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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특집]줄줄 새는 건강보험…억대 소득에도 건보료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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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소득 4천만원 넘는 4827명 건보료 한 푼도 안내”
·“지역가입자 건보료, 늘어난 소득보다도 많이 증가”

[시사뉴스 이상미 기자]#A씨는 2012년 근로·기타소득 3311만원, 연금소득 3698만원, 이자·배당소득 2168만원으로 총 9177만원을 벌어들였지만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 가족의 피부양자로 인정돼 건보료를 한 푼도 부담하지 않았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인 B씨는 2011년 연간 소득이 491만원에서 이듬해 501만원으로 겨우 10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B씨가 부담할 건보료는 2012년 24만5860원에서 2013년 79만8530원으로 소득 증가분의 다섯 배인 55만2670원이나 늘었다.

일부 고소득층의 건보료 무임승차와 가입자간 형평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감사원이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의 가입 자격부터 보험료 부과 및 징수, 보험급여 관리까지 운영실태 전반을 점검한 감사결과를 10일 이같이 공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6월부터 한 달 간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국민건강보험, 근로복지공단 등 4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제도 불합리로 가입자간 형평성 ‘위배’

감사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직장가입자의 친족 중 소득이 일정 금액 이하일 경우 건보료를 면제하는 '피부양자'를 선정하면서 소득 총액이 아니라 근로·기타소득, 이자·배당소득, 연금소득 등 각 항목당 4000만원 이하라는 기준만 적용했다. 이 때문에 A씨처럼 총소득은 억대에 가까우면서도 종류별 소득이 각각 4000만원 이하라는 요건에 해당돼 건보료를 면제받는 불합리한 경우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감사원이 2012년도 소득이 있는 피부양자 264만명을 분석한 결과 4827명이 총소득 4000만원을 초과하는데도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했다.

감사원은 “피부양자 소득기준은 독립적 생계가 곤란해 친족에게 생계를 의존하는 상황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므로 피부양자의 소득금액 총액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피부양자의 소득기준에 '소득금액 총액 4000만원 이하'라는 기준을 추가할 경우 연간 152억원의 보험료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반면 복지부가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산정방식을 '세대별 연소득 500만원'이라는 기준으로 차등 운영하고 있는 것은 저소득층 지원이라는 목적과는 반대로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씨의 경우처럼 연소득 500만원 이하인 세대가 소득이 증가해 5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산정방식 변경으로 인해 늘어난 소득보다 건보료가 많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직장가입자의 경우는 보험료부담 증가 방지를 위해 퇴직 후 2년까지 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지역가입자에게는 그와 같은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이 2012년부터 보험료 산정방식이 변경된 지역가입자 33만9000세대를 분석한 결과 건보료가 소득 증가액의 50% 이상으로 늘어난 경우가 2996세대에 달했으며 776세대는 아예 보험료 증가분이 소득 증가액보다 많았다.

감사원은 복지부에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선정시 기존 소득종류별 요건 외에 소득 총액에 대한 요건도 새로 추가토록 했다. 소득 증가로 건보료 산정방식이 변경된 저소득층 지역가입자에 대해서는 일정한 유예기간 동안 보험료 증가액 비율의 상한선을 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자료활용 미비로 보험료·체납액 2500억원 못받아

이번 감사를 통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관련 자료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등 허술한 징수 체계로 약 2500억원의 보험료와 체납액이 걷히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건보공단은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과 근로복지공단(고용·산재보험)으로부터 보험료를 산정받아 4대 보험을 통합적으로 징수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우선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재산을 파악해 보험료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행정자치부가 보유한 취득세 과세자료와 국토교통부의 토지분할·합병 자료, 전·월세 확정일자 신고자료 등을 활용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역가입자 명의로 된 부동산이 무더기로 누락되면서 수억원대의 주택 소유자를 포함해 16만8554세대가 내야 할 건보료 355억여원이 누락됐다. 수십억대의 전세 계약자 등 3만3364세대의 전·월세 세입자들에 대해서도 49억여원의 건보료가 부과되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근로자들로부터 4대 보험을 원천징수하고도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는 기업체들에 대한 체납관리 업무도 소홀히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공공기관과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계약대금에 대한 채권을 압류할 수 있는데도 공단이 적극적 조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1000만원 이상 보험료를 체납하고 공공기관과 100만원 이상의 조달계약을 체결한 사업자들을 점검한 결과 2983개사(1487억원 체납)의 채권을 압류할 경우 1131억원을 징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또 건보공단이 법원(근저당권설정)과 국세청(국세환급금), 관세청(관세환급금), LH(보상금 지급)가 각각 보유한 자료를 활용할 경우 4대 보험료 체납액 984억원을 걷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감사원은 건보공단에 보험료 산정을 위한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사업자들에 대한 체납 보험료 징수도 철저히 하라고 요구했다.

◆음주운전자도 산재승인…보험재정 ‘줄줄’

주먹구구식 행정으로 주지 말아야 할 보험료까지 내준 사례도 적발됐다.

산재보험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범죄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산재보험 지급대상이 아닌데도 근로복지공단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5명에게 2억6000여만원의 보험급여를 지급했다.

공단은 해당 근로자들이 음주운전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보험급여 지급을 신청했는데도 경찰의 교통사고사실 확인원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건보공단의 경우 장애인들에 대해 전동휠체어 등의 보조기구를 지급하고 보험료를 경감하는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이 없는 13만6000세대에 보험료 18억원을 경감해 주고 건강보험 적용대상이 아닌 426명에게는 2억원 상당의 장애인 보조기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로부터 장애인 자료를 제공받아 '건강보험정보시스템'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장애인 자격 변동 및 상실내역을 제대로 연동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복지부와 다르게 구축된 건보공단의 장애인 자료에 대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토록 주의를 줬다. 근로공단에 대해서는 음주운전까지 산재로 인정한 직원을 징계처분하고 보험급여 회수와 고발 등의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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