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채동욱(55) 전 검찰총장의 고등학교 동창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강영수)는 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이모(56)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3년에 집행유예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수사 초기부터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여러차례 자필로 써낸 반성문에서 반성의 취지가 나타난다”고 판시했다.
이어 “2심 재판 과정에서 피해회사와 합의했고 자신의 집 임차보증금을 양보해 현금을 지급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는 정황이 보인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씨가 수사 과정에서 언론을 시끄럽게 했던 채 전 총장의 친구로 등장했고 매스컴 세례를 받았다”며 “딱 한 번 잘못을 저지른 점을 참작해 피고인을 믿고 선처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삼성물산이 최대주주로 있는 의료기기 판매회사 C사의 경영지원실장으로 근무하며 17억원에 달하는 납품대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횡령한 돈을 개인 채무 변제와 아파트 전세금 지급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회계장부 일부를 조작하기도 했다. 이씨는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의혹이 불거지며 혼외자로 지목된 채모군에게 2010년과 2013년 2억원을 송금한 사실이 드러나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그러나 해당 송금액은 회삿돈과는 관계가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