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이제는 이란이다. 중동 원정 2연전의 첫 단추를 잘 꿴 슈틸리케호가 한국 축구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원정 무덤'으로 유명한 이란을 잡기 위해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6시15분(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퀸 라냐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같은 날 오후 11시15분 결전지인 이란 테헤란에 도착할 예정이다.
요르단전 승리를 통해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의 첫 단추를 잘 꿴 한국은 결과와 함께 내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슈틸리케 호는 첫 경기에서 얻은 승리 자신감을 바탕으로 분위기를 살려 내친 김에 한 번도 넘어서지 못한 이란 원정에 도전한다.
대표팀은 전날 열린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1-0의 승리를 거둔 과정을 들여다보면 부분적으로 불안한 요소를 노출했다.
4-1-4-1이라는 새로운 전술의 실험 속에서 기대를 모았던 공격수 박주영(29·알 샤밥)의 활용법은 숙제로 남았다. 단 1개의 슈팅에 그치면서 슈틸리케 감독에게 고민을 안겨줬다.
전임 홍명보(45) 감독 이후 슈틸리케 체제 아래 새롭게 호흡을 맞춘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센터백 조합도 탐탁치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K리거의 재발견은 일종의 수확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교원(24·전북)이 출전 4경기 만에 A매치 데뷔 골을 터뜨리며 요르단전 승리를 견인했다. 차두리(34·서울) 역시 결승골을 합작하며 K리거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남태희(23·레퀴야)·조영철(25·카타르SC) 등 이미 한 차례 신임을 얻었던 중동파는 무난한 움직임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의 요르단은 일종의 스파링 상대로 잡아야 할 팀이었다면 이란은 경우가 다르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로 한국(66위)보다 위에 있다.
역대 이란 원정에서 한 번도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는 점에서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5전2무3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갖고 있다. 통산 상대 전적도 27전9승7무11패로 열세에 있다. 도전자의 입장이다.
내년 1월 예정된 호주 아시안컵에서 5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란이라는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이 관건으로 보인다. 요르단전을 앞두고 떨어진 선수들의 컨디션을 가장 부담스러워 했던 슈틸리케 감독이다.
이근호는 요르단전을 앞두고 컨디션 난조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구자철(25·마인츠)·이청용(26·볼턴) 역시 요르단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 될 정도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기 감각면에서 한국이 앞서 있다는 점은 위안 삼을 만하다. 한국은 브라질월드컵 이후로 5차례의 평가전을 벌였다. 반면 이란은 월드컵 이후 한국과의 첫 평가전을 앞두고 있다.
자존심·징크스 등 여러모로 많은 것이 걸려 있는 이란전이다.
이번 중동 원정 2연전을 호주아시안컵의 시발점으로 삼은 슈티리케 감독이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본격적으로 아시안컵 대비에 돌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