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0.22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저 지금 진지해요"…영화 '스물' 이준호의 또 다른 스물

URL복사

[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에서 '세 명의 스무 살' 중 한 명인 동우를 연기한 그룹 '2PM'의 이준호(25)는 극에서 정말 스무 살처럼 보인다. 나이보다 앳돼 보이는 이준호의 외모 덕이 없지는 않겠지만, 스무 살을 연기하는 스물다섯 이준호가 정말 그 나이로 뵈는 건 영화 속 그가 정말 스무 살이 돼 있기 때문이다.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인 상황의 동우는 과거 청춘영화의 주인공처럼 삶의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진 듯한 표정 따위는 짓지 않는다. 자신을 비하하며 괴로워하기보다는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는 낙관, 답답한 미래에 화를 내다가도 '뭐라도 되겠지'라며 짓는 눈웃음은 이준호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더해져 스무 살의 리얼리티를 만든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스물'에서의 이준호가 정말 동우처럼 보이는 이유는 그가 정말 스무 살이 돼 있기 때문이다. "스무 살때는 일만 했다"는 이준호는 영화를 통해 "내가 일을 하지 않았으면 겪었을 평범한 스무 살을 영화를 통해 살았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스물'의 현장은 일한 기억이 아니라 좋은 추억이에요. 3개월간의 촬영이 새로운 스무 살의 기억을 만들어 줬죠."

동우의 집은 망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재수를 택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에게는 고등학생 동생과 두 명의 어린 동생이 있다. 엄마는 일 한 번 안 해본 여자다. 동우는 가장이다. 그의 스물은 찌질하고, 비루하고, 처연하다.

그래서 누군가는 '아이돌 스타' 이준호에게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너는 겨우 스무 살에 엄청난 성공을 하지 않았느냐'고, '네가 이런 스물의 아픔을 알고 연기를 하는 거냐'고. 이준호는 망설이지 않고 말한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다만 나이가 스무 살이 아닐 뿐이었다"고.

"연습생 생활을 4년 했어요. 동우처럼 꿈을 좇아 사는 생활이 저도 있었어요.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잦았죠. 동우처럼 미래가 불확실했으니까요. 전 동우처럼 포기할 용기가 없었나 봐요.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가 지금 이런 거죠."

경재(강하늘)는 동우와 치호(김우빈)에게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다. '스무 살은 우리의 미래가 결정되는 시기여서 인생의 중간 지점이고, 우리는 진로를 결정해 앞으로 걸어가야 한다. 어서 우리 길을 정하자.' 동우와 치호는 답한다. '꼭 지금 결정해야 해?' '스물'의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은 "스무 살은 잠시 세상에 나가기에 앞서 잠시 머무르고 싶어하는 나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이 맞는다면, 평범한 스무 살이 겪었을 통과의례를 이준호는 고등학교 시절 통과했다. 그래서 그는 남들보다 빠른 스무 살에 세상에 나왔다. 그러니 이준호가 연예인이라는 건 시비를 걸 만한 게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이준호에게 '스무 살의 유예(猶豫)'가 그렇게 끝나버린 건 아니다. 나이도 스물을 넘겼고, 그 나이 때 겪을 일들을 이미 견뎌냈지만, 새로운 출발에 앞에 섰다는 점에서 그는 다시 스물로 돌아가 있다. 연기자로 새 출발을 알리는 시점에서 그가 '스물'에 출연한 건 의미심장하다. "저 정말 진지해요"라고 말하는 이준호는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 스물의 상황을 맞았다. 

"'감시자들'에서 과분한 평가를 받았지만, 그때 제 출연 분량이 딱 7분이에요. 이번에는 주연작이니까, 정말 연기를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요. 영화를 보셔서 알지만, 정말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했어요.(웃음) 제가 그렇게 못생기게 나올 줄은 정말…. 그래도 즐거워요. 제가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게 될지 저도 궁금합니다."

가수로서는 이미 절정을 찍었지만, 연기로 분야를 옮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함께 연기한 김우빈, 강하늘 등 또래 배우들은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고 치고 나가는 중이다. '연기 스무 살' 이준호에게 평범한 스무 살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같은 건 없을까. 그는 딱 잘라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제 막 공부하는 시기잖아요. 가수로서 제가 이룬 것을 연기 쪽에서도 이어가야겠다는 안이한 생각을 했다면 조연부터 시작하지 않았을 거예요. 천천히 좋은 작품에서 좋은 캐릭터를 맡아 가면서 잘해보고 싶어요. 자신감은 있어요."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 주제로 제93회 모닝포럼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는 오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 아도니스홀에서 「새로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의 돌파전략」을 주제로 ‘제93회 이노비즈 모닝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모닝포럼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 이노비즈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강형근 HK&Company 대표를 초청해 실전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 ESG 경영, 디지털 전환 등 산업 전반의 구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중소기업은 기존 내수 중심 성장 모델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신시장 개척’과 ‘혁신 경영전략’을 통해 이노비즈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특히 이날 강연자로 나서는 강형근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에서 브랜드 리포지셔닝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도한 인물로, 글로벌 기업에서 축적한 조직혁신, 브랜드 전략, 리더십 전환의 노하우를 이노비즈기업의 현실에 맞춰 전달할 예정이다. 포럼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 10월 24일(금)까지 이노비즈협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하면 된다. 협회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스포트라이트 받는 주인공 뒤에 숨은 조력자를 기억하자
지난 1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축구 평가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단연 오현규였다. 그는 후반 30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러나 그 골의 배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제치는 현란한 드리블 후 냉정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찬스를 만들어낸 또 다른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이강인이다. 그는 전방으로 빠르게 침투한 오현규에게 정확한 타이밍의 패스를 연결해 골의 90%를 만들어 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조명은 오직 골을 넣은 선수에게만 쏟아졌고, 이강인의 이름은 짤막이 언급되었다. 지난 21일 한국프로야구 2025 플레이오프 한화 대 삼성의 3차전에서 한화가 5대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단연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구원투수로 나와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문동주였다. 그런데 사실 한화가 역전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어린 문동주를 노련한 투수 리드로 이끌어간 최재훈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후 역투한 문동주와 역전 투런 홈런을 친 노시환만 승리의 주역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최재훈의 이름은 언급조차 없다. 이러한 장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