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한항공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11일 오후 2시부터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출장사무소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승무원의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사실과 관련, 월권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항공운항 기록 등을 압수했다.
보다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선 운항기록이 저장된 블랙박스와 JFK 공항 관제탑 교신 내용 등의 확보가 관건이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블랙박스를 확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며, 증거조작 등의 우려도 있어 서둘러 압수수색을 하게 됐다”며 “압수한 자료를 분석해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10일 조 부사장을 항공법 위반, 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서부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086편 항공기를 활주로에 멈추게 한 뒤, 탑승게이트로 되돌아가도록 '램프리턴'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램프리턴’이란 항공기 정비나 승객의 안전 등에 긴급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취하는 조치다.
사태의 발단은 대한항공 승무원이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 부사장에게 땅콩 등 견과류를 ‘봉지째’ 건네면서 불거졌다.
당시 조 부사장은 ‘왜 서비스를 매뉴얼대로 하지 않느냐’며 승무원을 꾸짖었다. 이후 객실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사무장 역할의 승무원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 확인을 요구한 데 이어 항공기에서 내릴 것을 명령했다. 이로 인해 출발 시간은 20여분 지연됐고 인천국제공항 게이트에 도착까지는 11분이 늦어졌다.
이번 사태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조 부사장은 지난 9일 부사장직을 유지한 채 보직 사퇴만 발표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부사장직까지 물러나겠다며 사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