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0.5℃
  • 맑음강릉 5.0℃
  • 연무서울 3.1℃
  • 박무대전 1.9℃
  • 박무대구 3.2℃
  • 연무울산 5.4℃
  • 박무광주 3.4℃
  • 연무부산 7.2℃
  • 흐림고창 0.7℃
  • 구름많음제주 7.4℃
  • 흐림강화 0.6℃
  • 흐림보은 -0.7℃
  • 흐림금산 -1.0℃
  • 맑음강진군 3.4℃
  • 흐림경주시 5.3℃
  • 맑음거제 7.1℃
기상청 제공

문화

세월호 사고로 기억하는 슬픔·죽음…‘조각·네온·사진으로’

URL복사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저 바다 건너서~’(연가: 戀歌))

어릴 적 수학여행이나 바닷가 캠프파이어에서 통기타 반주에 맞춰 손뼉 치며 빠른 템포로 흥겹게 불렀던 이 노래,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 노래가 가슴을 후벼 판다. 굉장히 느린 템포로 깊고 조용히 반복적으로 흘러나와 가슴을 적신다.

노래를 따라 지하 1층 전시장으로 내려가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닿을 듯 말 듯한 높이로 설치된 구명동과 구명환, 그 밑으로 조용히 반짝이는 성탄절 전구가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마구 부서져 뒤섞인 잔해들이 널려 있는 모습 때문이다. 벽 한쪽에는 축 늘어진 어떤 이의 두 다리만 포착한 사진 한 장이 걸려 있다. 한쪽 귀퉁이에는 낡은 합판에 불이 꺼질 때마다 야광 물감으로 쓰인 ‘나를 잊지 마!’라는 글귀가 드러난다.

‘배(船)’의 형태는 없지만,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세월호 참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건드린 작가는 심승욱(43)이다. 작품은 세월호 사건을 내용으로 제작했지만,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사회적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정부의 무능함 같은 피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같은 부모의 처지에서 그들이 느꼈을 어떤 두려움 같은 것을 깊이 있게 담아보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세월호 사건에서 기억하는 슬픔과 순수한 인간의 심리적 태도’다.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세월호 음모론 등이 제기되는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는데, 이들이 무슨 말을 해도 그때의 사건은 비극적이고 슬픈 사건이었다”며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만큼 큰 상실감과 우울함이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배를 등장시키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슬픔을 얘기하기에 앞서 그 사건의 공포감이 작업을 지배할 것 같아서 배를 완전히 배제했다”고 했다.

한쪽 벽면에 영어로 ‘오브 더 캐피털(of the capital), 포 더 캐피털(for the capital), 바이 더 캐피털(by the capital)’이라는 네온으로 만든 글이 붙어 있다. 미국 링컨 대통령이 말한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문구를 ‘자본의, 자본을 위한, 자본에 의한’으로 바꿨다. “이 작업은 일종의 결과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문제의 발생 원인에는 결과적으로 돈이 결부돼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링컨 대통령의 연설을 바꿔봤다”고 설명했다.

전시장 1층에는 레고 모양의 틀을 이용해 검은색 합성수지를 재료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했다. 작은 유닛들을 쌓아 올리거나 무너뜨린 형태의 조각이 구축과 해체 사이의 모호한 지점을 포착한다.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이 낳은 구축과 해체라는 개념의 모호한 상관관계를 표현했다.”

전시장에 ‘연가’를 깔아놓은 이유는 “‘노란 리본’의 의미다. 아직 나오지 못한 9명에 대한 기다림”이라며 “이 노래가 적절할 것 같아 노래 잘하는 동료 작가 한정림에게 부탁해 녹음했다”고 밝혔다.

심승욱은 지난해 사치&푸르덴셜 아이 어워즈 조각 부문 대상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국제미술상인 이탈리아 ‘아르테 라구나 상’의 조각 및 설치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번 전시는 ‘부재(不在)와 임재(臨在) 사이’이라는 주제로 12일부터 4월8일까지 열린다. 02-725-1020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복귀, 16일 서울특별시장 후보자 추가 공천 접수 공고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지난 13일 사퇴를 선언했던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업무에 복귀했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5일 입장문을 발표해 “지금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심각한 위기 속에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작은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다”라며 “의사가 심장이 멈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전기충격을 가하듯이 지금 우리 당에도 그 정도의 결단과 충격이 필요하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에 의해 존망이 위태로울 수준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어제 저녁 당 대표께서 공천혁신을 완수해 달라며 공천관리위원장인 저에게 공천과 관련된 전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저는 그 말씀을 권한이나 힘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지금의 위기 속에서 누군가는 책임지고 결단하라는 당과 국민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그 권한을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염치없지만 다시 공천관리위원장직을 수행하겠다.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 역시 제가 지겠다”고 밝혔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발표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월요일(3월 16일) 서울시장 후보 추가 공천 접

경제

더보기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 불가피한 사유 있으면 상업적 합리성 확보 안 된 투자 허용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개최해 대미투자특별법인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안)을 통과시켰다. 대미투자특별법 제2조(정의)는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전략적 산업 분야’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산업 분야를 말한다. 가. 조선. 나. 반도체. 다. 의약품. 라. 핵심광물. 마. 에너지. 2. ‘전략적투자’란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의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이하 ‘양해각서’라 한다)에서 대한민국이 전략적 산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약정한 2,000억 미합중국 달러의 투자(이하 ‘대미투자’라 한다)와 조선 분야에 대한 민간투자, 보증, 선박금융 등을 포함하여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한다)이 승인한 1,500억 미국 달러의 투자(이하 ‘조선협력투자’라 한다)를 말한다. 3. ‘한미 협의위원회’란 양해각서에서 규정한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이면서 대한민국과 미국이 각각 지명한 사람들로 구성된 협의위원회를 말한다. 4. ‘미국 투자위원회’란 양해각서에서 규정한 미국 상무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투자위원회


문화

더보기
사유와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삶의 여백’을 펴냈다. 이 책은 백두대간 대미산 자락의 산촌에서 살아가는 저자가 인생 후반부에 마주한 사유와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다. 도시에서의 치열한 시간을 내려놓은 뒤 자연 속 느린 생활을 이어 가며 삶을 다시 돌아보는 과정이 담겨 있다. 저자 박태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영전략본부장과 인천·경기지역본부장을 역임했으며, 대학에서 보건학을 연구하고 강의해 왔다. 현재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느림의 모놀로그’, ‘새벽의 고요’, ‘저물녘 오솔길’ 등 에세이와 여행 에세이 ‘旅路 - 나그네 길’ 등을 통해 꾸준히 글을 발표해 왔다. ‘삶의 여백’은 은퇴 이후의 시간을 새로운 성찰의 시기로 바라본다. 책에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 아내와 함께 걷는 산길,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 자연 속 일상의 풍경 등 다양한 장면이 등장하며 인생 후반부의 의미를 탐색한다. 특히 이 책은 개인적 경험과 문학적 사유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멜빌의 ‘모비 딕’, 카뮈의 ‘시지프 신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카프카의 ‘변신’, 프롬의 ‘사랑의 기술’ 등 세계문학 작품을 통해 인간 존재의 집착과 부조리, 사랑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