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1.1℃
  • 구름조금강릉 6.6℃
  • 맑음서울 1.5℃
  • 맑음대전 3.9℃
  • 구름많음대구 3.4℃
  • 흐림울산 5.0℃
  • 구름조금광주 4.3℃
  • 흐림부산 5.4℃
  • 구름조금고창 3.7℃
  • 구름많음제주 6.8℃
  • 맑음강화 0.0℃
  • 맑음보은 2.9℃
  • 구름조금금산 3.3℃
  • 구름조금강진군 4.8℃
  • 흐림경주시 3.3℃
  • 구름많음거제 5.3℃
기상청 제공

문화

옛돌박물관을 찾아서

URL복사

옛돌에 묻어나는 역사의 향


한민족 석조문화재의 보고(報告) 세중 옛돌박물관



 



그는 지금 이곳에 아니 계시옵니다. 육신을 떠나 그의 영혼은 시간 속으로 시간속으로 걸어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혼자서 돌이 되었습니다.

시간으로의 여행. 5500여평 부지에 87종, 약 6천여 점의 전통 석물들을 모아 전시한 세중옛돌 박물관은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에 위치하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과거로의 여행을 묵묵히 권하고 있다.

귀여운 얼굴로 길가던 나그네의 발길을 붙들던 동자석·신당과 남근석, 우스꽝스런 표정의 장승과 벅수, 왕릉과 사대부가의 묘를 지키던 석수,
연자방아·돌하르방등 이제는 어쩌면 한국 미술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는 우리 옛 돌조각품들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 양지리 계곡 깊은 골에서 그들만의 옛 이야기를 나누며, 어설픈 서양문화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잃어버린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의 모습과
표정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오랜 인고의 풍상을 세월의 무게 가운데 얹어 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석조유물 박물관


용인시 양지면 양지리라는 지명처럼 양지바른 계곡 속에 부끄러운 듯 자리하고 있는 세중옛돌박물관을 들어서면 어느 이름모를 석공의 손끝에서
다듬어진듯한 석상들이 천년 세월을 간직한채 무뚝뚝하면서도 따스한 표정으로 반기고 있다. 화려한 문양과 수려한 형태를 자랑하는 다보탑은 아닐지라도,
세련된 예술가가 숨막힐듯한 기교로 밀가루 반죽처럼 주물러 놓은 유명한 조각품은 아닐지라도, 이곳의 석조 유물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욱 따사로운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이들을 쪼아낸 옛 석공들의 체온이 흐르고 있어서는 아닐까?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세중옛돌박물관은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으로서는 그 규모가 비교적 크지만, 워낙 수집된 유물들이 많다 보니 오히려
5,500평이라는 규모조차 작아 보일 정도다. 전시된 유물은 그 기능에 따라 민속신앙 관련 유물과 불교문화 관련 유물, 문묘와 관련된 유물,
지킴이 관련 유물 및 생활유물등으로 나뉘어 입구에서부터 「제 1전시관」을 시작으로 「제 14전시관」까지 14개의 전시관으로 구분지어, 울창한
숲과 계곡 가운데 전시해 놓았다.

이중에서 신석기 시대에서 철기시대에 이르는 각종 석기유물들을 갖춘 「제13전시관」은 유일하게 실내전시관으로 되어 있으며, 특히 2001년
7월 1일에는 일본으로 유출되었던 문화재 70점을 환수하여 특별 전시함으로써 박물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이 박물관의 설립자는
(주)세중의 천신일(60)회장으로 그가 전통석조유물들을 수집하게 된 동기도 재미있다.

그는 원래 백자와 목기에 관심이 많았었는데 1970년대말 우연히 인사동에 나갔다가 우리 석물사진 27점을 놓고 고미술상 주인과 일본인이
흥정하는 현장을 보고 항의하던 중 그 석물을 사들이면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우연히 시작된 돌 조각품 수집벽은 그후 20여년간 무려 6천여
점의 유물들을 모으게 되었고, 이제는 사재를 털어 국내 최초로 석조유물박물관을 세우게 된 것이다.


일본 유출 문화재 환수

이국의 낯선 땅에서 수십년을 한스럽게 보내온 문인석과 무인석·동자석 등의 옛 돌조각품들이 이제는 긴 여정을 마치고 고향땅으로 돌아와 미소짓고
있다.

2000년 10월 25일 정호영 전국방부 장관과 이건 한일친선협회 부회장등, 한·일양국 관련인사들의 협조로 일본인 소장자 쿠사카 마모루(日下守)씨로부터
환수하여 국내로 들여온 유출문화재는 문인석63점과 무인석 1점, 동자석 6점 등 모두 70점에 이른다.

능묘(陵墓)주위에 석물(石物)을 배치하는 풍습은 중국전한대(前漢代, BC206∼AD24)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는 당(唐)의 영향을
받아 8세기 중반 경에 능묘제도가 정비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고려시대에도 신라의 영향을 받아 능묘앞에 석인(石人)과 석수(石獸)를 세웠으며
조선시대에도 능묘앞에 석물이 배치되어 우리나라 특유의 묘제(墓制)로 정착되어 왔다.

일본에서 환수해 온 문인석은 조선 전기(前期) 양식인 복두공복과 조선 후기 양식인 금관조복(金冠朝服)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몇 점은
조각기법이 정교하고 규모도 커서 상당한 신분의 사대부가문 묘역에 세워졌던 유물로 추정된다. 무인석은 무장을 하고 칼을 든 석인으로 문인석에
비하여 숫적으로 많지 않아 구분하기 쉽다. 이번에 환수된 무인석은 관모형식이나 두손을 아랫배에 모으고 서 있는 모습 등에서 고려후기 복식의
특징을 나타내 주는 귀한 자료로 여말 선초(麗末鮮初)시기 석인의 형식을 보여 주고 있다.

문의: 031)321-7001(월요일 휴관)







석조유물 테마박물관으로 육성하고파

(주)세중 천신일 회장


-
언제부터 석조유조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젊은 시절부터 우리 고미술품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주말에 시간이 나면 인사동이나 장안동 고미술 거리를 찾아다니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백자나 서화 등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연히 인사동에서 우리 석물이 일본인에 의해 흥정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 일본사람이
돌아가고 난 다음 주인을 설득해서 우리 석물들을 대신 사들이게 되었으며 그후부터, 우리 석조유물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구체적으로 박물관을 설립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이렇게 시작한 석물수집이 2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제법 많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비록 취미로 시작한 수집활동이었지만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는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 박물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또,
이러한 공간을 만들어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에게 우리 선조들의 삶의 애환과 정신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교육장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 어떤 방법으로 수집했는가?

석조문화재를 수집하기 위해 다녀보니 의외로 국내에서는 일반인들의 관심이 부족하고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이 우리 석물의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외국인들에게 팔리고 있었고 특히, 일본인들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수집을 시작하였는데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즉, 정식으로 허가를 가진 골동품상들로부터 합법적으로
사들이는 것이로 일부는 알려진 소장가들로부터 사들이거나 기증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이러한 환수 활동은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나의 이런 행동이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우리 모두가 우리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회적 기풍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박물관의
기능을 강화하여 석조문화재 연구장소를 제공하고 석조유물에 대한 전문가를 육성하는 등 테마 박물관으로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김승호 기자 www.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대법원 예규 제정에도 여야 내란전담재판부 정면충돌...“연내 설치법 처리”vs“명분 없다...중단하라”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대법원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지만 여야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법률안의 국회 통과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법률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밝힌 반면 국민의힘은 이제 명분이 없음을 강조하며 관련 법률안의 국회 통과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해 “계엄군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국민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속하고 엄정한 내란재판과 내란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겠다. 신속한 내란 종식과 제2의 지귀연 같은 재판부 원천 차단을 위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반드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조희대 사법부는 12·3 내란 이후 1년이 넘도록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책무인 내란청산을 외면해 왔다. 지귀연 재판부의 노골적인 늑장 재판을 방치한 결과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예규 하나로 내란재판 지연과 사법불신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국회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통과시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 연극 ‘동물원 이야기’ 공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 ‘동물원 이야기(The Zoo Story)’가 12월 20일(토) 오후 2시 밀양아리나 꿈꾸는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번 공연은 밀양시가 주최하고 대경대학교 공연예술ICC가 주관하며, 극단 가변과 극단 예빛나래가 공동 제작했다. 작품은 뉴욕 센트럴파크의 한 벤치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인물 제리와 페트라(원작의 피터를 여성으로 트랜스한 설정)의 대화를 통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통의 부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심리극이다. 사회의 주변인에 가까운 제리와 평범한 중산층 페트라의 만남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드러내며, 예상치 못한 결말로 관객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이번 무대는 ‘1960년대 초연 이후 지금 시대에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에드워드 올비의 대표작을 새롭게 해석한 공연’을 표방하며, 도시의 소음 속에서 점점 고립돼 가는 현대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단 두 명의 인물과 최소한의 공간만으로도 강렬한 긴장과 몰입을 만들어 내며, 관객에게 나와 타인 간의 거리와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이자 연출을 맡은 배우진은 “‘동물원 이야기’는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