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철호 기자]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조양호(65) 조직위원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해외 분산 개최에 대해 가능성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직위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 위원장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조직위 사무실에서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에 IOC가 제정한 '올림픽 어젠다 2020'은 현재와 미래의 올림픽 운동에 매우 유효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여 개혁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하지만 평창올림픽의 경우 이미 모든 경기장의 공사가 시작된 지금 시점에서 이번 개혁안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조직위가 그간 취해온 입장과 같은 것이다. 조직위는 토마스 바흐(61·독일) 위원장이 지난 7일 평창올림픽의 분산 개최에 대해 언급했을 때부터 분산 개최가 힘들다고 밝혀왔다.
조 위원장은 지난 7~9일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회와 제127차 총회에 직접 참석하고 돌아왔다.
조 위원장은 "조만간 IOC가 분산 개최 후보도시 목록을 작성하는 등 구체적인 제안을 해오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유치 당시 원안대로 평창과 강릉, 정선에서 모든 경기가 치러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이전에 있을 테스트 이벤트가 2016년 2월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준비시간이 매우 짧다"며 "완벽한 경기장 사후 활용방안과 경비절감안을 마련해 IOC와 효율적인 논의를 통해 흔들림 없이 대회 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일 바흐 위원장이 집행위원회를 마친 후 있은 기자회견에서 "IOC 총회에서 '어젠다 2020'이 확정되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치르는 한국과 2020년 도쿄올림픽을 치르는 일본이 일부 종목을 분산개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부터였다.
'어젠다 2020'은 올림픽 관련 20개 어젠다와 IOC 관련 20개 어젠다를 포함해 총 40개의 세부 어젠다로 구성된 바흐 위원장의 혁신안이다. 이 중에는 올림픽 복수 국가·도시 개최안이 포함돼 있다.
바흐 위원장의 발언에 외신들은 예산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평창이 썰매 종목을 일본 나가노에서 개최하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IOC도 평창올림픽 썰매 종목을 일본에서 열면 공사비와 대회 이후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다면서 조직위에 분산 개최에 대해 은근히 압박을 가해왔다. 구닐라 린드버그 조정위원장도 "평창에 좋은 기회다"면서 분산 개최를 바라고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
올림픽 복수 국가·도시 개최안은 지난 8일 모나코에서 열린 제127차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조직위는 바흐 위원장이 분산 개최를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지난 7일부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계속해서 강조해 왔다.
당초 조직위는 총회에 직접 참석하고 온 조 위원장의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입장을 다시 한 번 명확하게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진그룹 회장이기도 한 조 위원장이 최근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관련된 사건 탓에 기자간담회를 열기 힘들게 되자 지난 11일 저녁 급히 기자간담회를 연기했다.
조직위는 "앞으로 정례적인 기자브리핑 시간을 마련해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