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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훈수정치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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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의 대국에서는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아마추어들의 바둑·장기에서는 역시 ‘훈수’(訓手)가 있어야 재미가 배가된다. 白과 黑이 바둑을 두고 있다. 이미 필승지국(必勝之局)의 형세를 굳힌 白이 “바둑두는 사람 어디갔나”라고 큰소리치며 黑에게 항서(降書)를 쓰라고 채근한다. 이때 구경꾼의 한사람인 사람이 “여차저차 두면 되겠구먼”이라고 훈수한다. 판세는 돌연 역전돼 이번에는 黑이 휘파람을 불고 白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白의 성격이 다혈질일 경우 ‘훈수’둔 사람과 멱살잡이를 할수도 있는 상황이다. 뺨을 맞아가면서도 하는게 ‘훈수’라고 한다. 이처럼 ‘훈수’가 매력적인 까닭은 그것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새삼 확인하고 우월한 기량을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 ‘훈수 정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른바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이 자신의 서울 동교동 자택에 찾아올 때마다 범여권의 통합과 단일후보를 주문하는 등 정치적 메시지를 던져온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훈수’의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는 것이다.
민심이반에 따른 친노그룹의 고립과 열린우리당의 2차 붕괴, 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이 한꺼번에 이슈로 불거지면서 범여권의 정계개편 논의는 천차만별로 갈리고 있다.
먼저 최근 김혁규, 이해찬 의원 등 친노그룹을 이끄는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잇따라 동교동을 방문하면서 노-연대설이 범여권 전반에 흐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이해찬 전 총리와의 만남에서 “나와 노 대통령이 손잡으면 못할 게 뭐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고, 실제로도 친노세력을 포함한 대통합론을 펼치면서 큰 팔을 벌리고 있다.
DJ의 의중이 대통합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노그룹을 제외한 소통합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로서는 갈등설에 봉착해 있는 모습이며, 이에 따른 불협화음도 불거지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이 코앞에 닥친 소속 의원들의 제2차 탈당 예고도 가뜩이나 범여권 구심에 동력을 잃은 열린우리당으로서 고민이 아닐 수 없는 것.
이런 가운데 노 대통령은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정계개편이었다”고 말하고 있고, DJ는 대선정국을 앞두고 친노그룹과 민주당, 비 한나라당 세력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훈수를 두고 나서 향후 범여권의 향배가 주목된다.
여기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독자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동교동을 드나들며 담금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범여권의 정계개편 완성작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대선승리 ‘키’ ‘노-DJ’ 연대 성사가능성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DJ 연대론’은 실재할까. DJ의 훈수정치가 가동된 가운데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범여권 대통합과 관련해 자신의 활동공간을 최대한 넓히면서 한편으로 차기 대선 고지를 점하기 위해 뛰고 있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30일 오후 김 전 대통령과 만났다. 이날 만남에 대해 이 전 총리 진영은 “방미 결과를 전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두 사람은 범여권 대통합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았다. 정가는 이들의 대화를 주목했다.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이 전 총리. 그는 “대통합 신당의 큰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며 “6월 10일을 전후해 정치권 밖의 시민사회 세력들과 새로운 국면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통합의 전망이 밝다고 말한 셈이다.
특히 일부 탈당을 결의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6월 15일을 D-DAY로 잡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전 총리의 연대시기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뒤이어 그는 “6월까지는 대통합 신당 추진과 통합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짓고 7월 중순까지 창당절차를 매듭지어야 8월부터 경선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도적 역할로 범여권 대통합에 기여하겠다고 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 DJ는 “역대 대선에서는 후보가 먼저 부각되고 그를 중심으로 통합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당이 중심이 돼 대통합 정당을 만들어내고, 그 당에서 후보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겠다”며 통합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와 동시에 “국민이 걱정과 실망을 넘어 체념에 이를 수 있다”며 “이 전 총리가 책임지고 대통합을 잘 해나가라”라고 덧붙였다. DJ가 이 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지켜본 정가 인사 중 다수는 ‘노-DJ 연대론’을 떠올렸다.
정치권 주변에서 “이날을 기점으로 이 전 총리가 노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 사이에서 가교역을 맡는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가 양측을 오가며 범여권 대통합은 물론, 정권 재창출 작업에 본격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이 전 총리는 국민의 정부에서 초대 교육부장관을 역임할 정도로 김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다. DJ를 통해 정계를 입문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현 정부에서 총리로 발탁될 만큼 노 대통령과도 매우 가깝다. 이처럼 그가 양측과 두루 친분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런 관측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한 범여권 인사는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은 정치고수인 까닭에 말이 없어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라면서 “이것을 실현해야 하는 시점에서 구체적 그림을 그려줄 인물을 필요로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전 총리를 그 적임자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친노측 인사들 또한 이러한 시각에 동의한다. 참여정부가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까닭에 노-DJ 연대는 충분히 가능하며, 이에 이 전 총리가 일정한 역할을 담당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그 결과가 이해찬 대세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노측 한병도 의원은 “이 전 총리는 기존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을 때 긍정적 면을 보여줬다. 이에 따른 기대심리가 이번에도 작용하고 있다”며 “열린우리당의 인재인 만큼 대통합에 기여한다면 (대선에서) 한몫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노 대통령과 DJ를 도와서 대통합을 성사시킬 경우 그의 정치적 위상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다”라면서 “대통합 과정에서의 역할이 향후 정치행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그의 활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전 총리는 어찌됐든 이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고, 실세총리로 불리며 막강한 파워를 과시해왔다. 또 친노그룹의 좌장이라 해도 모방할 만큼 친노그룹 내 세력층이 두텁다.
김 전 대통령도 부정적이지 않다. 실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이 전 총리와의 만남에서도 “나와 노무현 대통령이 손을 잡으면 못할 게 뭐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친노그룹은 김 전 대통령이 전날 박상천 민주당 대표에게 “배척하지 말라”고 말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통합을 추진하는 지도부와 친노그룹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총리가 내달 초 국회 인근에 대선캠프를 차릴 것으로 알려져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기서 이 전 총리는 친노성향 386의원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해 차기 대권을 겨냥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캠프에 참여할 인사로는 김형주, 백원우, 윤호중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원외 인사로는 정태호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김현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함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 전 총리가 한반도 평화란 화두에 좀더 집중하면서 7월경 출마선언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곤혹스런 민주당, 소통합하자고 DJ버릴수도
친노그룹이 DJ의 대통합 원칙에 따르며 드라이브를 거는 동안 소통합을 주장해온 민주당은 위기에 봉착했다.
한몸이나 다름없는 동교동과 민주당이 지난 29일 김 전 대통령과 박상천 대표의 면담 내용을 놓고 전례없는 갈등을 빚고 있는 것.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빠졌느니, 부풀려졌느니 하는 말씨름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발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교동은 “민주당이 이제 한나라당 성향으로 돌아선 것이냐”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측 특정인사가 열린우리당 특정주자와 가까워 브리핑을 왜곡하고 있다”고 감정대립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공방의 발단이 된 것은 DJ-박 대표 면담 직후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에 “(열린우리당의 특정인사를)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 발언이 누락됐다는 말이 나오면서부터다.
DJ의 이같은 언급은 박 대표의 ‘배제론’을 겨냥한 것으로 볼수도 있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배제론을 지적하는 DJ의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고, 동교동은 “배척하지 말아야 한다는 언급이 두번이나 있었으며 유 대변인에게 공식브리핑에서 이 부분을 꼭 집어넣어야 한다고 당부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동교동으로부터 이같은 당부를 전혀 듣지 못했으며 그쪽이 요청한 부분은 “(현) 정권은 유지돼야 한다”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공식 브리핑에서 제외해달라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정권은 유지돼야 한다는 말은 정권이 있는 쪽에 해야지, 정권을 갖고 있지 않은 민주당에 할 발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면서 “일부 언론이 이를 ‘한나라당 집권을 막아야 한다. 한나라당을 이겨야 한다’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정정보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반면 동교동의 최경환 비서관은 “‘정권은 유지돼야 한다’는 언급은 없었다. 김 전 대통령은 특정세력을 편드는 발언을 하지 않는다. 한나라당과 범여권 지지자가 각각 모여서 정책대결을 펼치라는 뜻이다”고 해명했다.
공방이 진행되면서 양측은 상대의 편향된 정치성향 때문에 브리핑이 왜곡됐다고 주장하면서 점차 ‘흠집 내기’로 치닫고 있다.
박 대표측 핵심인사는 “김 전 대통령측의 특정인사가 열린우리당의 한 정파와 가까운 사람이라서 김 전 대통령의 뜻이 잘못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고, 유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은 통합에 대해 할 말을 다했으니 이제 그만해도 된다. 민주당도 김 전 대통령의 뜻을 파악했으니 현명히 대처하겠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에 동교동측은 “DJ가 훈수정치 논란으로 공격받을 때 민주당에서 도와준 적이 있느냐. 한나라당 성향으로 돌아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범여권 통합논의 갈수록 복잡
동교동과 친노그룹,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각자의 헤게모니속에 얽혀 정계개편을 추진하면서 범여권의 통합논의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대통합 진영과 소통합 진영이 양립하는 구도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다양한 갈래로 나뉘어 서로 뒤엉켜있는 형국이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대통합 시한’인 6.14 이전까지 누가 통합의 고지를 선점하느냐를 둘러싼 정파들의 주도권 경쟁까지 가세하면서 범여권 통합 논의는 고차원의 방정식이 되고 있다.
먼저 열린우리당을 중심축으로 하는 대통합 진영은 당 지도부, 정대철 상임고문 주도의 추가탈당파, 이목희 의원 그룹 등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이들 모두 민주당 원내그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시민사회세력을 끌어들여 ‘제3지대’에서 공동창당한다는 밑그림 차원에서는 같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질서있는 통합(당 지도부)’과 ‘집단탈당을 통한 통합(추가탈당파)’으로 엇갈리고 있다.
추가 탈당파는 6월15일을 ‘거사일’로 잡고 제3지대에서 민주당 원내그룹, 통합신당, 시민사회세력과 결합해 대통합을 추진한다는 구도를 잡고 본격 세규합에 나섰다.
이들은 30일부터 ‘대통합신당창당추진위원회(가칭)’의 가입원서를 받는 방식으로 동조세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들은 전날 7명의 탈당계를 접수한데 이어 이날도 2~3명의 추가 탈당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질서있는 대통합론’을 펴고 있는 당 지도부는 6.10 민주항쟁 20주년을 전후해 우리당 초·재선 의원 15~20명이 기획탈당하고 민주당 의원들은 당적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제 3지대 대통합추진기구에 합류, 세를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정세균 의장은 문희상 전 의장과의 ‘교감’ 속에서 선도탈당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이날 ‘의원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대통합의 윤곽은 지도부에 주어진 시간내에 구체화될 것”이라며 “대통합의 가장 중요한 축인 시민사회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6월14일을 기점으로 모든 대통합세력들이 조응하며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열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목희 의원이 주도하는 초재선 모임 19명도 대통합론의 또 다른 축. 이들은 6.10 항쟁 20주년을 전후해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위한 ‘국민경선추진위’를 띄운다는 목표 아래 외부 시민사회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 등 친노그룹은 일단 지도부의 대통합 추진을 지켜보겠지만 상황에 따라 당 사수로 돌아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수할 수 있는 상황은 두 가지다. 우선 해체파 등의 탈당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고,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친노그룹에 대한 배제론을 굽히지 않을 경우 열린우리당 사수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이 전 총리는 지난 22일 친노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열린우리당을 계승한 신설합당이 아니라면 통합에 찬성할 수 없다”며 사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 친노 후보로 떠오르는 김혁규 의원 또한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어떤 명분이건 열린우리당 탈당은 민주평화세력의 분열”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이른바 ‘노-DJ 연대론’과도 맞닿아 맥을 같이하고 있다. 구 참정연 대표를 지낸 김형주 의원은 “노 대통령이나 DJ 모두 탈당과 해체에 의한 정계개편보다는 우리당을 리모델링한 대통합신당을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합론의 또 다른 갈래는 시민사회진영.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참여중인 ‘통합번영 미래구상’은 6월말 공동 창준위를 만들어 독자 세력화를 꾀하면서 선별적으로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다는 생각이다. 시민사회진영을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여 통합작업을 추진한다는 우리당내 대통합 세력들과는 ‘동상이몽’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흐름에는 정치세력화를 표방하는 시민사회세력이 사회원로 및 각계 전문가와 함께 참여하는 ‘국민회의(가칭)’, 그리고 제 3후보로 분류되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도 공동보조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회의 관계자는 “6월 중순쯤 시민사회세력 중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윤곽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소통합 진영인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은 ‘선(先) 합당, 후(後)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신당과 민주당은 이미 실무 협상을 타결하고 내부 추인절차를 밟는 등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민주당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신당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주말까지는 마무리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신당의 양형일 의원도 브리핑에서 “협상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양당간 견해 차이가 완전해소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1일 중앙위를 거친 이후 3일께 협상타결 내용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협상이 이처럼 급진전된 것은 추가 탈당파의 움직임과 DJ의 ‘훈수’가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합 진영이 ‘제 3지대 통합론’에 드라이브를 걸고 김 전 대통령의 ‘훈수’가 여기에 힘을 얹으면서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여기에 통합신당은 “독자신당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여론의 눈총을, 민주당은 “지역주의에 의존해 내년 총선을 노리고 있다”는 비판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점도 협상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종 협상까지는 걸림돌이 남아 있다. 통합대상의 범위를 놓고 여전히 합의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양당 내부의 추인과정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2일 오후 열리는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민주당과 신당의 협상을 ‘소통합’이라고 비판하며 대통합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올 경우 내부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손학규도 있다
범여권의 한축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있다. 그가 범여권의 본류인 동교동과 ‘손잡기’에 성공할까도 관심사.
범여권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손 전 지사가 범여권 대표주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범 여권의 ‘정신적 지주’인 김 전 대통령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범여권 주자들이 잇따라 동교동을 방문해 ‘김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손 전 지사가 기존의 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후 선진평화연대를 통한 독자세력을 구축하는 한편 이에 동조하는 현역 정치인들을 포섭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DJ의 ‘대통합, 단일정당’이라는 화두에 적극 호응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햇볕정책의 계승자 자리를 선점해 동교동의 ‘정치적 양자’가 되려는 듯한 자세를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손 전 지사는 지난 20일 동교동을 방문한 데 이어 29일 인천대 강연에서는 “정계개편보다 정치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DJ가 주창하고 있는 대통합에 동조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손 전 지사 캠프는 동교동 인사들의 영입 작업이 지지부진하는 등 좀처럼 돌파구를 열지 못하고 있어 애간장을 태우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한때 손 전 지사측이 DJ의 사돈인 윤흥렬 EtNTV 대표를 영입해 동교동의 지원을 이끌어 냈다는 ‘설’이 나돌았지만 윤 대표가 이를 부인해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범여권 관계자는 “손 전 지사측이 실기한 부분이 많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바로 범 여권의 본류인 동교동으로부터 대표 주자로 용인을 받아내는 전략을 구사해야 했는데 최근까지 정치권 인사를 안 만나겠다고 버틴 것은 상당한 판단착오로 생각된다. 캠프에는 소위 ‘꾼’은 없고 실무자만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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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