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이상화는 16일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7초92로 결승선을 통과해 1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열린 1차 레이스에서 38초07을 기록해 1위에 오른 이상화는 이날 기록을 한층 끌어내리면서 또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 1차 대회에서 벌어진 두 차례 500m 레이스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한 이상화는 2012~2013시즌 월드컵 파이널 2차 레이스부터 ISU 월드컵 대회 10연속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2012~2013시즌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한 차례도 정상을 놓치지 않은 이상화는 당시 시즌 월드컵 파이널대회 1차 레이스에서 3위에 머물렀다. 2차 레이스에서는 1위에 등극했다.
이상화는 2013~2014시즌 월드컵 1~3차 대회 1·2차 레이스와 4차 대회 1차 레이스에서도 내리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4차 대회 1차 레이스를 마지막으로 월드컵 시리즈를 마무리한 바 있다.
그는 2010년 12월 예니 볼프(독일)가 세운 오비히로 메이지 홋카이도-도카치 오벌의 트랙 레코드(38초03)도 다시 썼다.
기록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첫 100m를 10초47로 통과한 이상화는 이날 선수들 가운데 두 번째로 빨리 100m 지점을 통과했다.
이상화는 마지막 400m를 27초40으로 주파했다. 막판 400m 기록은 이날 이상화가 가장 빨랐다.
지난 8월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22·화성시청)는 개인기록을 또 다시 경신하면서 디비전A 승격을 확정했다.
박승희는 앞서 열린 여자 500m 디비전B 2차 레이스에서 39초05를 기록, 1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개인 최고기록인 39초33을 기록해 2위를 차지한 박승희는 개인 최고기록을 또다시 0.28초 앞당기면서 1위에 등극했다.
ISU는 각 시즌 첫 월드컵 대회 500m~1500m에서 디비전B 상위 5명의 선수에게 다음 대회 디비전A 출전권을 부여한다. 500m에서는 1·2차 레이스에서 쌓은 월드컵 포인트가 바탕이 된다.
월드컵 대회 500m 디비전A에는 20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데 디비전B 1, 2차 레이스에서 각각 2위, 1위를 차지한 박승희는 월드컵 포인트 19점, 25점을 얻어 총 44점으로 14위를 달리고 있다.
박승희는 21~23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1000m 뿐 아니라 500m에서도 디비전A에 나서 레이스를 펼치게 될 전망이다.
남자 매스스타트에서는 '장거리 간판' 이승훈(26·대한항공)과 김철민(22·한국체대)이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의 기록은 8분16초99였고, 김철민의 기록은 8분17초23이었다.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처럼 여러 선수가 출발선에 나란히 서 출발해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기록이 아니라 결승선에 통과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정한다. 남녀 모두 총 16바퀴를 돈다.
트랙은 완전히 다르지만 경기 방식이 쇼트트랙과 흡사해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고 평가받는 종목이기도 하다.
당초 월드컵대회에서 매스스타트는 한 시즌에 한 두 차례만 치러졌다. 지난 시즌에도 두 개 대회에서만 매스스타트가 종목으로 포함됐다.
그러나 지난 6월 중순 ISU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매스스타트를 정식 종목으로 포함하기로 결정하면서 올 시즌에는 매 월드컵대회마다 매스스타트가 치러진다. 매스스타트의 올림픽 정식 종목 진입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훈이 월드컵대회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1~2012시즌 월드컵 2차 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이승훈과 김철민은 작전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한국이 쇼트트랙 장거리에서 쓰는 것과 비슷한 작전을 썼다.
이승훈과 김철민은 중위권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마지막 바퀴에서 매섭게 치고 나왔다. 김철민이 먼저 선두로 올라선 후 이승훈이 따라붙었고, 둘이 선두를 다투다가 이승훈이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는 한국 단거리 간판 모태범(25·대한항공)이 35초261을 기록해 5위를 차지했다.
지난 14일 열린 500m 디비전A 1차 레이스에서 35초72의 저조한 기록으로 14위에 머물렀던 모태범은 전날 벌어진 1000m에서도 레이스 도중 넘어져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그는 이날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서는 파벨 쿨리즈니코프(러시아)가 34초96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여자 매스스타트에 나선 김보름(21·한국체대)는 3분35초05의 기록으로 8위에 올랐다. 함께 출전한 전예진(20·한국체대)은 19명의 선수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