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평범한 주부가 이국땅에서 2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만든 국제 마약운반 사건의 주범이 사건 발생 10년만에 붙잡혀 국내로 송환된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일반인을 운반책으로 삼아 대량의 코카인을 밀매한 혐의로 추적을 받아온 마약운반 총책 전모씨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전씨가 최근 남미 수리남에서 체포되자 송환팀을 현지로 보내 전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전씨는 네덜란드를 경유해 17일 오후 2시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검찰은 전씨가 입국하는 즉시 신병을 넘겨 받고 추가 조사를 거쳐 기소할 방침이다.
전씨는 2004~2005년 보석 원석 운반이라고 속여 주부 등 일반인을 통해 가이아나, 수리남 등지에서 유럽으로 수십킬로그램의 마약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가 운반책으로 삼은 이들은 주부와 단순 육체노동자, 학생 등 돈이 궁한 사람들이었다.
전씨의 범행에 휘말린 일반인들은 자신이 맡은 물건이 마약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운반하다 적발돼 외국에서 수년 동안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전씨는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해외로 달아났으며, 검찰은 2005년 전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의뢰했다.
전씨와 함께 마약밀반입을 해온 공범 2명은 2005년과 2011년 각각 검거돼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은 2004년 운반책인 주부 장모씨가 프랑스 파리에서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되면서 일명 '장미정 사건'으로 화제가 됐다.
장씨는 체포 이후 대서양 프랑스령 마르트니크섬에서 1년6개월 동안 복역해야 했다.
지난해 이 사건이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되면서 당시 외교부의 안일한 대처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