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4 (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회

사라진 ‘평창의 꿈’

URL복사
7월 5일 오전 8시 26분 2014 동계올림픽유치가 ‘소치’로 넘어간 순간, 평창은 또한번 좌절했다. 4년전 실패의 기억보다 그 아픔의 강도는 훨씬 더 했다. 4년 전 벤쿠버에 막판 아쉽게 탈락한 경험은 재도전의 희망을 주었다. 사실 당시엔 ‘얼떨결’에 좋은 성적을 거두자,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국민적 염원은 소치나 잘츠부르크보다 뜨거웠고, 특히 평창군민의 지지는 세계의 호평을 받았다. 4년 전과는 다르게 체계적인 준비와 재계의 지원, 대통령의 홍보유세까지 유치 의지는 대단했다. 실사단의 잇따른 호평과 투표 직전에 펼쳐진 막판 프리젠테이션(PT)도 “원더풀”이라는 평이 쏟아져 평창의 승리가 눈앞에 있는 듯 했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소치!” 호명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당초 평창의 경쟁상대로는 역부족이라는 평을 받았던 소치가 대역전극을 펼친 것. 예상치 못한 결과에 한국 대표단원은 절망했고 평창은 울음바다가 됐다.
스포츠 외교력 부재
이번 실패는 4년 전 체코 프라하에서의 실패와 닮은 모습이다.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2차 투표까지 갔다가 역전패 한 것이 같다. 잘츠부르크가 탈락하면서 2차 투표에서 졌다는 점도 4년 전과 똑같다. 평창은 1차 투표에서 38표를 획득, 소치의 34표, 잘츠부르크 25표를 앞섰다. 하지만 과반수의 득표라는 규정에 따라 2차 투표에 나섰고 결국 소치에 47대 51, 단 4표 차로 지고 말았다.
하지만 4년 전보다 득표수가 15표나 줄어든(36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번에 1차 투표에 참여한 IOC위원 수는 95명으로 4년 전 107명에 비해 12명이 줄었다. 이것을 감안할 때 표가 줄어든 도시는 사실상 평창 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소치는 득표수가 6표 밖에 줄지 않았다. 발표 후 김정길 KOC위원장은 “2010년 우리를 지지했던 아프리카와 남미 표를 러시아에 많이 뺏겼고 아시아 표를 지키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다 된 밥에 재 뿌리듯’ 평창이 이번 유치에 패배한 원인은 뭘까. 일단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는데도 2차 투표를 사전에 대비하지 못했다. 어차피 97명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 승부수를 확정짓기란 무리가 있었다. 1차 투표 후 떠다닐 부동표를 공격적으로 포섭했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잘츠부르크의 선전으로 나타난 유럽의 벽을 이번에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평창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말았다. 좀 더 전략적이 치밀한 승부수를 띄웠어야 했는데 안일했던 것이다.
평창은 잘츠부르크와 소치가 유치전 내내 악성 비방전을 펼쳐 2003년 프라하 총회에서 당했던 것처럼 이탈표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잘츠부르크의 표가 지원군이 돼 줄 것이라 기대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발로 뛰며 가장 많은 유치위원들을 만날 때, 고압적인 자세로 유지했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이미지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결과는 ‘제대로’ 빗나갔다.
소치의 성공 = 푸틴의 성공
소치의 성공은 분명 ‘푸틴의 성공’과 같다. 푸틴 대통령은 적극적인 외교와 무량 공세로 남미와 아프리카 표를 쓸어 모았다. 실사단의 평창이 평가부터 마지막 PT까지 순조로운 항해를 하는 동안 공격적인 외교면모를 보였다. 푸틴은 직접 유치에 앞장섰고 경기장 건설에 120억달러(1조1300억원)을 투입하겠다며 총력전을 펼쳤다.
현지 실사때는 기반 시설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의식해 직접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깜짝쇼까지 벌였다. 러시아 경제가 에너지산업을 앞세워 급성장한 것도 푸틴의 든든한 배경이 됐다. 푸틴이 러시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볼모로 유럽의 IOC위원들을 압박했고 투표결과 IOC위원 일부가 푸틴의 손을 들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돈과 명성으로 무장한 푸틴을 넘어서기란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것.
알프레드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가 1차 탈락 발표 후 “정치 경제 문제가 유치에 있어 결정적인 문제로 작용했다”며 “IOC의 결정은 스포츠와 올림픽 활동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이런 기류를 감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일부 유럽국가를 포함해 상당수 국가들의 경제 흐름을 바꿀 정도의 파워를 지니고 있어 유럽의 IOC위원들은 올림픽 정신 실리를 택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는 ‘2011년 세계육상’과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지로 선정되는 등 국제대회 독식이라는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디회의 경제적 파급력 때문에 국제 스포츠계는 관행적으로 ‘안배의 원리’가 작용하고 있다. 하계올림픽과 월드컵 대회가 대륙별 순회 개최 관행을 고수하고 있고 특정 대륙이나 국가에 연달아 개최되는 것을 금기시하는 국제 체육계로서는 평창에 힘을 실어주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두 번째 동계올림픽 유치계획이 결국 무산됐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어느 때보다 크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벌써 평창이 세 번째 도전을 할지를 두고 이견들이 많다. 평창 군청 관계자는 “군민들은 당분간 공황상태에 빠진 것 같다”며 “평창이 다시 올림픽 유치에 도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재도전의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다. 동계 스포츠의 대표도시라 할 수 있는 잘츠부르크를 2번이나 맞서 물리쳤고 안타깝게 물량공세를 퍼부었던 소치에 밀리긴 했지만 1차 투표에서 승리한 바가 있지 않은가.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양곡관리법·농안법, 국회 본회의 통과...농안법도 국회 본회의서 가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前대통령 1호 거부권'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잉 생산된 쌀을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시장 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찬성 199표, 반대 15표, 기권 22표로 가결했다. 쌀값이 급락한 경우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규정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됐다가 윤석열 정부 당시 거부권이 처음 행사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이 재추진한 이번 개정안의 수정안에서 여야는 사전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통한 수급 조절, 당해년도 생산 쌀에 대한 선제적 수급조절 및 수요공급 일치, 쌀 초과 생산 및 가격 폭락 시 수급조절위원회가 매입 관련 심사 등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수산물 시장가격이 기준 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차액을 지원하는 내용의 농안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 찬성 205표, 반대 13표, 기권 19표가 나왔다. 농안법 개정안은 국내 수요보다 농수산물이 초과 생산되지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