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금융복합점포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5일 서울 광화문에 금융권 최초로 NH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입점한 'NH농협금융 플러스 센터'를 연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광화문 센터를 시작으로 연내 최대 10여곳의 복합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다.
금융회사들은 금융복합점포를 개설하기 위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테스크포스팀(TFT)을 꾸려 효율적인 복합점포 운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소비자 정보보호, 임원 겸직 등에 관한 제도를 검토 중이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은행과 증권 점포가 결합된 형태의 신한PWM센터를 이미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쉽게 복합점포를 개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은 현재 10개 수준에서 운영 중인 은행·증권 결합 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30개의 점포를 증권사 지점과 나란히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안에 13개의 점포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은행이 증권·보험 등 금융계열사와 공동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금융지주가 설립한 복합금융점포는 같은 공간에서 영업을 하더라도 업종별로 영업점을 엄격하게 분리해야 할 뿐 아니라 계열사들이 서로 고객정보도 공유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고객이 복합점포를 방문하더라도 은행 직원과 증권사 직원을 따로 만나야 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복합점포 내에서는 금융계열사 간의 물리적 경계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 고객이 동의할 경우 고객정보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은 복합점포가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해 금융지주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으로 보고 있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도 "신복합점포, 대표투자상품, 범농협카드를 주축으로 시너지 극대화를 적극 추진해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수익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복합점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금융사들이 고객중심으로 수익구조를 재편하고 직원들의 평가지표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소비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복합점포들은 금융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고객의 운용자산규모나 수익률에 따라 점포의 수익성이 달라지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복합점포에서는 은행 직원의 유도에 따라 고객들이 펀드나 보험 등 금융상품을 사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고객위주로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복합점포가 시너지 효과를 바라고 탄생한 만큼 금융상품을 사는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는게 가장 중요하다"며 "같은 계열사의 펀드(50%)·보험상품(25%) 판매비중 규제 등을 복합점포에는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도록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