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LG전자 조성진(58·HA사업본부장) 사장이 검찰에서 약 15시간30분 가량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판사 이주형)는 30일 오전 10시에 출석한 조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음날 오전 1시20분께까지 장시간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조 사장은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인정하는지', '세탁기 파손과 관련돼 제품을 시험해 본 것이라는 것이 공식입장인지' 등을 묻는 질문에 "성실하게 조사 잘 받았다"고 답한 후 서둘러 귀가했다.
조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가전전시회(IFA 2014)기간 중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사장을 상대로 세탁기 파손의 고의성 여부와 다른 임직원과의 공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조 사장은 세탁기 문을 두세 번 여닫는 동작만으로는 삼성전자가 주장하는 파손이 발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IFA 2014 기간 중 자사의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조성진 사장과 조한기 상무(세탁기연구소장), 임직원들을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별도로 독일 자툰 슈테글리츠 매장에서도 세탁기 3대가 파손된 사실이 추가로 발견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양복 차림의 동양인 남자 여러 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 중 1명이 세탁기를 파손하고 현장을 떠나는 장면이 발견됐다. 삼성전자 측은 제품을 파손시킨 인물로 조 사장을 지목했다.
검찰은 조 사장이 업무 일정 등을 이유로 수차례 소환 통보에 불응하자 조 사장에 대해 출국금지하는 한편 별도로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돼 강제로 신병을 확보하진 못했다.
검찰은 대신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와 경남 창원 공장을 압수수색하고, 임직원 9명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노트북컴퓨터, 업무일지·메모지 등 각종 문건, 휴대전화 및 이메일 내역 등을 집중 분석했다.
검찰은 다른 임직원과 조 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최종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