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대중음악계에서 '피처링(featuring)'은 더는 낯설지 않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신곡에 동료나 선·후배 가수들이 참여해 힘을 싣는다.
피처링 형태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특히 눈에 띄는 경향은 같은 소속사 가수들끼리 협업이다. 물론 이런 협업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지만, 요즘은 음악적 완성도를 위한 협업보다 소속 가수들의 홍보를 위한 '품앗이'수단으로 더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가수인 이하이와 듀오 '악동뮤지션'의 이수현이 결합한 유닛 '하이 수현'을 선보인다. 11일 0시 이들의 첫 싱글 '나는 달라'를 공개한다. 같은 소속사인 래퍼 바비가 피처링했다.
바비는 엠넷 '쇼미더머니3' '믹스앤매치'로 정식 데뷔 전부터 얼굴을 알렸다. 이하이·이수현에 바비의 조합은 핫한 스타로 이슈 몰이에 적당하다. 음원 순위에 강한 이하이·이수현으로 바비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는 한류 그룹 '슈퍼주니어'의 중화권 유닛 '슈퍼주니어-M' 멤버 조미의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리와인드(Rewind)'에 소속 그룹 '엑소' 멤버 2명의 힘을 싣게 했다. 이 곡의 한국어 버전은 엑소-K 찬열, 중국어 버전은 엑소-M 타오가 랩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와 함께 앨범에 실린 듀엣곡 '러빙 유'는 SM 소속 그룹 'f(x)' 멤버 빅토리아가, 또 다른 수록곡 '러브 투나이트'는 타오가 피처링했다. 조미가 중화권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슈퍼주니어-M 멤버이나 아직 솔로로는 존재감이 부족하다. 대세그룹인 엑소 멤버들의 참여로 단숨에 주목을 받고 있다.
SBS TV '일요일이 좋다-K팝 스타' 톱7 윤현상(20)이 최근 발표한 데뷔 미니앨범 '피아노포르테'에는 같은 매니지먼트사 로엔트리 소속 선배 가수인 아이유(21)가 듀엣으로 힘을 실었다. 아이유는 피처링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가수인 만큼 신인 알리기에는 제격이다.
피처링의 또 다른 경향은 뮤지션의 새로운 역량을 선보일 기회로 삼는 것이다.
1994년 1집 때부터 피처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싱어송라이터 유희열의 1인 프로젝트 그룹 '토이'는 7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7집에서도 역시 이를 내세운다. 눈에 띄는 피처링 명단은 빈지노·자이언티·크러쉬 등 힙합 신인 가수들이다. 기존 '감성 발라드' 위주였던 토이의 음악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토이의 소속사 안테나뮤직은 "토이의 다양한 음악 색깔을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새로운 음악을 했더라도 같은 뮤지션이면 그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면서 "평소 작업하지 않았던 뮤지션들과 피처링을 한다는 소식만으로 신선함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짚었다.
피처링이 오히려 비판의 여지를 주는 경우도 있다. 5년 만에 발표한 정규 6집 '미스 미 오어 디스 미'로 음원 순위를 휩쓸고 있는 래퍼 MC몽이 보기이다. 화려한 피처링 진으로 오히려 구설에 올랐다. 래퍼인 그는 본래 멜로디 부분을 커버하고자 다른 가수들의 피처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병역기피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MC 몽이다. 어느 때보다 화려한 피처링진은 가요계 연착륙을 위해 동료·선후배들의 힘을 빌렸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일부에서는 연예계의 끼리끼리 문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