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아자디 스타디움을 세 차례 경험한 기성용(25·스완지시티)도 심판 판정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끈 한국은 18일 오후 9시55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에서 후반 37분 아즈문(루빈 카잔)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의 6번째 도전 끝에 승리를 원했던 한국이지만 지긋지긋한 '아자디 징크스' 털어내지 못했다.
앞선 두 차례와 이번까지 총 3차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플레이한 경험이 있는 기성용이었지만 여전히 힘들었다. 해발 1200m 높은 고도와, 일방적인 홈팬들의 함성 외에 심판 판정이 발목을 잡았다.
후반 37분 이란의 아즈문(루빈 카잔)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네쿠남의 프리킥이 양쪽 골 포스트에 맞고 나온 것을 아즈문이 머리로 밀어넣었다.
실점 과정을 돌이켜보면 아즈문이 골키퍼를 밀쳐내 골키퍼 차징이 의심됐지만 주심은 그대로 골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심판 판정은 굳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축구를 본 분들이라면 모두 눈으로 봤을 것이다"며 강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물론 그런 것(판정)을 이겨내는 게 당연히 우리 몫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결과적으로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란 원정은) 여러가지로 선수들한테 어려움이 되는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또 "과거 호텔 배정 문제를 포함해 예전부터 이란은 항상 그랬다. 조기 축구회에서도 쓰지 않는 훈련장을 내주곤 했다. 심판도 마찬가지다. 그런 부분들이 항상 이란에 와서 겪는 고통이다. 물론 우리들이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이란이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다. 수비라인을 깊게 내린 뒤 빠른 역습을 펼쳤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흔히 펴는 전술이다.
기성용은 "솔직히 이란이 수비적으로 나올 지 몰랐다. 이란이 상대적으로 옛날보다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왜냐면 자기네 홈에서 하는 데에도 라인을 내려서 수비적으로 한다는 것은 우리들과 맞붙어서 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내려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 1월 호주에서 예정된 아시안컵에 이란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패배를 교훈 삼아야 55년만의 아시안컵 우승도 가능하다.
기성용은 "문제는 이란이 수비적으로 내려섰을 때 우리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략하느냐 하는 것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생각해봐야 할 부분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