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중국의 장쩌민(江沢民) 전 국가주석의 부친이 구 일본군의 협력자였다고 고발해 장쩌민의 노여움을 산 뒤 정권 전복 선동죄로 징역 10년의 판결을 받은 역사학자 뤼자핑(呂加平) (73)이 지난 17일 석방됐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뤼자핑이 가족에게 "석방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를 얻은 것이다"라고 말해 중국 지도부가 '장 전 주석 배제' 방침을 굳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최고지도자 측을 거명하며 비판한 정치범이 형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고 석방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권력 집중을 추진하는 시 지도부는 장 전 주석의 인맥을 적발하고 있으며 장 지도부 시절의 일부 결정을 번복하는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에 따르면 뤼자핑이 수감됐던 후난성(湖南省) 감옥의 간부가 2월 그에게 시진핑과 리커창(李克強) 총리 앞으로 "석방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도록 지시했으며 발송한 지 수 일 후인 17일 "병 치료를 위해" 석방됐다.
정치범은 형기 만료로 출옥한 후에도 치안 당국이 노골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상례지만 뤼의 행동에 눈에 띄는 제한은 없는 듯 하다.
그는 교도통신의 전화취재에 응해 "심장질환과 고혈압을 앓고 있지만 몸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석방에는 고 후야오방(胡耀邦) 총서기의 아들 등 복수의 '훙얼다이(紅二代, 공산당 혁명에 참가한 고급 간부의 자제)'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지도부는 최고간부였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및 지난 15일 사망한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 장 전 주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간부들도 적발해 왔다.
뤼자핑은 장 전 주석의 부친이 구 일본군의 협력자이며 그 경력을 숨기기 위해 숙부이자 '공산당 열사'인 장상칭(江上青)의 양자가 됐다는 것 등을 지적한 글을 2009년과 2010년에 잇따라 발표했다
그는. 2011년 5월 베이징시(北京市) 중급인민법원(지방법원)에서 징역 10년의 판결을 받았고 2012년에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