마지막을 준비했다. 병원에 있던 처음 몇 주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못한다. 지금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10개월여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2014년 1월 귀국한 그녀는 휠체어에서 침대를 오르내리고 식료품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가는 일상생활에 익숙해졌다.
돈을 벌기 위해 홀로 뉴욕에 온 이후 지난 10년 간 남편 김모(71) 씨를 비롯한 가족들은 몇 번 만나지 못했다. 남편은 심장병으로 일을 하지 못한다. 그녀는 뉴욕에서 주 6일 간 하루 18시간을 일하기도 했다.
장씨의 남편은 "아직도 믿을 수 없다. 링거주사 한번 맞고 아내가 이런 모습이 됐다는 게 도무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심장 문제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얼마 전 택시운전을 시작했다. 한달에 120만원(1100달러)을 벌지만 다행히 한국의 의료보험 덕분에 이 돈으로 아내의 재활치료비 부담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장씨는 의족을 착용하고 걷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근력을 키우기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한다. 그녀는 긍정적이다. 이제 운전도 배울 생각이다.
장씨는 2013년 퀸즈의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처음 링거를 놓은 병원과 후송돼 다리 절단수술을 한 병원 의사들을 고소한 상태이다.
장씨의 법정대리인 로즈마리 아놀드 변호사는 "병원에서 링거를 처방한 것은 의사가 아니라 병원 직원이었다. 뉴욕병원 퀸즈도 적절한 진단을 내리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특히 나이많은 아시아 이민자들이 정맥주사를 맞는 것은 이들의 모국에서는 감기나 해열제, 위통 등 치료제로 흔히 처방하는 방법이지만 많은 의사들은 포도당 링거의 효과가 설탕물을 마시는 것과 다르다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환자들은 병원 치료 대신 주사와 포도당 백을 사서 집에서 수액을 맞기도 한다. 처방전없이 이런 것을 하는 것은 물론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장씨는 여생을 사람들에게 포도당 링거 남용의 위험성을 알리는데 쓰고 싶어 한다. 그녀는 "링거 주사를 함부로 맞아서는 안 된다. 정말 몸이 힘들지 않다면 절대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