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서울시교육청이 내년도 예산안에 어린이집 보육료 3개월분을 편성했다. 더불어 교원명예퇴직 자금과 시설사업 개선을 위해 지방교육채를 발행키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7조6901억원 규모의 '2015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교육청은 ▲인건비 5조1770억원 ▲기관운영비 359억원 ▲학교운영비 6550억원 ▲교육사업비 1조2950억원 ▲시설사업비 3813억원 ▲지방교육채 및 민간투자사업 1377억원 ▲예비비 79억원 등을 책정했다.
이번 예산은 2014년 예산 7조4392억원에 비해 3.4% 증가했지만, 지방교육채 6375억원을 제외하면 7조536억원으로 오히려 4% 감소한 수치다. 실질적인 예산 규모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중앙정부의 교부금이 4조3405억원으로 전년 4조5344억원보다 4.3% 줄어든데다, 전년도 이월금(순세계잉여금)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김재금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예산안은 경기부진으로 인한 교부금 등 세입감소 등으로 직면한 심각한 교육재정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부족재원 확보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경직성경비 증가에 교원 복지비 삭감
2015년 예산안 7조6901억원 중 인건비와 복지비 등을 포함한 경직성 경비는 전년보다 2015억원 늘어난 6조9498억원으로 전체예산의 90%를 차지한다. 구체적으로는 ▲인건비 5조2684억원 ▲학교운영비 6551억원 ▲복지사업 등 9904억원이다.
예산안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의 경우 기본급이 3.8%·호봉승급분 1.7% 등이 인상되고, 사립학교의 인건비 재정결합 지원 금액이 늘어나면서 4603억원 증가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교원의 복지비 등을 삭감해 예산을 절감하기로 했다.
1인당 평균 63만원 지급됐던 맞춤형복지비를 35만원으로 줄이고, 연가보상비를 143억원에서 71억원으로 줄여 편성했다. 초과근무수당 추가 지급분 역시 298억원에서 149억원으로 절감 편성했다. 정원외기간제교사 역시 628명에서 257명으로 줄여 175억원을 절감했다.
이에 대해 김재금 실장은 “노조의 반발 가능성은 예상되지만 맞춤복지비나 연가보상비 등은 법적으로 반드시 줘야 하는 사항이 아니라 예산범위 내에서 줄 수 있다고 돼 있다”며“내년에 기본급이 3.8% 늘어나고 연간 호봉도 올라가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올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복지 줄어들었지만 무상급식 예산 증가
서울시교육청의 2015년 예산안을 보면 전체 교육사업비 1조2951억원 중 교육복지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69%로 8970억원이다. 이는 작년 1조768억원에 비해 16.7%나 감소한 수치다.
우선 누리과정의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3개월치만 반영함에 따라 전체 누리과정 예산이 5473억원에서 3429억원으로 37.3% 줄어들었다.
서울시교육청은 미편성분 9개월분(2743억원)은 국고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려운 재정여건을 감안해 예산낭비 요소를 없애는 등 재정효율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미편성분에 대해서는 국고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저소득지원이 1344억원에서 1323억원으로 1.6%, 초등돌봄교실이 446억원에서 399억원으로 10.5%, 교육복지특별지원이 332억원에서 328억원으로 0.9% 감소했다.
반면 무상급식은 2630억원에서 2865억원으로 8.9% 증가했고, 교과서 지원 역시 542억원에서 623억원으로 15% 늘어났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서울시와 지자체에 각각 초등 조리종사원 인건비의 50%를 부담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서울시가 거부하면서 무상급식 예산이 268억원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방채 발행…2018년까지 매년 2000억원 부족
서울시교육청은 교원명퇴와 시설사업을 위해 지방교육채 6375억원을 발행키로 했다.
6375억원 중 3814억원은 학교신설·교실증축 등에 2114억원, 노후시설 보수 등에 1700억원 가량이 반영될 예정이다. 나머지 2562억원은 교원 명예퇴직수당 예산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올해에 비해 내년도 교원 명예퇴직 수는 크게 증가했다. 올해 공·사립 명예퇴직 교원은 300명인 반면 내년도 명예퇴직 교원은 1627명에 달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이같은 재원부족 사태는 근본적으로 교부금, 전입금 등 세입이 감소한 반면 경직성 경비 세풀소요는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중기재정계획상에도 2018년까지 매년 2000억원 이상 부족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앞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지방교육재정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