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관천(48·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 경정이 검찰에서 19시간 이상의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박 경정은 4일 오전 9시18분부터 다음날 새벽 4시40분까지 19시간20분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경정은 조사를 마친 직후 검찰청사를 나서면서 취재진으로부터 '문건 내용이 사실인가', '문건 유출 경위가 어떻게 되나' 등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 대신 “성실하게 조사받았다”고만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문건을 작성한 박 경정을 각각 참고인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박 경정은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문건에는 정씨가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안봉근 제1·2부속비서관 등 청와대 내·외부 인사 10명과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청와대 내부 동향을 보고받는 등 국정에 개입한 내용이 담겨 있다.
검찰은 박 경정을 상대로 문건 작성 경위 및 진위 여부, 유출 경로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경정의 진술내용과 압수물 등 관련 자료의 분석 결과를 비교 검토한 뒤 조만간 추가 소환 여부와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박 경정이 청와대 파견근무 시절 자신이 직접 생산한 문건을 유출한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이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앞서 박 경정은 전날 오전 9시18분께 짙은 회색 정장 차림으로 출석해 취재진으로부터 '누구의 지시로 문건을 작성했느냐'는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건 유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도 “(검찰에)들어가서 조사 받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건 내용의 진위나 청와대에 의해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데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