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설 연휴 직전 일부 개각을 마무리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번 설 연휴는 그간의 고비를 뛰어넘고 국정에 활력을 되찾기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설 이후 집권 3년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국정동력을 되찾아 추락했던 지지율을 되살리기 위한 모멘텀을 마련해야 할 때다. 시기적으로 보더라도 대통령의 3년차는 사실상 국정 성과를 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대신에 이 시기를 놓칠 경우 조기 레임덕과 함께 국정 주도권을 회복하기가 요원해질 수 있다. 박근혜정부의 성패를 쥔 중요한 시기를 맞게 된 셈이다.
◆설 민심, 국면전환 향배 가를 듯
취임 2년차에 닥친 세월호 참사와 인사파동 등 악재로 인해 위기를 수습하기에 바빴던 박 대통령은 청와대 문건유출 파문과 증세 논란 등을 거치면서 최대 위기국면에 처해있다.
더욱이 올 들어 정치권의 인적쇄신 요구에 호응해 내놓은 '이완구 국무총리 카드'는 녹취록 논란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속에 참신성을 잃으면서 박 대통령의 부담은 더 커졌다.
현역 여당 국회의원 2명을 입각시키는 등 당·청 관계를 회복하고 친정체제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일부 개각을 지난 17일 단행했지만 국면을 전환할 만큼 큰 파급력을 가져오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청와대 문건유출 논란의 와중에 쇄신의 화살이 집중됐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일단 사의를 수용했지만 설 연휴 이전 후임 인선은 마무리짓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맞은 설 민심은 향후 박근혜정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설 연휴 직후에는 집권 3년차에 돌입하게 되는 만큼 설 이후가 국면 전환의 중요한 향배가 될 전망이다.
만약 '그래도 박근혜정부가 힘을 받아야 한다'는 민심이 확산될 경우 다가올 3년차에 국정동력을 끌어올리는 불씨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고해진다면 남은 임기 내내 성과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서실장 인선 통해 소통 개선 모색…3년차, 성과 창출할 시점
박 대통령에게 닥친 최우선 과제는 일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되찾는 일이다. 임기 초반 60%대를 달리던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20∼30%대로 주저앉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에게는 민심 회복을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림으로써 집권 3년차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
이를 감안하면 설 연휴 이후 마무리할 후임 비서실장 인선이 가장 코앞에 닥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간 '불통' 이미지를 각인시켜왔던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하기로 결정한 만큼 참신한 인선을 통해 소통하는 정부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경제활성화는 박 대통령이 줄곧 외쳐온 부분인 만큼 이제는 성과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연말정산 논란 속에 촉발된 증세문제 등 경제적인 박탈감은 민심 이반의 중요한 요인이 됐다.
지난 2년이 경제활성화의 기틀을 다지는 시기였고 '세월호 사고' 등 예기치 않은 사고를 수습하는 데 주력해야 했던 시기라면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를 국민들 앞에 보여줘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밝힌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과 함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본격적인 추진을 통해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신뢰감을 보여줘야 할 상황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박차를 가해온 통일준비와 관련해서도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해 실질적인 진전을 모색할 때다.
신년에 남북 정상이 서로 정상회담에 대한 의사 표명을 했지만 여전히 남북관계는 답보상태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올해 설 이전 이산가족 상봉도 무산됐다.
그러나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걸림돌로 남아있는 난제들이 오히려 남북관계 개선의 중요한 촉매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대화국면을 조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